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빛 '로기완' 송중기·최성은 지옥 끝 사랑의 구원(종합)

조연경 기자 2024. 2. 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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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결국 '사랑'이 이긴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김희진 감독)'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날 자리에는 김희진 감독과 배우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하는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의 영화다. 살아남기 위해 낯선 곳으로 가야만 했던 로기완의 여정과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마리의 만남을 통해 극한에 몰린 이들을 보듬는 따뜻한 시선을 전한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이번 작품으로 상업 장편 영화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김희진 감독은 "처음엔 작가로 각본 작업을 요청 받았다. 그러다 (제작사 용필름) 임승용 대표님이 '멜로 영화로 각색해 연출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주셨다. 원작 소설을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로 데뷔할 수 있다는 것이 귀하게 느껴져 열심히 준비했다"고 메가폰을 잡게 된 계기를 말했다.

'로기완'과 오랜 인연의 끈을 이어오며 작품으로 선보이게 된 송중기는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가 7~8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신선했고 먹먹했다. 당시에는 김희진 감독님께서 쓰신 것도 몰랐고 그 뒤에 있는 정보도 몰랐지만 '글만 봐도 신선한 작품이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작품이 주는 정서가 있어 유독 긴장된다.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삶의 여정을 다뤘고, 그 안에서 많은 일을 겪는 만큼 힐링도 받는다. 그래서 '힐링 영화'라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성은은 "어떤 장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작품이었는데, 그게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며 "결국 삶을 살아가게 하는 건 어떤 종류던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이 너무 좋았고, 기완이가 살아가려고 하는 이유, 마리가 살아가려고 하는 이유에서 인간적인 부분들이 느껴졌다"는 마음을 더했다.

'로기완'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90% 넘게 촬영을 진행했다. 작품 콘셉트에 대해 김희진 감독은 "이하준 미술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기완이 공간과 유리된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도블록의 질감, 가로등 불빛, 시간대까지 세심하게 챙겼다"고 설명했다. 송중기는 "부다페스트는 마냥 아름다운 도시라 생각했는데 그 뒤에 숨겨진 적막함이 있었다. 뒷골목의 적막하고 어두운 느낌이 영화의 정서와 잘 부합했던 것 같다"고 작품과 어울린 감성을 첨언했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화란'에 이어 또 한 번 변신의 도전을 꾀한 송중기는 "살아야 한다"는 엄마의 유언을 가슴에 담고, 자신의 이름으로 인간 답게 살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인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홀로 벨기에로 떠난 남자 타이틀롤 로기완으로 분해 유럽의 낯선 땅, 차가운 시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절박한 하루하루를 버틴다.

"시나리오를 보고 '이방인'이라는 이미지를 제일 많이 떠올렸다"고 운을 뗀 송중기는 "혼자 있는 느낌 속에서 뭐라도 하려고 하는 감정이었다. 열심히 살아갈 수밖에 없고 살아남아야 하니까 뭐라도 잡아야 하는 심정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죄책감'이라는 단어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풀어낼지 몇 년 간 고민 했다. 그리고 그 죄책감을 벗어나는 부분에서 힐링을 받았다. 그게 결국은 '더불어 함께 사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도전한 북한말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는 "부족한 배우 입장에서 해보고 싶었던 부분이다. 앞서 대본이 신선하다고 했는데 나 스스로 신선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말은 나에게 재미있는 시도였고, 굉장히 만족한다"고 흡족해 했다.

송중기를 염두하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김희진 감독은 "제가 생각하는 로기완은 '심지가 굳은 사람'이고 '진흙탕 속에서 꽃을 피워내는 사람'이었다. 송중기가 흔쾌히 로기완이 돼준다고 했을 때 벅찼다. 송중기 배우를 고집했던 판단은 옳았던 것 같다"며 "오래 활동한 배우이지만 우리 영화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이 있다. 너무나 처연해서 안아주고 싶기도 하고, 서늘해서 얼어붙게도 만든다. 그런 얼굴이 시청자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벨기에 국가대표 사격 선수로 활약했지만, 엄마의 죽음 이후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여자 마리 역은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괴물 신예로 손꼽힌 최성은이 오디션을 통해 꿰찼다. 삶의 가장 위태로운 순간 로기완을 만나 서로를 바라보고 위로하면서 애정과 희망의 그림을 그린다.

최성은은 "마리는 엄마가 오랜 시간 투병을 했고 죽음의 과정까지 겪게 된다. 그 후 자신을 많이 망가뜨리고 삶의 이유와 목적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데 기완을 만나면서 살아보고자 하는 인물이다"라고 소개하며, 사격과 불어를 소화해야 했던 노력에 대해서는 "사격 폼은 하는 만큼 나온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하지만 불어는 달랐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해 더 어려웠다. 다만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면 언어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생긴다. 그런 요소를 믿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중기는 "감독님이 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최성은 씨를 만나고 최성은 씨에게 완전히 꽂혀있었다. 저도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귀띔, 김희진 감독은 "최성은 배우가 나타났을 때 이미 고유한 본인의 것을 지니고 있었다. '어떻게 이 사람은 배역마다 이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신예 최성은을 마리 역으로 낙점 시킨 이유를 공개했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함께 호흡 맞춘 송중기는 "작품에서 만난 건 '로기완'이 처음이지만 작품 외적으로는 '시동'을 통해 먼저 봤다. 내가 '아스달 연대기'를 촬영할 때 옆 세트에서 '시동'을 찍길래 현장에 놀러 간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이상한 가발을 썼는데, 옆 세트에서는 동석이 형이 이상한 가발을 쓰고 있더라. 둘 다 이상한 가발을 쓰고 밥을 먹으러 간 기억이 있다"고 깜짝 비하인드를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중기는 "그 때 성은 씨는 말수가 없고 쑥스러워했다. 근데 '시동'을 보면서 '그렇게 말수 없던 분이 저런 연기를 하는구나' 놀랐다. 이후 '괴물'이라는 드라마도 봤는데 정말 너무 너무 놀라면서 봤다. 그리고 '로기완'에서 만나게 됐다. 첫 촬영에서 최성은 배우 특유의 에너지를 느꼈다. 최성은 만의 유니크함이 있다. 마리의 독특한 캐릭터는 한국 영화에서 자랑스러워 할만 해도 될 것 같다. 감히 건방지게 말씀드린다. 이런 자리라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진심이다"라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최성은은 "저는 송중기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터라 '어떤 분일까' 호기심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건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고민한다'는 것이다. 저는 이해가 안 되고, 잘 모르겠어도 최대한 제가 해보려고 했다. 근데 그게 항상 좋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중기 선배는 유기적인 흐름대로 가지 않으면 말을 하더라. '이래도 되는구나' 싶었고 끝내 설득해 내는 모습을 배우고 싶었다. 보석이 깊게 박혀 있는 느낌이었다. 단단하지만 화려한 빛이 나는 이유를 알았다"고 솔직하면서도 반짝 반짝 빛나는 후일담을 남겼다.

극한에서, 지옥에서, 벼랑 끝에서 만난 사랑이다. 벨기에라는 이국적 풍광을 배경으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감성을 전하는 '로기완'은 내달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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