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김도균 감독의 담담한 고별인사

황민국 기자 2023. 12. 13. 16: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도균 감독 | 프로축구연맹 제공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습니다.”

정들었던 수원FC와 이별이 발표된 12일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도균 감독의 목소리에선 아쉬움이 절로 묻어났다.

지난 주말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5-2 승리로 수원FC의 1부 잔류를 확정지었던 그는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날 계약이 공식적으로 정리돼 자유의 몸이 됐다.

김 감독은 기자와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수원FC도 감독과 선수 등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여겼다”며 “수원FC가 2부로 강등되지 않고 떳떳하게 떠나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에게 수원FC는 지도자로 자신의 꿈을 펼친 소중한 무대였다. 2019년 12월 감독직을 맡아 2020년 부임 첫 해에 1부 승격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구단 최초의 파이널라운드A(1~6위) 진출에 성공했다.

김 감독에게 아쉬움이라면 올해 목표로 삼았던 윗물이 아니라 아랫물에서 생존 경쟁을 벌였다는 사실이다. 지난 8월 팀 내 최다 득점(9골)이었던 골잡이 라스가 음주 운전으로 퇴출된 여파였다.

당시를 떠올린 김 감독은 “라스가 빠졌을 땐 2부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했다”면서 “팬들에게 (골을 넣을) 선수가 없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고 말했다.

수원FC에 이별을 고한 김 감독은 이제 K리그2 서울 이랜드FC에서 새 출발에 나선다.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이미 큰 틀에선 협의가 끝난 상태다. 내년 창단 10주년을 맞이하는 이랜드에선 다시 한 번 승격에 도전해야 한다.

김 감독은 “주변에선 1부에서 왜 2부를 가냐고 묻는 이들도 많았다. 돈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처우는 비슷한 수준”이라며 “기업구단으로 더 나은 환경에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도민구단의 얄팍한 살림살이에서 남들이 포기한 선수를 살리는데 온 힘을 쏟았던 그의 변신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수원FC에서 라스와 무릴로, 양동현, 박주호, 정동호, 이승우 등을 순서대로 살려내 ‘재활공장장’으로 불렸다.

김 감독은 “일단 운동장이 없어 떠돌아다니는 처지가 아니라 다행”이라면서 “이랜드에서도 다시 한 번 힘을 내려고 한다.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