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테일러 스위프트’, 버크셔 주총 시작...버핏 보러 4만명 운집

정미하 기자 2024. 5. 3. 11: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4일 열려
주총 전날엔 쇼핑, 다음 날엔 달리기
‘자본주의의 우드스톡’ 보러 4만명 운집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의 정기 주주총회가 5월 4일(현지 시각)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소도시 오마하에서 열린다. 버크셔 주총은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주총 중 하나다. 물론 주총 당일에 버핏 등 최고경영진이 주주와 갖는 질문 시간은 가장 큰 관심 대상이지만, 주총 전날에 열리는 주주들을 위한 쇼핑의 날, 주총 다음날에 열리는 마라톤 대회 등 부대 행사가 일종의 ‘주주들을 위한 축제’처럼 열리기 때문이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버크셔의 1분기 실적, 버핏이 주총에서 내놓을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버크셔의 주총 자체에 관심을 기울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2일(현지 시각) “수천 명의 팬들이 주총장 밖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4만명의 주주들이 몰릴 예정인 가운데 버핏이 이번 주말 ‘자본주의의 테일러 스위프트’가 될 예정”이라고 평했다. 이어 “버크셔 주총 참가자들은 주총을 비틀스의 공연을 보는 것과 비교했다”고 했다. 포브스 역시 버크셔 주총과 같은 날에 열릴 세계 3대 경주마 대회인 ‘켄터키 더비’를 언급하면서 “두 행사는 대규모의 열정적인 군중을 끌어모으는 전통이 깊은 행사라는 점에서 놀랄 만큼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5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행사에서 스쿼시멜로가 선보인 워런 버핏을 닮은 인형. / 로이터

버크셔 주총은 인구 5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미국 중서부의 조용한 도시 오마하의 CHI 헬스 센터에서 매년 5월 초에 열린다. 올해 버크셔 주총은 4일에 열리지만, 행사장은 이미 3일에 개장했다. 주총 참석자의 자격과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주총 입장료는 버크셔의 클래스 B주 1주인 396달러(약 54만 원)다. 이들은 1320억 달러(약 180조 원)의 자산을 가진 버핏의 지혜를 얻으려고 길게 줄을 서고,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는다.

버크셔 주총에서 일반 주주들은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클렌 클로즈와 같은 유명 인사 외에 빌 게이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을 포함한 기업계 유명 인사와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다. 투자 회사인 ‘미드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아담 미드는 뉴욕포스트에 “빌 게이츠, 제이미 다이먼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며 “한 번은 버핏과 악수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주총의 핵심은 주총 당일에 열리는 버핏을 포함한 최고경영진과의 대화다. 이를 위해 주주들은 일반적으로 주총 당일 오전 3시에 줄을 서기 시작한다. 버크셔 주총에 10번째 참석하고 있다는 펜실베이니아 출신 변호사인 크리스 프리드는 오전 3시에 줄을 선 뒤 센터 문이 열리면 돌진한다. 그는 “오전 4시가 되면 줄이 100피트(약 30.5m)에 달한다”며 “오전 7시에 도착하면 늦다”고 했다.

버크셔 주총 당일 8시 45분에는 주총 시작을 알리는 버핏이 참가하는 이벤트가 열린다. 이와 관련해 외부에 유출된 주총 관련 이미지는 단 두 장. 버핏은 2002년도 주총 당시 우쿨렐레를 연주했다. 2015년에는 미국의 마약범죄 소재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패러디했다. 버핏은 당시 배우인 브라이언 크랜스턴과 함께 등장해 필로폰이 아닌 버핏이 투자한 ‘씨즈 캔디(See’s Candy)’를 요리했다. 15년 동안 버크셔 주총에 참석했다는 한 사람은 “버핏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브라이언 크랜스턴 등과 촌극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워런 버핏은이 2002년도 주총 당시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모습. / AP

주총장 밖에서는 버크셔가 투자한 기업이 부스를 열고 상품을 전시·판매한다. 주총 이후 버핏은 골프카트를 타고 이곳을 돈다. 이때 사람들은 버핏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지난해 씨즈 캔디는 주주들에게 버핏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초콜릿 호두 퍼지를 포함해 총 11톤의 과자를 판매했다. 부드러운 감촉으로 유명한 봉제 인형 회사 스쿼시멜로( Squishmallow)는 버핏 형상을 한 인형도 판매한다. 버크셔의 연례 주총 마지막 날 대미를 장식하는 건 달리기 행사다. 주주들이 5km를 함께 달리는 행사의 이름은 ‘인베스트 유어셀프’로 ‘너 자신에 투자하라’는 버핏의 철학이 담겨있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1965년 첫 주총을 시작해 올해로 60번째다. 올해는 버핏의 오랜 파트너였던 단짝이었던 찰리 멍거 부회장이 없이 열리는 첫 주총이다. 멍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