"백악관 브리핑 중계 하지마".. 트럼프, 언론과의 전쟁

국기연 2017. 6. 2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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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이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는 물론이고 라디오와 TV가 개발되기 이전의 시대로 되돌아갔다.

백악관 대변인실은 19일(현지시간) 출입기자를 상대로 브리핑을 하면서 TV 카메라 촬영을 거부하고, 심지어 오디오 녹화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결국 CNN 등이 TV 카메라 없이 오디오로 브리핑 생중계를 계속하자 백악관은 19일 오디오 녹음마저 차단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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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집요한 질문 공세에 방송 촬영·오디오 녹음 차단 조치/ 출입 기자들 "기괴한 일" 강력 반발/ 브리핑 횟수·시간도 점차 줄어/ 스파이서 대변인 조만간 경질/"공보팀 재정비 후 허용여부 결정"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이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는 물론이고 라디오와 TV가 개발되기 이전의 시대로 되돌아갔다.

백악관 대변인실은 19일(현지시간) 출입기자를 상대로 브리핑을 하면서 TV 카메라 촬영을 거부하고, 심지어 오디오 녹화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내통 사건이 정가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매일같이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자, 백악관 브리핑 내용이 직접 시청자나 청취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스캔들은 스릴 만점의 정치 드라마가 됐다. 그 무대는 백악관 브리핑룸이다. 미국의 CNN, 폭스뉴스, MSNBC 등 케이블 방송은 매일 백악관 브리핑을 생중계하고 있다. 백전노장의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숀 스파이서 대변인을 상대로 집요한 질문 공세를 퍼부으며 트럼프 정부를 코너로 밀어붙이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방어전을 치르느라 연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광경을 TV를 통해 지켜보면서 스파이서 대변인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잔뜩 불만을 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스파이서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결심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막후에서 홍보 업무를 맡는 자리로 옮길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WP) 등은 최근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파헤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칼날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이 이를 확인하려고 스파이서 대변인을 상대로 치열한 입씨름을 계속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런 광경이 생중계되는 데 따른 부담을 느낀 듯 지난주부터 백악관 브리핑의 TV 카메라 촬영을 불허했다. 지난주에 열린 5번의 브리핑 중 4번은 TV 카메라 없이 진행됐다.

결국 CNN 등이 TV 카메라 없이 오디오로 브리핑 생중계를 계속하자 백악관은 19일 오디오 녹음마저 차단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백악관의 이 같은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CNN의 고참 백악관 출입기자인 짐 아코스타는 “기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브리핑에 기자가 참석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브리핑은 횟수와 시간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백악관은 공보팀을 재정비한 뒤 브리핑 생중계 허용 여부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 후임으로는 유명 여성 보수논객으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로라 잉그레이엄이 물망에 올라 있다. 백악관의 새 공보국장에는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의 미국주재 편집장인 데이비드 마토스코가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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