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걸어왔던 연극 인생 70년…임영웅 산울림 대표 별세

오경진 2024. 5. 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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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걸어왔던 연극 인생 70년,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가 지난 4일 하늘로 떠났다.

1969년 국내 초연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의 연극 인생 전반을 수식하는 작품이다.

이후 국내 연극계에서는 '임영웅=고도'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1970년에는 한국 현대연극의 산실로 불리는 극단 산울림을 창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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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 서울신문DB

‘고도를 기다리며’ 걸어왔던 연극 인생 70년,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가 지난 4일 하늘로 떠났다. 90세.

5일 산울림과 공연계에 따르면 임 대표는 노환으로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에서 전날 새벽 숨을 거뒀다.

1934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1955년 연극 ‘사육신’을 연출하면서 연극계에 데뷔했다. 1958~1962년 일간지(세계일보·조선일보·대한일보) 문화부 기자로도 일했다. 이후 동아방송 드라마 PD, KBS TV 연예부 차장 등으로 재직했으며, 국립극단 이사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초대 회장도 맡으며 연극계는 물론 문화예술 전반의 토대를 넓히는 데 힘썼다.

1969년 국내 초연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의 연극 인생 전반을 수식하는 작품이다. 아일랜드 문학을 대표하는 사무엘 베케트(1906~1989)의 원작을 부인인 오증자 번역가의 번역으로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 이후 국내 연극계에서는 ‘임영웅=고도’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해외에서도 1989년 아비뇽 페스티벌과 1990년 더블린 연극제에 참가했고 2008년에는 베케트의 모교인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의 베케트극장에도 초청받았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초연 이후 50년간 1500회 이상 공연하며 22만명이 넘는 관객들을 만나는 기록을 세웠다.

1970년에는 한국 현대연극의 산실로 불리는 극단 산울림을 창단했다. 1985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소극장 산울림을 개관한 이후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올렸다. 이곳은 얼마 전 폐관한 김민기의 학전과 더불어 한국 소극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쉬에서 일어난 일’, ‘꽃피는 체리’, ‘목소리’, ‘위기의 여자’,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 해외 작품들을 들여와 연출했으며 ‘부정병동’, ‘하늘만큼 먼 나라’ 등 다양한 국내 창작극도 아울러 발굴했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인 ‘살짜기 옵서예’를 비롯해 ‘꽃님이!꽃님이!’ 등을 연출하는 등 한국 뮤지컬사에서도 족적을 남겼다.

2019년 문화예술 공로자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한국백상예술대상, 동아연극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1999년부터는 대한민국예술원 연극분과 회원으로 선출됐다. 유족으로는 불문학 번역가 오증자씨와 슬하에 임수현 예술감독 등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8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 (02)2072-2010.

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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