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주오남 겨우 잊혔는데…안재홍 “또 은퇴작이냐는 반응 행복”(LTNS)[EN:인터뷰①]

황혜진 2024. 2.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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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재홍, 티빙 제공
사진=안재홍, 티빙 제공
사진=안재홍, 티빙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안재홍이 또다시 은퇴설에 휩싸인 소회를 밝혔다.

안재홍은 2월 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뉴스엔과 만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LTNS'(엘티엔에스)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LTNS'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 불허 불륜 추적 활극이다. 제목은 'Long Time No Sex'(롱 타임 노 섹스)의 약자다. 이번 작품을 위해 영화 '윤희에게'로 뛰어난 영상미를 선보인 임대형 감독, '소공녀'로 웰메이드 현실 반영 코미디의 대가라는 호평을 받은 전고운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LTNS'는 1월 19일 첫 공개 이후 '어른들을 위한 흥미로운 19금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마지막 5, 6화는 2월 1일 낮 12시 공개됐다.

안재홍은 극 중 택시기사 사무엘 역을 맡아 3성급 호텔 프런트 직원 우진 역의 이솜과 결혼 5년 차 부부를 연기했다.

2015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뇌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안재홍은 영화 '쎄시봉'과 '스물', '도리화가', '굿바이 싱글', '조작된 도시', '소공녀', '해치지않아', '사냥의 시간', '리바운드', KBS 2TV '쌈, 마이웨이', JTBC '멜로가 체질', 넷플릭스 '마스크걸' 등 작품마다 번번이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LTNS'를 통해 재차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 안재홍은 "제가 대본을 봤을 때 처음으로 사무엘에 대해 생각했던 건 이 인물이 굉장히 넓고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다는 점이었다. 그걸 제가 배우로서 잘 캐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인물이 초반에는 속내를 안 보여주는 인물처럼 느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재홍은 "우진이 집안의 가장이고 어떻게 보면 사무엘이 고분고분 말 잘 듣는 남편 같은 느낌이었는데 또 그게 아닌 것 같고 속에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 그 점이 참 재밌었다. 6부작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잡으며 이 인물의 범주를 굉장히 넓게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마다 양파 껍질을 하나씩 벗기듯 변화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공개되지만 5~6부작에서는 사무엘이라는 캐릭터가 혈압을 올릴 수 있는 역할을 해 나가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재밌는 화술로 전달해드리고 싶었다. 예측 불가능하게. 전개 자체가 계속 제 예상을 벗어났다. 이야기가 점점 커지는 느낌도 들었다. 굉장히 일상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끝내 어디서도 못 봤던 굉장히 장르적 이야기로 변주하는 전개 속에서 사무엘에 대해서도 그렇게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분명한 성향을 가진 캐릭터라기보다 굉장히 다채로운 인물로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생활 연기의 대가로 꼽히는 안재홍은 이번 작품에서도 현실감 넘치는 호연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어느 가정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굉장히 하나의 목표처럼 느껴졌다.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이 촬영 액션 후 모습이 아니라 생활의 단면처럼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야 이 이야기의 생생함과 리얼함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전시회나 그림을 볼 때 한 면을 보지만 그 안에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읽어 낼 수 있지 않나. 그런 생생한 면과 사실적 느낌을 잘 전달드리고 싶다는 느낌을 했다. 그래서 캐릭터 구축을 하며 집에서는 한 가지 색의 헤어밴드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저도 집에서 앞머리가 길었을 때 한 가지 머리띠만 하더라. 그게 오히려 더 사실적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공동 연출로 나선 전고운 감독은 "어른들이 보는 잡지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LTNS'를 기획했다. 안재홍은 "전고운 감독님의 그 말이 제가 촬영할 때 계속 갖고 있던 생각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봐 왔던 드라마와는 굉장히 다른 맛인데 굉장히 아찔한 감흥이 드는 이 작품을 굉장히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극장용 작품이 아니라 OTT 드라마이기 때문에 집에서 보실 때, 혹은 이동하면서 보실 때 블랙코미디의 맛을 잘 느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블랙코미디에서 중요한 건 블랙이라는 말이 참 와닿았다. 지금까지 없었던 작품을 소개한다는 책임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인상적인 엔딩이 담긴 회차로 3화를 꼽았다. 그는 "3부 엔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호석재에서 백호 역의 정진영 선배님에게 두들겨 맞고 이까지 빠진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는 우진한테 오히려 사무엘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나 왜 이 일이 재밌지? 내가 살아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순간이 사실 굉장한 긴장감을 자아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인물의 변모하는 포인트에 대해서도 굉장히 낯선 한 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안재홍은 "이번 작품에 물이 굉장한 메타포가 된다. 택시가 침수된다거나 말도 안 되는 양의 생수 택배에 갇힌다거나 6화 엔딩에서 비가 쏟아진다거나. 그런 것들이 굉장히 극을 풍성하게 만들고 굉장히 많은 의미들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러 불륜 커플 중 어떤 커플이 쓰레기 같다고 느꼈냐는 물음에는 "다양한 형태의 금지된 사랑이 소개되는데 전 아무래도 저희 작품의 문을 열어 준 이학주 배우가. 근데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만 이학주 배우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학주 배우의 대사 '사랑은 두 개까지야 세 개부터는 사랑이 아니야'가 1회의 부제이기도 하다. 그 말이 이렇게까지 분노를 자아내는 말이 될 줄은 몰랐다. 연기할 때 정말 자신의 가치관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하지 않나. 그게 저희 작품의 몰입도를 확장시킨 순간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안재홍은 지난해 8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 출연 후 은퇴설에 휩싸였다. 변태 주오남을 지나치게 실감 나게 연기한 탓에 이번 작품을 끝으로 연기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장난스러운 추측이 제기된 것.

'LTNS' 열연으로 이것이 또 다른 은퇴작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작품과 연기에 대해 이렇게 뜨겁게 반응해 주신다는 게 정말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 크다. '마스크걸' 때 농담처럼 은퇴작이냐고 하셨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은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 내려놓고 연기했다고 칭찬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크다. 박경림 선배님이 'LTNS' 제작발표회 때 또다시 은퇴작 아니냐고 말씀해 주셔서 재밌었고 감사했다. 너무 감사하고 그 말(은퇴작)이라는 자체가 굉장히 극찬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더라"고 말했다.

차기작으로도 은퇴설이 불거지길 바라냐는 물음에 안재홍은 "그런 극찬을 또 받을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다. 하지만 오래오래 다양한 감정을 전달해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마스크걸'과 비교해 힘든 점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이번 드라마야말로 액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서로 사랑하는 장면도 카메라와 합이 잘 맞아야 하는 액션 시퀀스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사무엘은 액션신이 많았다. 오토바이 추격신, 줄 하나에 의지해 건너가기도 하고 산을 오르며 뛰기도 했다. 1회에서부터 계속 넓어지고 예상을 깨는 부분들이 많은 작품이었고 그런 액션을 잘 소화해 내고 싶었다"고 답했다.

사무엘의 자위신이 '마스크걸' 주오남의 그것을 연상시킨다는 질문에는 "전혀 오마주는 아니다"며 웃었다. 안재홍은 "굳이 오마주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구도는 다시 집에 가서 보겠다. 전혀 의도한 지점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 목표는 무엇일까. 안재홍은 "더 깊어지고 싶다. 더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고 더 깊은 감정을 끄집어내는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많이 품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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