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뿅뿅"…배두나의 '바이러스', 재난영화 아니고 로코입니다만 [종합]
배두나 "밝은 영화 그리웠죠"
김윤석 "재난 영화 아닙니다"
올봄 극장가에 핑크빛 '바이러스'가 온다. 배두나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바이러스'의 이야기다. 2020년 촬영을 마친 이 영화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표류하다 올해 빛을 발하게 됐다.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배두나)이 모쏠 연구원 수필(손석구), 오랜 동창 연우(장기하),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김윤석)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린 작품. '사과', '범죄소년' 등을 통해 현실적인 스토리를 기반으로 밀도 높은 연출을 선보여 온 강이관 감독이 맡았다.
강 감독은 실제로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 '톡소 플라즈마 곤디'에서 착안한 '톡소 바이러스'를 영화의 소재로 삼고 독특하고 유쾌한 관점으로 풀어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또 바이러스를 매개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을 바탕으로 기존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재난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유쾌한 화두를 던진다.
16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 제작보고회에서 강 감독은 "현실에 발붙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과학적으로 말 되는 바이러스를 조사하고 '톡소 바이러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두나는 연애 세포가 바닥나 우울모드로 일상을 보내는 번역가 택선 역을 맡아 모쏠 연구원 수필에 손석구, 자동차 딜러인 동창 연우에 장기하, 바이러스 전문가 이균 역의 김윤석과 제대로 엮인다.
배두나는 "과거 '공기인형'이란 말랑말랑한 영화를 하다 장르물을 많이 했다. 저도 지쳐서 따뜻하고 밝은 영화가 그리웠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음 소희'와 같은 사회성 짙은 영화도 했지만 영화는 관객을 웃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한다"며 "하트 뿅뿅한 상태에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에 대해 "바이러스 감염 전후 많이 닮아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택선은 바이러스 감염자인데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부정적이다가도 긍정적으로 바뀐다. 에너지가 넘쳐서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증상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두나는 "택선은 소설을 쓰고자 하다가 잘 안돼서 번역가로 사는 부정적이고 우울한 사람"이라며 "초반엔 좀 부정적인 면이 많은데 감염 후 택선은 긍정적이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이란 게 바이러스처럼 감염되는 설정인데 저도 사랑에 빠지면 긍정적으로 변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연기를 하며 이런 바이러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격지심 없고 긍정적인 사람이 세상을 밝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윤석은 "우울증 치료제 연구를 하는 사람인데 슬픈 가정사가 있다. 택선의 열정적인 구애를 받아 들뜨기도 하지만 이균은 사랑 아니고 감염이 된 거니까 착각 말라고 한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재난 영화로 생각할 수 있는데 재난 영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작가, 라디오 DJ, 영화 '밀수', '베테랑2'의 음악감독 등 폭넓은 창작 활동을 해 온 장기하는 '바이러스'로 스크린에 데뷔하게 됐다. 그는 "영문도 모르고 차를 팔려다가 택선을 만나는 상황에 놓인다. 캐릭터 중 가장 평범한 인물이지만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재밌고 당황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거리가 먼 캐릭터를 시키실 수 없지 않았겠나"라며 "실제의 저와 공통점이 있어 찾아주신 것 같다"고 했다.
장기하는 작품 출연 제안을 받고 여러 번 고사를 했다고. 그는 "생각보다 분량이 많아서 죄송하다고 했다. 시트콤은 해 봤지만, 영화 출연은 못 해봐서 그 정도의 비중을 맡는 것이 되는 건가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윤석의 설득에 결국 출연을 결정했다. 장기하는 "영화계 사람들 일 허투루 하지 않는다며 판 깔아 주니까 놀고 간다고 생각하라셨다"며 "그 말씀 들으니 건방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해보자고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이제 장기하 앨범 발표할 때 우리가 코러스 하면 될 것 같다"며 "배두나는 댄스로 하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장기하는 "내가 부탁드린 적은 없는데 맞춰서 준비해 보겠다"고 거들었다.
세 사람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배두나는 김윤석에 대해 "그동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던 선배님"이라며 "기대감을 넘어 연기적으로 고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으로 연기를 할 수 있게 김윤석 선배가 저를 이끌어 주셨다"며 "최고의 호흡"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윤석은 "배두나와 연기하며 준비나 계산이 필요가 없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세계적인 감독이 배우나를 찾는지 알 것 같다"며 "우리나라에서 귀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장기하 또한 "배두나라는 배우가 가진 아우라는 범접할 수 없었다"며 "대부분의 신을 배두나와 찍었는데 진짜 초등학교 동창처럼 대해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화를 처음 찍는 사람에게 잘했다고 해주고, 좋아해 줘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개봉이 늦어졌지만, 바이러스 소재라 팬데믹 때 개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해서 기다렸다"며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 스태프들의 노고, 좋은 메시지와 같은 것이 관객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바이러스'는 오는 5월 7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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