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지는 게 싫은 애순과 금명, 나와 닮아”

이정연 기자 2025. 4.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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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글로벌 시청자들을 울고 웃긴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두 주역, 문소리와 아이유는 현실에서도 애순이고, 금명이었다.

문소리와 아이유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벅찬 줄 몰랐다"며 "이런 귀한 '인생작'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잘살아온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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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사진제공 | 넷플릭스
《한 달간 글로벌 시청자들을 울고 웃긴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두 주역, 문소리와 아이유는 현실에서도 애순이고, 금명이었다. 촬영하는 동안 ‘우리 엄마는 어땠을까?’ ‘나는 어떤 딸인가’란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는 두 사람은 아직도 가슴 한켠에 뜨끈한 무언가 남아 있다 했다. 이들은 누구나 공감할 가족에 대한 ‘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폭풍 눈물’의 시청 후기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그래, 인생은 아름답지” 삶에 대한 의미까지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문소리와 아이유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벅찬 줄 몰랐다”며 “이런 귀한 ‘인생작’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잘살아온 것 같다”고 했다.》

“‘꽈랑꽈랑’한 여름처럼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이 있었고, 지금은 그 시간을 돌아보며 수확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제 인생 계절은 가을 같아요.”

아이유는 파랗고 맑은 열여덟 애순부터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고 사는 ‘애어른’ 금명의 50대까지 1인 2역을 맡았다. 일종의 정체성 혼란까지 불러올 정도로 결이 다른 두 사람을 연기하며 남다른 고충을 겪었다.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과 관식 인생을 사계절로 풀어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설정상 아이유는 하루에 애순과 금명을 동시에 연기한 적도 있었다.

“나이대별로 달라지는 캐릭터 성장을 묘사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죠. 나이를 단순하게 분류하지 않으면서 ‘입체적으로 접근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감독, 작가님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제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당시 경험했던 심경의 변화를 녹여내기도 했는데, 대부분 대본 속에서 답을 찾았어요.”

아이유는 애순과 금명처럼 어릴 때부터 꿈도 많고, 욕심도 많은 아이였다. 무엇보다 “절대, 네버” 지는 게 싫은 아이였다. 아이유 얼굴에 애순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끔 대본에 평상시 쓰는 제 말투가 녹아있어 놀랐어요(웃음). 지고 싶지 않아 하고, 뭐든 다 해보고 싶고, 화가 나면 그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성격이 닮았더라고요. 애순이처럼 마냥 긍정적이고 사랑스럽기만 한 인물은 아니지만, 나름 맷집이 있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려는 마음도 있어요.”

아이유는 이번 드라마에서 유독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된 인생의 깊이를 눈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신기한 건 제가 이렇게 많이 울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처음 알았어요. 거의 모든 장면에서 울었으니까요. 어느 날은 너무 많이 울어 몸에 수분이 부족해 눈물이 많이 안 나나? 할 정도였어요. 계속 물을 마셔가며 촬영했죠.”

아이유는 지난해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미니음반 수록곡 ‘쉬’(Shh..)를 만들었다. 드라마 영감을 얻어 자신의 인생을 이루는 데 영향을 준 엄마, 친구, 선배 등 ‘멋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가사로 만들었다. 그들에 대한 ‘헌사’와 같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제 삶을 이루는 여성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드라마를 본 이들이 이 노래를 떠올리는 것을 보고 참 감사했죠.”

아이유는 시청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한 명의 인간으로 위로”를 받았다. 사람이 살면서 여러 방식의 헤어짐을 겪는 것처럼, 헤어진 이후 삶이 얼마나 가치 있고, 또 힘차게 살아나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됐다.

“돌이켜 봤을때 ‘꽈랑꽈랑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고 있어요. 지금은 그 시간을 돌아보며 수확하고 있는 느낌이죠. 제 장점은 꾸준함과 성실함인 것 같아요. 가끔 ‘꾸준하지 못하면 너는 하는 게 뭐니?’라며 정신 차리라고 뺨을 찰싹 때리기도 해요. 앞으로도 준비를 잘해서 따뜻한 겨울을 맞고 싶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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