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노량진 스타벅스' 가보니.. 공시생 "허리 부러질라"

이순지 2018. 4. 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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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코리아가 공무원 준비생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서울 노량진역 4번 출구 앞에 매장을 열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서울에만 4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지만 유독 노량진에만 매장이 없었다.

개장 전부터 화제가 된 스타벅스 노량진점은 12일 278㎡(84평), 2층 규모의 매장으로 오픈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스타벅스 노량진점 2층에는 다른 매장과 비교해 높이가 낮은 테이블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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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문을 연 스타벅스 노량진점.

스타벅스 코리아가 공무원 준비생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서울 노량진역 4번 출구 앞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 2월 매장 오픈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관심이 집중됐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서울에만 4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지만 유독 노량진에만 매장이 없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노량진에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수익 저하를 우려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개장 전부터 화제가 된 스타벅스 노량진점은 12일 278㎡(84평), 2층 규모의 매장으로 오픈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장 내부 사진을 담은 게시물들이 끝없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스타벅스 노량진점 2층에는 다른 매장과 비교해 높이가 낮은 테이블이 설치됐다. 높이는 50㎝ 정도로 앞에 놓인 의자 높이와 비슷해 독서를 위해 책을 올려놓거나 디저트를 놔두고 먹기에도 불편해 보였다.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의도적인 게 아니다”라고 못 박았지만, 공무원 준비생들의 불만은 SNS에서 끊이지 않았다.

13일 오전 10시. 노량진에 뜬 ‘별’ 스타벅스를 찾았다. 개점 이틀째를 맞은 스타벅스 노량진점은 깔끔한 외관을 뽐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매장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매장 밖에서 보니 음료를 들고 미소 지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많았다.

하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기존 스타벅스 매장과 다른 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스타벅스 개점 소식에 몰려든 공무원 준비생들은 전원을 연결하는 콘센트 부족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박수영(26)씨는 “콘센트를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며 “스타벅스 매장을 여러 곳 가봤지만 이렇게 콘센트가 없는 매장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박씨 뿐만 아니라 노트북을 들고 매장을 찾은 공무원 준비생들은 콘센트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좌석 수만 100개에 달하는 스타벅스 노량진점은 1층과 2층을 통틀어 콘센트 사용이 가능한 좌석은 4개뿐이다. 보통 두 테이블 당 1개씩 콘센트가 설치된 다른 매장들과 확연히 비교된다.

스타벅스 노량진점 1층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2층에 있는 이른바 '구둣방 의자'

불만은 좌석을 두고도 터져 나왔다. 2층 좌석 중에는 이른바 ‘구둣방 의자’라고 불리는 낮은 의자가 놓인 곳이 있었다. 다른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보기 힘든 의자로 등받이가 없고 높이가 약 30㎝에 불과하다. 직장인 김모씨는 “구둣방에서 구두 고칠 때 잠깐 쉬라고 다리 올리는 의자가 생각났다”며 “불쾌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구둣방 의자’를 두고 “일부러 불편한 의자를 놔서 공시생들이 오래 머물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이 아니냐”고 주장할 정도였다.

실제 매장 곳곳에서 낮은 테이블이 불편해 무릎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작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는 의자가 불편한지 계속 자세를 바꾸다 결국 매장을 떠났다. 공무원 준비생 김은지(23)씨는 “들뜬 마음으로 매장을 찾았는데, 의자와 좌석이 너무 불편해 1시간도 못 앉아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이날 “공무원 준비생들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시설을 달리 꾸민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 개점 이틀째라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고객 불만이 들어오는 부분은 바로 접수해 고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주변 카페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스타벅스 노량진점을 찾았다는 한모씨는 “버스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좋아하는 스타벅스 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이곳을 찾았는데 기억에 남은 것은 허리가 끊어질 듯 불편한 의자와 공무원 준비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공간 배치뿐이었다”고 불만을 털어났다.

글ㆍ사진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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