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생물 '불가사리'서 관절염 치료물질 발견"

부경대 박남규 교수 연구팀, 불가사리·말미잘 효능 학술지 게재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전복과 해삼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해적생물로 분류되는 불가사리에서 골다공증과 관절염을 치료하는 물질이 발견돼 주목된다.

부경대 박남규 교수(생물공학과) 연구팀은 아무르불가사리와 별불가사리에서 생체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항상성(恒常性)을 조절하는 새로운 단백질 물질(펩타이드)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신경화학회지(Journal of neurochemistry) 최근호에 실렸다.

박 교수팀이 불가사리에서 발견한 새로운 단백질은 4가지다.

바다속 해적생물인 불가사리를 어민들이 잡아 한 곳에 모아 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경성 펩타이드인 근육이완펩타이드, 혈중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칼시토닌-유사펩타이드, 식욕조절을 담당하는 오렉신-유사펩타이드, 이뇨작용과 혈관확장조절에 관여하는 C-형 나트륨이뇨 유사펩타이드 등이다.

박 교수팀은 불가사리가 진화학적으로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교량 역할을 하는 중요한 동물군이라는 점에 착안, 인간에게 유용한 생리활성 물질이 있는지를 탐색해 왔다.

박 교수팀이 이번에 불가사리에서 발견한 근육이완펩타이드 등은 골다공증·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유력한 물질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현재 골다공증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H-CT에 비해 활성도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불가사리의 신경성 펩타이드들은 혈압 조절, 비만 치료, 섭식 조절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항균성 펩타이드들은 기존의 항생제 오남용에 따른 내성균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박 교수 연구팀은 연구 논문에서 밝혔다.

부경대 생물공학과 박남규 교수

박 교수팀은 또 민가죽해변말미잘로부터 5종의 항균성펩타이드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말미잘의 신경독소들이 생물마비활성을 띠는 다중생리기능을 가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박 교수팀은 말미잘의 다중생리기능 물질로 항균작용, 진통작용, 마취작용이 있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박 교수는 "불가사리와 말미잘에서 검출한 물질 관련 연구결과는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조만간 유럽생화학학회지(FEBS Journal)에도 소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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