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보면 기분 좋다"…배두나, 사랑의 '바이러스'

정태윤 2025. 4. 16. 13: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Dispatch=정태윤기자] "보는 사람들이 기분 좋아지는 영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배두나)

배우 배두나 하면, 장르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킹덤', '비밀의 숲' 등에서 보여준 심각하고 깊이 있는 얼굴. 오랜만에 사랑스러운 얼굴로 돌아온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랑에 빠진다.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파한다. 극과 극을 달리는 감정 변화를 사랑스럽게 그려낼 예정이다.

'바이러스' 측이 16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강이관 감독을 비롯해 배두나, 김윤석, 장기하 등이 자리했다.

배두나는 "보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영화의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이런 이야기가 너무 그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의 이야기다. 그가 모쏠 연구원 '수필', 오랜 동창 '연우',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과 함께하는 여정을 그린다.

소설 '청춘극한기'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에 나오는 '러브 바이러스'를 토대로 '톡소 바이러스'를 소재로 삼았다. 상상 속의 바이러스를 현실에 발 붙은 이야기로 만들고자 했다.

강이관 감독은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기였으면 해서 조사를 많이 했다. 실제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 '톡소 플라즈마 곤디'에서 착안해 '톡소 바이러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증폭한다. 긍정적인 마음이 확장되며 호감을 가지고 있던 상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배두나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을 연기한다. 택선은 늘 우울모드에 연애 세포 소멸 직전인 번역가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사랑스러운 '금사빠'로 돌변한다.

배두나는 "택선의 성향 자체는 부정적이다. 국문과를 나와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잘 안됐다. 번역가가 되어 남이 쓴 글을 번역하며 산다. 스스로 성취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우울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에는 180도 달라진다. 배두나는 "쫓기고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많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바이러스로 인해 밝은 에너지를 뿜어낸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그간 장르물 위주로 선택해 왔다. 오랜만에 말랑말랑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는 "장르물을 선호해서 그런 것만 연기한 건 아니다. 저도 밝은 이야기가 그리웠다"고 전했다.

이어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영화의 큰 미덕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영화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이 있었고,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손석구, 장기하, 김윤석이 택선을 둘러싼 세 남자로 나선다. 먼저 손석구가 '수필'로 분했다. 수필은 톡소 바이러스 최초 감염자다. 택선과 소개팅을 하게 된다.

강 감독은 "실험을 하다가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랑에 빠지게 된다"며 "박사학위도 있고 직장도 번듯하지만, 인간관계에 서툰 인물이다. 손석구 특유의 엇박자 발성으로 너드미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톡소 바이러스 전문가 '이균'을 연기한다. 이균은 부작용 없는 우울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평생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과형'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김윤석은 "이균은 미국에서 연구를 하다, 개인사로 한국에 돌아오게 된다. 그러다 사건에 휘말린다. T형 과학자이지만, 사실은 마음 따뜻한 F형 남자"라고 밝혔다.

장기하는 택선의 초등학교 동창 '연우'를 소화했다. "연우는 자동차 딜러로 열심히 사는 직장인이다. 택선과 얽히게 되며 특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연우가 당황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와닿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했다. 강 감독은 캐스팅 이유에 대해 "연우는 코믹한 면이 있는 캐릭터다. 기존 연기자분들이 하면 이미 봤던 느낌이 들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의 소재가 새롭다. 때문에 새로운 사람이 새롭게 연기했으면 했다"며 "장기하에게 제안했는데, 여러 번 고사하다가 결국에는 승낙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시트콤 연기는 해봤지만, 영화는 처음이다. 대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더라. 내가 이 정도 비중 있는 역할을 해도 되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김윤석의 설득으로 용기를 냈다. "'영화판 사람들이 일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다 판을 깔아주니 놀고 간다는 생각으로 오시면 된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결국 설득됐다"고 전했다.

"제가 건방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혼자 잘해야 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언제 또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배운다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기하)

실제로 현장은 따뜻한 격려로 가득했다. 장기하는 "첫 촬영 때 손을 벌벌 떨 정도로 긴장했다. 그런데 너무 부드럽게 대해주시더라. 말하는 법도 새롭게 배웠다. '부럽지가 않아'도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배두나 선배님은 저를 같은 연차 연기자처럼 평등하게 대해주시더라. 잘한다고 해주시고 문자로 응원도 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두나와 김윤석의 연기 호흡도 볼만하다. 배두나는 "선배님이 이 작품을 하신다고 해서 기대감을 가지고 들어왔다. 연기적 고민이나 갈등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저를 이끌어주셨다. 최고의 호흡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김윤석 역시 배두나에 대해 "저도 뭔가를 계산할 필요가 없었다"며 "왜 세계적인 감독들이 배두나를 찾는지 알 것 같더라. 한국에서 정말 귀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바이러스'의 관전 포인트는 메시지다. 독특한 소재를 통해 진중한 메시지를 전한다.

강 감독은 "사랑이든 바이러스든 앓고 나면 성숙해지지 않냐"며 "요즘에 부정적인 뉴스들이 많다. 긍정적으로 바라봤을 때 생기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는 사실 팬데믹 전에 촬영한 작품이다. 긴 기다림 끝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강 감독은 "소재가 바이러스인 만큼, 피해를 당하신 분들을 생각했을 때 빨리 개봉하는 건 시기상조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개봉하게 되어 기쁘다. 배우분들의 빛나는 연기와 스태프들의 노고, 긍정적인 메시지가 여러분께 닿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배두나는 "밝고 명랑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다. 가족들과 기분 좋게 보고 극장을 나설 수 있다'며 "염혜란, 카더가든 등 신스틸러들도 많이 등장한다. 기가 막힌 케미도 기대해 달라"고 인사했다.

'바이러스'는 다음 달 7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정영우기자>

Copyright © 디스패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