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사칭, 피해액 1조” 김미경→송은이, 온라인 피싱 범죄에 한 목소리[종합]

이하나 2024. 3. 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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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현희, 존리, 김미경, 송은이, 주진형, 한상준 변호사
왼쪽부터 황현희, 존리, 김미경, 송은이, 주진형, 한상준 변호사
김미경
송은이
황현희

[뉴스엔 글 이하나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김미경 강사, 송은이, 존리, 황현희 등이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3월 22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미경 강사, 송은이, 존리(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황현희,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 등이 참석했다.

김미경 강사, 김영익 서강대 교수, 크리에이터 도티, 송은이, 존리, 주진형, 황현희 등은 최근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이하 유사모)을 결성하고,근 온라인 플랫폼에서 횡행하는 유명인 사칭 사기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나섰다.

현재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은 무료 책이나 높은 수익률을 미끼 삼아 개별적으로 접근해 주식리딩방으로 유인하고 가짜 수익률로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수법을 쓰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료 광고로 공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광고주, 이름과 초상권을 도용당한 유명인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범죄 조직은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개인이 온라인 피싱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유사모를 결성한 김미경 강사는 매일 아침마다 직원들과 사칭 계정을 찾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경 강사는 “내 채널은 하나인데 사칭 채널은 주말동안 50개가 생겨난다. 사칭 채널은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부어 3일 만에 50만 조회수를 기록한다. 댓글에 ‘김미경이 돈에 미쳤다’라고 달린다. 오랫동안 쌓아 온 명예가 실추되는 것이 억장이 무너진다. 속지 말라고 아무리 홍보를 해도 역부족이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되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유사모가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송은이 역시 자신의 사진이 피싱 범죄에 활용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루에도 피해를 알리고, 진위를 확인하는 DM(다이렉트 메시지)만 50개 이상을 받는다는 송은이는 “수없이 신고를 하고 제보해주고 있지만, 일일이 신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셜미디어라는 공간을 통해서 내가 사랑하는 팬이 피해를 입고 있다”라며 “페이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내가 진짜를 진짜라고 얘기를 해도 의심하는 세상이 올 거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온 국민적인 관심, 참여와 기관의 관심, 플랫폼의 시스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딥페이크 기술을 신기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범죄에 활용됐을 때 다가올 세상이 끔찍하고 무섭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관심을 촉구했다.

존리는 “남의 신뢰를 도둑질해서 그걸 이용해서 돈을 버는게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세상이 왔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계속 발달 되기 때문에 점점 더 피해가 커질 거다. 교묘한 수법을 쓰기 때문에 절대 돈을 보내지 말고 확인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사모는 플랫폼 측의 사후 대응도 소극적이고 미약하다고 호소하며, 플랫폼 및 정부에게 전담팀을 꾸려 엄정한 수사 및 강력 처벌을 촉구했다.

황현희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에 신고하기가 너무 힘들다. 내 사칭 광고를 신고했는데 이메일을 보내고 채팅을 통해 신고해야 하더라. 당연히 피드백이 늦다. 제발 전담팀을 만들어서 더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며 “저는 개인투자자다. 어디에 소속되거나 광고를 받아서 투자를 유도하거나 회원을 모집하지 않는다. 여러분이 피땀눈물 같은 노동으로써 번 돈을 자꾸 이런 사기성 사칭 광고에 보내면 안 되지 않겠나. 제발 남의 말 한 마디에 돈을 보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도용 피해를 당한 황현희와 송은이는 명예가 실추됐음에도 법적인 도움을 받기 힘든 상황에 대해 전했다. 황현희는 “명예훼손으로 신고하려고 해도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는다. 그 사람을 찾아서 고소하라고 하는데 우리가 그 사람을 어떻게 찾나. 결국 이 문제는 법적 개정이 있지 않는 한 힘들다”라며 “신고만으로도 수사가 이룽질 수 있으면 좋겠다. 경찰 측은 피해자가 없기 때문에 수사가 진행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는 피해자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범죄 조직이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오픈채팅방에 직접 들어가봤다는 황현희는 “내가 황현희라고 했더니 내 유행어를 쓰면서 자기가 황현희라고 하더라. ‘개그콘서트’를 번역기로 잘못 돌려서 ‘웃음콘서트’로 나온 상황이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사칭 계정도 나오는 게 얼마나 코미디인가”라며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에서 전담팀을 만들어서 신고라도 제대로 받아줄 수 없을까. 피해를 예방하는 상담팀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한상준 변호사는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언급하며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상준 변호사는 “보통 투자 사기가 평균 1억 원을 넘어가진 않는데 유명인 사칭 피해는 인당 1억 원을 훌쩍 넘고 30억 원 넘게 피해를 본 경우도 여러 건이었다. 10억 원 이상은 매일 두세 분이 오셔서 상담받는다”라며 “대략 작년 9월부터 최근 6개월간 피해액 합계가 1,000억 원이 조금 넘는다. 유명인 사칭 사기의 피해 금액 합계만 500억 원이 넘는다. 사기 피해가 발생했을 때 그냥 포기하는 분, 개인 고소하는 분도 있고 다른 변호사들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담당하는 비율이 5% 미만이라고 생각하면 그 규모는 1조 원을 넘을 것이라 추산된다”라고 전했다.

한상준 변호사는 대형 광고 플랫폼이 안일하게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료 광고를 게재하면 감시 의무도 있다고 생각하고 사전 검수를 해야하는데 그런 게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범죄 수입금을 세탁할 수 있는 창구들이 열려있다는 거다”라며 “이런 부분도 몇 년 전부터 개정을 촉구했지만 아직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 번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 회복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유사모는 제도적 개선 촉구 외에도 많은 사람에게 사칭 사기에 속지 말고 돈을 건네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유재석을 비롯한 학계, 연예계, 유튜버,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 137명도 지지의 뜻을 밝혔다.

송은이는 “어떤 분들은 직접 통화로 이런 상황이라고 말씀드렸고, 사진이 많이 도용되신 분들도 있다. 유재석 씨는 통화하면서 피해 사실에 대해 공감을 많이 했고 당연히 동참해야 한다고 의견을 줬다. 김용만, 김원희. 이성미, 신애라 씨 등에게도 이런 얘기를 건넸을 때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진짜인 우리가 나서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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