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은 기백, 프런트는 진심, 베어스 팬은 열정…日 야구와 비등하게, 두산에겐 내일 아닌 오늘의 야구였다 [MK후쿠오카]
해마다 돌아오는 스프링캠프에서 일본프로야구(NPB) 구단들과 맞붙는 연습경기는 한일 야구 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2024년 스프링캠프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일본 구단들과 맞붙은 KBO리그 구단들은 모두 패배를 당하면서 다시 한 번 격차를 맛봤다.
그나마 일본 구단들과 경쟁력 있게 싸운 KBO리그 구단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소프트뱅크 2군을 상대로 9대 1 대승을 거두면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유일한 KBO리그 구단 승리를 거뒀다. 또 두산이 앞서다가 동점을 허용했기에 4대 4로 비긴 구춘대회 세이부 라이온스전 결과가 아쉬웠다.
3월 3일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스폐셜 매치도 두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두산 선수단은 씩씩하고 굳센 기상, 기백을 보여줬다.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돔구장 시설인 페이페이돔을 처음 찾은 선수단은 처음 야구장 더그아웃에 들어섰을 때는 압도적인 웅장함에 잠시 위축되기도 했다. 일본 도쿄돔을 경험했던 선수들도 페이페이돔에 손을 더 들어줄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두산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1회 말 2실점을 기록한 선발 투수 곽빈의 실점 상황도 결과적으로 2루 도루 세이프 판정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경기 화면상 비디오 판독이 있었다면 충분히 판정 번복 가능성이 있었다. 이날 곽빈과 호흡을 맞췄던 양의지도 “경기 뒤 핸드폰에 도루 판정에 대한 메시지가 많이 와 있더라. 만약 2루 도루를 잡았다면 (곽)빈이 실점 결과도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두산은 4회 초 양의지의 추격 솔로포와 함께 8회 초 강승호의 솔로 홈런으로 역전을 노렸다. 비록 8회 말 마운드에 오른 정철원이 솔로 홈런 허용을 포함한 2실점을 기록하면서 추격 흐름이 꺾였지만, 9회까지 상대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끌면서 2대 5 석패를 당했다. 신인 투수 김택연이 최고 152km/h를 찍으면서 득점권 위기 상황에서 상대 4번 타자를 파울 뜬공으로 돌려세운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소프트뱅크도 상위 타선을 대부분 1군 타자으로 채우면서 전력으로 경기에 나섰다. 소프트뱅크 대표 타자인 야나기타 유키는 경기 뒤 취재진을 만나 “아마추어 시절부터 상대 팀 사령탑인 이승엽 감독을 정말 응원했었다. 그래서 두산과 맞붙게 돼 너무 기뻤다. 도쿄올림픽에서 봤던 양의지 선수가 가장 인상깊었다. 오늘 홈런도 쳤는데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야나기타는 “김택연 선수 투구는 제대로 못 봤는데 대신 선발 투수 곽빈 선수의 공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속구가 빠르고 커브 각도도 좋더라. 아직 젊은 투수라고 들었는데 점점 좋은 투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칭찬했다.
곽빈도 경기 뒤 구단을 통해 “스프링캠프 첫 등판이었기 때문에 경기 전부터 이것저것 던져보며 감을 잡기로 (양)의지 선배님과 이야기하고 들어갔다. 속구에는 헛스윙이 많이 나와 자신감을 얻은 반면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리기도 했다. 강점으로 삼을 부분과 보완할 점을 모두 확인했기 때문에 소득과 느낀 점이 많은 경기였다. 이 경기도 결과가 아닌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은 개막 이후부터 맡은 역할을 해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곽빈은 “다만 모처럼 팬들 앞에서 던질 수 있던 점은 큰 의미가 있었다. 멀리 후쿠오카까지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시즌 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시범경기에도 철저히 준비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 ‘맨 파워’로 성사된 스폐셜 매치라 소프트뱅크 구단의 지원도 두둑했다. 소프트뱅크 구단 측에서 두산 구단이 이동편과 숙박까지 모두 지원 해주면서 이날 행사가 해마다 정기적으로 열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단순히 야구 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KBO와 NPB가 함께 야구 외적인 부분도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단 의미가 있엇다.
마지막으로 두산 팬들은 열정을 선보였다. NPB 1군 돔구장에서 국가대항전이 아닌 구단 연습경기에서 KBO리그 특유의 육성 응원이 울려 퍼진 건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3루 측에 자리 잡은 두산 팬들은 응원단 리드에 맞춰 1회부터 9회까지 쉬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경기 뒤 온라인에선 소프트뱅크 팬들도 KBO리그식 육성 응원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날 페이페이돔에는 총 2만 7,227명 관중이 입장했다. 선예매표는 약 3만 3,000장 정도였지만, 이날 오전부터 좋지 않았던 날씨로 인해 취소표가 많이 발생했다. 두산은 경기 종료 뒤 팬들과 선수단의 그라운드 하이파이브 행사로 역사적인 스폐셜 매치의 대미를 장식했다. 소프트뱅크 1군 선수단과 잘 싸워준 두산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 점점 격차가 벌어진 일본 구단들과 비등하게 야구를 겨루는 것, 대부분 KBO리그 구단들에겐 여전히 내일의 야구지만, 두산 베어스에겐 3월 3일 오늘의 야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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