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참석했어?" 서울 버스서 흉기로 승객 위협한 50대男

5일 오후 1시 50분쯤 버스 안에서 칼 꺼내 승객 위협
지하철 갈아타서 위협 이어가..3호선 무악재역서 검거
警 "보수단체 회원 여부·정확한 범행동기 등 추가 조사"

5일 오후 1시 50분쯤 이모(57)씨가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을 지나던 버스 안에서 승객들에게 “촛불집회에 참석했냐”며 흉기를 꺼내들어 위협한 뒤 차량에서 내리는 모습을 이 버스에 탄 한 승객이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 화면. (사진=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대낮에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에서 흉기를 꺼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위협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특수협박 혐의로 이모(57)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을 지나던 버스 안에서 흉기를 꺼내들어 승객들에게 “촛불집회에 참석했냐”고 소리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씨와 함께 버스를 탄 한 승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이 탄 시내버스가 독립문 인근을 지나갈 때쯤 돌연 승객들에게 “너희들 촛불집회 참석했어, 안했어”라고 물어보며 식칼을 꺼냈다.

깜짝 놀란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거나 “안 했다”고 말하며 피했다. 상황을 목격한 운전기사는 곧바로 차를 세워 승객들을 하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변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씨는 3호선 독립문역 인근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탄 뒤에도 흉기로 시민들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와 함께 탑승한 승객의 신고를 받고 주변탐문에 나선 경찰은 사건 발생 30분 만에 3호선 무악재역 근처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내가 사람 여럿 죽이겠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박사모 등 보수단체 소속 회원인지 여부와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