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못 던지겠어요’ 심판에 어필, 그리고 우천 취소…중견수 이정후만 존재감 남겼다

최민우 기자 2024. 3. 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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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샌프란시스코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다저스전이 우천으로 인해 취소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비가 내렸고, 3회부터 빗방울이 더 굵어졌다. 결국 양팀 합의 하에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왼손 투수를 상대했던 이정후는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지만,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혔다.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된 탓에 더 이상 타석에 서지 못했다.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 샌프란시스코 vs 다저스 선발 라인업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윌머 플로레스(1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호르헤 솔러(지명타자)-맷 채프먼(3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티(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좌완 카일 해리슨이 나섰다. 해리슨은 2020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85순위로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고,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정규시즌 7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 4¼이닝 1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이에 맞서는 다저스는 엔리케 에르난데스(유격수)-미구엘 로하스(2루수)-윌 스미스(포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미구엘 바가스(지명타자)-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케빈 파들로(1루수)-안드레 립시우스(3루수)로 진용을 갖췄다.

선발 투수는 좌완 제임스 팩스턴이다. 팩스턴은 2010년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132순위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지명됐고, 2013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 통산 156경기 64승 38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 중견수로 수비 뽐낸 이정후, 비 때문에 날아간 타석 기회

중견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정후다. 1회초 다저스 로하스가 해리슨에게 중월 2루타를 쳤다. 수비 위치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상황에서 반대편으로 공이 빠져나갔다. 이정후는 빠르게 공을 쫓아가 포구한 뒤 2루로 공을 뿌려 추가 진루를 막아냈다. 이정후가 중견수로서 수비 능력을 뽐낸 순간이다.

0-0으로 맞선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왼손 투수를 상대했다. 이정후는 침착하게 공을 골라내며 기회를 노렸다. 자신이 생각했던 공이 들어오면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3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이정후는 팩스턴의 공을 공략했지만, 1루수 파들로의 글러브에 잡혔다.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팩스턴에게 공 6개를 던지게 하면서 1번 타자 역할을 해냈다.

이날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는 경기 전부터 비가 내렸다. 빗방울이 계속해서 굵어졌고, 3회 결국 해리슨이 공을 던질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선두타자 립시우스를 삼진, 엔리케까지 삼진을 솎아냈지만 기상 상황이 더 악화됐다. 해리슨은 비 때문에 공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더구나 마운드가 미끄러운 탓에 정상적으로 투구할 수 없었다. 해리슨은 로하스와 스미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심판진은 방수포 설치를 지시했고, 빠르게 그라운드에는 방수포가 깔렸다.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경기가 취소됐다.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는 일은 없었다.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순조롭게 적응하는 이정후, 부정적 시선에 실력으로 되갚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순조롭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이정후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8억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중견수가 필요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거액을 투자했고,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재목을 갖춘 스타플레이러르 품에 안았다.

이정후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액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지난해 일본인 선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5년 9000만 달러(약 1193억원) 계약을 맺고 야수 최고액 기록을 세웠는데, 1년 만에 이정후가 요시다를 뛰어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 스스로도 놀랄 만한 계약 규모였다. 이정후는 계약 당시 “다리가 후들 거렸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이정후 영입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최악의 FA 계약 4선에 이정후를 언급하며,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 영입에 과도한 지출을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내가 그 돈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니다. 좋은 기사가 나온다고 해서 기분이 좋거나 나쁜 내용이 언급된다고 해서 기분이 상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잘하면 되는 일이다. 앞으로도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실력’으로 부정적인 평가에 정면 대응했다.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안타를 때려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3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이정후는 3타수 1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맹활약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이정후는 파워보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이날은 매우 인상적인 홈런을 때려냈다. 타구가 워낙 낮게 날아간 탓에 자신도 홈런을 확신하지 못했고, 이정후는 1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홈플레이트부터 1루까지 4.1초만에 주파하는 허슬을 보여줬다”며 이정후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안타 행진은 계속됐다.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도 안타를 뽑아냈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전에서는 도루도 선보였다.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다저스와 맞대결 전까지 5경기 1홈런 3타점 3득점 1도루 타율 0.362(13타수 6안타) 출루율 0.533 장타율 0.769 OPS 1.302를 기록했다.

▲밥 멜빈 감독 ⓒ연합뉴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기 전까지 어떤 대혼란을 일으킬지 아무도 모른다. 이정후는 패스트볼은 물론 변화구까지 다 잘공략하고 있다”며 이정후가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결장, 무산된 한일 슈퍼스타 맞대결

이날 오타니는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예정된 일이었다. 이틀 연속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6일 LA 에인절스전(3타수 무안타)에 나섰고,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1도루)에도 출전했던 오타니는 샌프란시스코전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다. 대신 개인 훈련을 진행한 뒤 휴식 시간을 가졌다.

오타니가 결장하면서 한일 슈퍼스타 맞대결이 무산됐다. 비록 오타니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라 투수로 나서지 않지만, 모습을 많은 팬들이 오타니와 이정후가 맞붙는 모습을 기대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화끈한 타격전을 벌였다.

WBC에서 이정후는 4경기에서 5타점 4득점 1도루 타율 0.429(14타수 6안타) 출루율 0.500 장타율 0.571 OPS(출루율+장타율) 1.071을 기록했다. 오타니도 7경기에서 1홈런 8타점 9득점 1도루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출루율 0.606 장타율 0.739 OPS 1.345로 맹타를 휘둘렀다. 오타니의 활약 속에 일본은 정상에 올랐다.

이날 시범경기에서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이정후와 오타니는 정규시즌에서는 자주 만날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 모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이정후와 오타니의 맞대결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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