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폭싹' 아이유, '애순-금명 사이 지금, 늘 봄같은 공감열정' (종합)
“처음 제안부터 끝까지 감사함만 있다. 애순이와 금명이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 기쁘다” 아이유가 '폭싹 속았수다' 1인2역 연기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마무리한 아이유와 만났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과 '팔불출 무쇠' 관식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아이유는 청년 애순과 금명, 1인2역으로 호흡했다.
박보검(청년 관식 역)과 함께 철부지 커플부터 부모로서의 성숙까지 청년기 애순의 감정선은 물론, 박해준(장·노년 관식 역)·문소리(장·노년 애순 역)과 함께 청년기부터 중년까지 무르익는 금명의 인생을 표현해내는 모습은 글로벌 시청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담백묵직한 내레이션 톤과 함께 각기 다른 시점이나 캐릭터 호흡에 깊게 몰입한 눈물연기는 각각의 시대를 거쳐온 대중의 공감을 이끌며, 안방극장을 눈물짓게 했다. 또한 팬들 사이에서는 당시 앨범활동과 콘서트 투어를 동반한 열일행보 또한 회자되며, 그의 다재다능한 감정호흡과 단단한 내면들을 주목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아이유는 애순과 금명의 서사를 공감하는 연기자이자, 이 시대를 사는 아티스트로서의 시선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애순과 금명 두 캐릭터는 물론, 각자마다의 연령대 변화를 표현해야 했다. 중점은 어디에 뒀나?
▲대본을 기준으로 캐릭터는 물론 연령대를 나누며 감독님과 많이 고민을 나눴다. 특히 애순이로서 (문)소리선배와의 연결감은 물론, 중년까지 이어지는 금명의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구분해서 접근했다.
목소리나 스타일링 등은 함께 고민해주시는 스태프분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접근하면서도, 연령대별 눈물포인트나 감정표현 방식들을 신중히 고민했다.
-어린 애순을 향한 애정에서 성년 금명의 얄미움까지, 자연스러우면서도 묘한 감정변화가 있었다. 배우 입장에서는 어땠나?
▲초반에는 혼란스러웠다. 특히 촬영현장이 순차적으로 펼쳐지는 게 아니라, 장면마다 필요한 캐릭터로 접근해야 하기에 감정적으로 엇갈릴 때가 있었다.
애순으로서 아기 금명과 함께 연기한 직후, 성년 금명이 돼서 모난 말을 해야할 때 애순에게 이입돼서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싶고, 표현을 사리게 되더라.
그때 감독님께서 저를 잡아주셨다. 중년의 금명이 회상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연기하는 현 시점의 금명은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이 투정할 수 있는 시선임을 각인시켜주셨다. 이후에는 대본을 토대로 명확하게 구분해서 생각하게 됐다.
-성년의 금명은 소녀시절과 대비해 표현차이가 극명하다. 배우로서의 해석은?
▲우선 소녀시절 금명은 대학합격 시절의 해맑은 모습이나 아역 금명의 빠른 내적성숙에서 보듯, 부모들을 향한 어느 정도의 부채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성년 금명은 가족과 분리된 서울살이와 함께 금수저 남친 영범을 비롯한 주변환경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자격지심이 두드러지고, 이후에는 단단한 믿음과 함께 자기애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애순과 금명으로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실제로 어땠나?
▲감정몰입은 작가님이 대본으로 그려주신 감정선을 따르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다만 눈물연기가 유독 몰려있는 날들이 있었는데, 그때 새벽부터 밤까지 연기하다보면 수분이 없어서 눈물이 안나기도 했다. 하지만 동명이 묘소 신 등 날씨가 험악한 날에 촬영했던 장면들을 비롯, 스태프들의 노고가 거듭되는 현장에서 실수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정말 많이 울었던 장면은 아버지 관식(박해준 분)과의 병실 신이었다. 장면 자체도 그랬지만, 정말 많이 야위어진 해준 선배의 모습과 함께 '다정해줘, 다정해줘' 하는 대사가 겹쳐져 자연스레 눈물이 나더라.
-시대극 연기 이후 든 부모님에 대한 생각?
▲집에 애순이는 있는데, 관식이는 세상에 하나뿐인 것같다(웃음).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찍으면서 엄마의 모습을 투영하게 됐다.
실제 금명과 비슷한 연령대와 함께 여리지만 강단있게 견뎌온 엄마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엄마도 여느때와 달리 네 번이나 정주행하시면서 시청자 마음으로 집중해보신 것 같더라.
-동생의 반응?
▲8화까지 보고 시청자 입장에서 '끝까지 재밋는 거 맞죠'?라고 질문하기에 '맡겨주십쇼'라고 했다(웃음). 은명과의 장면은 메소드같다고 했다.
실제로는 은명(강유석 분)과의 촬영은 NG가 많았다. 촬영장면이 많이 없는 상태에서 남매호흡을 보여줘야 했기에 쉽지가 않았기 때문인데, 그때문에 유석 배우에게 정말 미안했다.
-애순·금명의 연기와 아이유의 음악컬러감이 맞닿는 부분도 보이는데?
▲실제 동료들도 '나의 옛날 이야기'나 '무릎' 등의 노랫말이 떠오른다고 말하더라. 저도 작사와 함께 무대를 선보이는 가수다보니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공연하면서 맞닿는 관객들을 보며 그들의 행복감을 짐작하게 된다.
그러한 호흡들이 '폭싹 속았수다'에도 연결된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서사를 보면서 이해하게 되고, 그를 토대로 저라는 사람의 성장을 생각하게 된다.
-'폭싹 속았수다'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유에게도 그럴 듯 한데?
▲늘 생각하는 부분이다. 저는 인복이 정말 많다. 데뷔 직후부터 많은 선배들이 음악을 듣고 추천해주셨고, 지금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폭싹 속았수다'는 그러한 인복의 정점을 찍은 것 같다.
출연 자체만도 감사한데, 많이 부족한 저를 모두가 다독여주시고 도와주셨다. 감독·작가님은 물론 스태프들, 동료배우들까지 모두의 배려로 이렇게 마무리됐다. 물론 그에 따라 매 순간 열심히 준비한다.
마음먹은 대로 제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과 함께 칭찬을 받게 되면 보람을 느낀다.
-현 시점의 아이유는 어떤 계절에 살고 있나?
▲'폭싹 속았수다' 연기와 함께 연예인으로서도 가을을 맞이한 것 같다. 가수든 연기든 꽈랑꽈랑한 여름처럼 열정적으로 활동한 결과들을 수확하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촬영이나 앨범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스스로를 자각시키면서 잘 다독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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