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무대 그리워하셨다"…오현경 별세에 연극계 추모 잇따라

김희윤 2024. 3. 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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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넘게 연극계에서 활동해온 원로배우 오현경이 별세했다.

팔순을 넘긴 지난 2020년 연극 '레미제라블'에 출연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으나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다시 무대로 복귀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우로 활동하는 오지혜는 연합뉴스를 통해 "아버지가 쓰러지시기 5일 전만 해도 손숙 선생님 공연을 보러 가셨다"며 "늘 연극 무대를 그리워하셨던 분"이라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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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무대 인생' 원로배우 오현경 별세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 생활

60년 넘게 연극계에서 활동해온 원로배우 오현경이 별세했다. 향년 88세.

1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연극배우 오현경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오 씨는 이날 오전 9시 11분께 김포의 한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8세. 발인은 오는 5일,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 유족에 따르면 오현경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요양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해오다 이날 오전 9시께 세상을 떠났다.

이날 오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연극인들을 만나 연극인장 등 장례 절차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KBS2 드라마 'TV손자병법‘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주화는 이날 SNS를 통해 "1993년 KBS 15기 공채탤런트로 연수받으면서 오현경 선생님께 수업받았다"며 "암 투병과 교통사고로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연기를 쉬어본 적이 없을 만큼, 무대를 너무나 사랑하신 선생님,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라며 애도했다.

김미도 연극평론가는 지난 2009년 연극 '봄날' 평론을 게시하며 "평안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라고 적었다.

이어 "마지막 장면에서 집 나간 자식들을 그리워하는 그의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사 처리는 그야말로 이 공연의 화룡점정이었다. 그 한마디에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과 섭섭함, 자신의 삶에 대한 모든 회한을 응축시켰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은 1954년 서울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시작으로 연기에 입문했다. 이듬해인 1955년 전국고등학교 연극경연대회에 출품한 데뷔작 '사육신'을 통해 남자연기상을 받으며 재능을 드러냈다.

연세대 국문학과 재학 중 연세 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12편의 연극에 참여했고, 졸업 후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동천홍', '허생전' 등 수많은 연극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KBS2 드라마 'TV 손자병법'에서 만년과장 이장수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배우 오현경이 별세했다. 향년 88세. [사진 = KBS]

1961년 KBS 공채 1기 탤런트로 선발된 그는 '푸른 눈의 며느리', '내일도 푸른하늘' 등 브라운관 활동을 통해 대표작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지난 1987년~1993년 방송된 'TV손자병법'의 이장수 역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이후 고인은 식도암, 위암 등을 겪으며 잠시 연기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2008년 연극 무대로 다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08년 서울연극제 참가작인 '주인공'에서 주역 최팔영 역으로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2009년 '봄날'에서 아버지 역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연기상을 받았다.

팔순을 넘긴 지난 2020년 연극 '레미제라블'에 출연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으나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다시 무대로 복귀하지 못했다.

고인은 동아연극상 남우조연상(1966),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1985), KBS 연기대상(1992)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남겼다. 201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추대됐다.

고인은 지난 2017년 별세한 배우 윤소정과 사이에 딸 오지혜, 아들 오세호를 뒀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우로 활동하는 오지혜는 연합뉴스를 통해 "아버지가 쓰러지시기 5일 전만 해도 손숙 선생님 공연을 보러 가셨다"며 "늘 연극 무대를 그리워하셨던 분"이라고 돌이켰다.

또 "내일모레 아흔이신데도 새 작품을 하고 싶어 하셨다. 연극을 향한 열정을 아무도 말릴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2호실이다. 발인은 5일,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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