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도 꺼지고.." 접경지 주민들 지역경제 회생 부푼 꿈

양구·파주·옹진=서승진 김연균 정창교 기자 입력 2018. 4. 2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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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허리를 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끼고 있는 접경지역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재모(53) 현3리 이장은 26일 "대북·대남방송이 멈추면서 남과 북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잘 이뤄져 각종 제재로 불이익을 받았던 접경지역에 희망이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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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강원도, 인천 등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들은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다른 지역보다 더 크다. 26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청 앞 거리에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있다. 서승진 기자

양구군 현리 등 확성기 소음서 해방 “접경지 제재·불이익 사라졌으면
통일 출발점돼 실향민 꿈 이뤄지길… 관계회복 북방한계선 조업도 희망”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끼고 있는 접경지역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려대던 대북·대남 방송이 사라진데다 현실화되지 않을 것만 같던 비핵화나 종전선언 등의 단어들까지 뉴스에 등장하면서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주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현3리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평화를 누리고 있다. 12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현3리는 군사분계선과 불과 4㎞ 떨어져 있어 그동안 대북·대남방송의 소음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3일 국방부가 대북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 역시 24일 대남 방송을 멈춰 모처럼 고요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

변재모(53) 현3리 이장은 26일 “대북·대남방송이 멈추면서 남과 북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잘 이뤄져 각종 제재로 불이익을 받았던 접경지역에 희망이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 교동면의 차상진(59) 부면장도 “24일부터 대남방송과 대북방송이 모두 중단돼 마을이 조용해졌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잘돼 북쪽 바다를 막고 있는 철책선도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옹진군 연평면의 박태원(58) 어촌계장은 “이번에는 남북관계가 회복돼 어민들이 북방한계선(NLL)에서도 조업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82) 할머니는 “북한과 남한의 흙을 섞어 판문점에서 두 양반이 공동식수를 한다는데 이번에는 두 분이 실향민들의 마지막 소망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접경지역이 기대감에 젖어있는 건 아니었다. 그동안 2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됐지만 이후 다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다.

경기도 접경지역의 한 읍장은 “주민들은 이전 정상회담 당시 접경지에 대한 경제활성화 기대감이 고조됐다가 급속히 식어버렸던 경험을 갖고 있어 차분한 편”이라며 “큰 기대 대신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종 강원도 철원군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분단과 전쟁의 상흔, 아픔으로 상징됐던 철원이 평화와 생명, 화합의 중심 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며 “접경지역 군민들과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양구·파주·옹진=서승진 김연균 정창교 기자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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