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날 좀 꺼내 주세요".. 은둔형 외톨이 30만 시대

파이낸셜뉴스 2017. 1.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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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방 안에 갇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가 3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둔형 외톨이의 증가는 개인 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다만 6개월 이상 최소한의 사회적 접촉 없이 집 안에만 머물러 있고, 진학·취업 등의 사회 참여활동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신병적 장애 또는 중증 이상의 정신지체가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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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방 안에 갇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 30만명 육박
대책은 전무..오히려 일본의 사회적 기업이 발 벗고 나서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방 안에 갇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 30만명 육박
대책은 전무..오히려 일본의 사회적 기업이 발 벗고 나서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방 안에 갇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가 3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둔형 외톨이의 증가는 개인 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또한 범죄와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국가 차원에서 이들의 사회적 복귀를 위해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관련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은둔형 외톨이는 특이한 집단?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다. 다만 6개월 이상 최소한의 사회적 접촉 없이 집 안에만 머물러 있고, 진학·취업 등의 사회 참여활동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신병적 장애 또는 중증 이상의 정신지체가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것이다. 즉 은둔형 외톨이는 정신병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를 ‘묻지마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으로 간주해버린다. 이런 편견으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들은 쉽사리 자신만의 알에서 깨어 나오지 못한다.

지난해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사제총기 경찰 살해 사건의 범인들은 은둔형 외톨이와 비슷한 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모든 은둔형 외톨이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은둔형 외톨이는 범죄적·공격적인 성향이 내재됐다기 보다는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발산하지 못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원인은 진학과 취업 실패, 인간관계의 좌절로 인한 트라우마, 어린 시절 내재된 상처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와 고용불안의 사회 분위기도 은둔형 외톨이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한 지 오래됐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외톨이가 54만 1000명으로 일본 인구의 0.43%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35세 이후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어나 고령화·장기화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일본은 80대에 접어든 고령의 부모가 50대 히키코모리를 부양할 능력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사회문제를 ‘80·50’으로 부르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29곳에 ‘히키코모리 지역지원센터’를 두고 지역별 보건소, 정신보건센터에서 히키코모리 상담 및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또한 상담 내용에 따라 교육기관, 자원봉사, 복지단체 등과 연계해 교육 및 취업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복귀를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이 현저히 부족하다. 약 6년간 외롭고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을 모아 사회성 회복을 도왔던 민간단체 ‘유유자적살롱’은 결국 문을 닫았다. 사회적 인식 부족에 따른 재정문제 때문이었다.

오히려 일본의 한 사회적 기업이 한국 부적응 청년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재활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둔형 외톨이 부모 모임’을 이끌고 있는 박대령 이아당 심리상담센터장은 “일부 건강가정지원센터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발굴이나 후속조치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둔형 외톨이는 병을 가진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전체 청년의 한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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