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데뷔 첫 끝내기포…키움, 한화 잡고 7연승으로 3위 점프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개막 전 가장 유력한 '꼴찌 후보'로 꼽혔다. 이유는 충분했다. 간판 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에이스 안우진이 올해부터 군복무를 시작했다. 가뜩이나 지난 시즌 최하위였는데, 투타의 구심점이 나란히 사라졌다. 다른 팀들처럼 자유계약선수(FA)를 붙잡거나 영입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쓰지도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키움은 개막 후 첫 4경기를 내리 패했다.
그러나 그대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지난달 30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첫 승리를 신고하더니, 그 후 7연승으로 보란 듯 반등했다.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던 한화 이글스의 기세마저 사흘 연속 잠재웠다. 키움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인 주장 김혜성(25)이 그 첨병 역할을 했다.
김혜성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 경기에서 값진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연장 11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김혜성은 풀카운트에서 한화 투수 이태양의 직구(시속 138㎞)가 몸쪽으로 낮게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김혜성의 올 시즌 4호 홈런이자 프로 데뷔 후 8년 만의 첫 끝내기 아치였다. 키움은 이 홈런 덕에 4-3으로 이겨 5위에서 3위로 점프했다. 반면 한화는 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면서 4위로 내려 앉았다.
김혜성은 앞선 타석에서도 이미 팀의 기를 살리는 홈런을 쳤다. 키움 선발 김선기가 1회 초 한화 첫 타자 문현빈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은 직후였다. 김혜성은 바로 이어진 1회 말 공격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김민우의 몸쪽 커브를 공략해 동점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일격을 맞았던 키움은 다시 전열을 재정비해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리고 또 다시 김혜성이 연장까지 이어진 공방전에 가장 짜릿한 마침표를 찍었다. 그가 한 경기에 홈런 2개를 친 것도 데뷔 후 처음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혜성의 끝내기 홈런 덕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선수들 모두 끝까지 집중하면서 승리를 향한 집념을 보여준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혜성의 어깨는 올해 유독 무거웠다. 국가대표 주전 내야수인 그는 동갑내기 친구 이정후처럼 올 시즌 후 포스팅을 통해 MLB 진출을 노릴 생각이다. 그러나 개인 성적에 집중해도 모자랄 시기에 주장까지 맡았다. 전력의 핵심과 라커룸의 리더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그는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동안 치렀던 시즌과 똑같은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10등이 1등을 이길 수도 있는 것이 야구다. 선수들끼리 '외부 판단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를 한다"고 했다.
키움은 주말 사흘 내내 만원 관중의 함성 속에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5~7일 홈 경기 모두 1만6000석이 꽉 찼다. 2016년 개장한 고척돔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3경기 연속 매진된 것은 역대 최초였다. 올 시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대 팀 한화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1루 쪽 내야석을 메운 키움 팬들의 '일당백' 응원도 한화 팬들의 열정에 못지 않았다. 김혜성의 한 방은 완벽했던 키움의 주말에 승리를 안기는 선물이 됐다. 홍 감독은 "고척돔을 꽉 채워주시고 큰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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