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쌍포 무용지물...기본 무너진 페퍼, 역대 최다 연패 위기

안희수 2024. 2. 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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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최다 연패 위기에 몰린 페퍼저축은행. 사진=KOVO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023~24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즉 점진적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1위를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치켜세울만큼 오프시즌 괄목할 만한 전력 보강을 해낸 페퍼저축은행이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아포짓 스파이커 박정아에게 '배구 여제' 연봉 최고 계약을 안겼고, 현대건설에서 기량을 검증한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도 영입했다. 트렌드에 맞는 배구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선택한 게 트린지 감독. 앞선 2시즌 연속으로 승률 20%도 넘지 못하고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진입 세 번째 시즌에 일을 낼 태세를 갖췄다. 

그렇게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달렸다. 성적은 2승 22패. 앞선 2시즌과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수원 현대건설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2라운드 1차전이었던 지난해 11월 15일 GS칼텍스전 승리 이후 18연패를 당했다. 구단 창단 최다 연패 기록이었다. V리그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연패는 2012~23시즌 정관장이 기록한 20연패다. 페퍼저축은행은 10일까지 한국도로공사·GS칼텍스·IBK기업은행전을 연달아 만난다. 모두 패하면 불명예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페퍼저축은행 구성 전력은 나쁘지 않다. 박정아-야스민, 토종과 국내 쌍포 화력은 7개 구단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 주전 연차가 많이 쌓인 세터 이고은도 있다. 

그럼 트린지 감독의 경기 운영 문제일까. 시즌 초반에는 기존 국내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수비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이내 정석대로 바꿨다. 

기록으로 보이는 가장 큰 문제는 기본기다. 공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서브 리시브가 27.59%로 7개 구단 중 최하위다. 6위 흥국생명이 31.59%.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공격까지 이어지는 세터의 세트 기록도 낮다. 세트당 12.421개로 최하위다. 스파이크 등 공격을 막아내는 디그 기록은 세트당 18.726개로 리그 4위에 올라 있지만, 디그와 리시브를 두루 반영하는 수비 종합은 세트당 24.747로 7위다. 

수비가 흔들리니, 공격도 부진하다. 득점과 공격 성공률 모두 최하위다. 득점 관련 부문 중 페퍼저축은행이 4위 안에 이름을 올린 건 이동 공격 성공률과 블로킹뿐이다. 정작 블로킹 임무를 지닌 페퍼저축은행의 미들블로커(센터) 전력은 측면 공격진보다 훨씬 약하다. 

세 시즌째 나아지지 않는 기본기 문제. 어떤 감독이 부임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기에 현재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감독 체제라 소통까지 원활하지 않다. 

트린지 감독이 자신의 지도 철학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소통의 벽이 있는 게 당연하다. 트린지 감독도 노력을 해봤다. 지난 12월 현대건설전을 앞둔 그는 "사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큰 장애물이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내가 다가서야 했지만, 시즌 초반에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돌아보며 "이를 인지한 현재 코치뿐 아니라 선수들과도 얘기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본기 문제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는 부분이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 교감은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게 현재 페퍼저축은행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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