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5시간째 계파싸움..'김성태 사퇴' 격론

홍지은 2018. 6. 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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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김성태 사퇴해야' vs 비박 '김성태 지키기'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18.06.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유자비 홍지은 기자 = 자유한국당은 21일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당내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5시간 째 이어가며 격론을 벌이고 있다.

특히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친박(친 박근혜계)과 비박(비 박근혜계) 의원들 간 의견 차가 팽팽하게 갈려 계파 갈등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친박은 '김성태 책임론'을 비박은 '김성태 지키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까지 연출됐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특히 주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친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김 대행에 대한 책임론이었다.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은 이에 맞서 반대 목소리를 내며 팽팽한 대립각이 형성됐다.

먼저 김진태·이장우·이양수·이완영·심재철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은 김 대행이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대행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행이 당 혁신의 일환으로 제시한 '중앙당 해체'와 관련해서도 독단적으로 선언한 데 대한 절차적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한선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친박 의원들은 김 대행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선거 (패배) 책임도 있고 대행을 맡으면서 혁신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본인의 독단적인 결정이었고 그로 인해 분란만 일으켰다"고 말했다.

김기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체제의 독선과 독주가 (선거에서) 패배한 주요 원인으로 보는데 어떤 논의 과정 없이 당의 중요한 진로와 노선과 관련된 것을 혼자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한가, 또 다른 독선과 새로운 독주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계파 갈등의 발단이 된 복당파 박성중 의원의 휴대폰 메모 사건에 대한 성토도 이뤄졌다. 심지어는 당 윤리위원회를 회부해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제기됐다. 이장우 의원은 박 의원의 사퇴까지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선 의원은 이와 관련 "문제제기가 많이 나왔다"며 "언론에 알려져서 마치 당에 해묵은 계파들끼리 다툼하는 양상으로까지 비치도록 인식하게 한 것은 큰 실수"라고 했다.

이완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성중 메모 공개 사건은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한선교 의원은 "김 대행이 박성중 의원의 메모가 적힌 자리에서 제재하거나 조정하는 역할도 못하고 방관하고 조장했다"며 "당 대표 권한대행 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친박들이 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대행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18.06.21. yesphoto@newsis.com

김도읍 의원도 "박성중 의원의 해명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이야기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은 김 대행의 쇄신 방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임론이 주 쟁점"이라며 "특히 선거참패 책임, 중앙당 해체 책임, 계파 싸움 조장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친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대행에게 책임을 물어 사퇴 표결을 붙이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커 표결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많다.

반면 복당파 의원들은 '김성태 지키기'에 나섰다. 비박계 한 의원은 김 대행이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키는 데 공을 세우지 않았느냐며 현 상태에서 책임론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투표하는 것 자체가 복잡하고 계파 갈등의 양상을 분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아울러 궤멸 직전에 이른 당 상황에서 김 대행이 물러나면 누가 나서겠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친박계 한 의원은 이와 관련 "마치 복당파 의원들이 김 대행을 지키려고 스크럼 짜는 것 같았다"고 비꼬았다.

앞서 김 대행은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어떤 계파 간 갈등이나 계파 간 목소리를 통해 당이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하고 또 다시 싸워야 하는 구조는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계파 갈등의 단초가 된 박성중 의원은 되레 친박 의원들이 공격할 것을 우려한 내용을 적은 메모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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