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지희 "'나혼산'·'완결정'·독립까지 갓생 20주년"

황소영 기자 2023. 12. 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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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희,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배우 진지희(24)가 MZ 세대를 대표하는 '갓생'(God과 인생의 합성어, 현실에 집중한 성실한 삶)의 예로 떠올랐다. 본업은 물론 개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까지 높이며 2023년을 꽉 채웠다.

진지희는 2003년 KBS 드라마 '노란손수건'으로 데뷔,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인생 캐릭터인 국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정해리가 연상되지 않을 만큼 성숙해졌고 뚜렷한 소신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20대로 흐뭇한 미소를 불러왔다. 정말 잘 컸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다.

지난 3일 종영된 MBN 주말극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욕망녀 한유라 역을 소화했다. "아직 (종영이)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 순간인 것 같다. 여름에 고생하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작품을 재밌게 봐서 그런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끝나는 게 너무 아쉽더라. 정이 들기도 했고 캐릭터에 있어서 연기하며 재밌는 부분들이 있어서 아쉬움이 큰 것 같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완벽한 결혼의 정석'을 통해 첫 악역으로 나섰다. 하지만 진지희의 생각은 달랐다. 한유라를 악인으로 선 긋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진지희는 "초반에 회귀되기 전 모든 게 유라의 것이었다. 유라는 뜻한 대로 사랑받았고 자기가 아꼈던 갤러리도 있었다. 그런 친구가 자신의 것을 빼앗겼을 때 그중 가장 사랑했던 엄마에게 배신 당해 점차 망가진다고 생각했다. 욕심이 많은 아이라 주변 상황들이 독하게 만든 것이지 처음부터 독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오랜 연기 경험이 있던 만큼 어릴 때 소화했던 독한 캐릭터들이 한유라를 만들어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진지희,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진지희,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그렇다면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을까. "내가 웹툰으로 접한 후 좋아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유라라는 캐릭터가 단순화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해 다양한 나의 얼굴을 표현할 수 있겠다 싶어 설렘을 느꼈다. 날 아역 이미지로 바라보고 한계라고 느끼는 분도 있는데 감독님은 내게서 유라의 모습을 많이 봤다고 가능성을 봤다고 힘을 줘서 감독님의 응원에 힘입어 유라를 준비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회상했다. 매체 연기에서 격렬한 키스신, 임신, 음주 모두 처음이었다. "이게 배우란 직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으로 못해봤던 일탈을 했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지희는 '완벽한 결혼의 정석'의 빠른 스토리 전개가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고 꼽으며 시청자들의 반응 중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이 제일 좋다"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유라와 잘 어울리는 스타일링과 캐릭터 착붙이라는 원작 팬들의 칭찬을 언급했다. "평소엔 캐주얼 느낌의 옷을 주로 입는데 유라를 연기하며 내 인생 중 가장 많이 노출했다. 노출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고 옷 입는 재미도 느꼈다"라고 밝혔다.

아역 출신인 진지희를 자연스럽게 성인 배우로 발돋움하게 하고 이미지 확장에 도움을 준 드라마는 '완벽한 결혼의 정석' 외에도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 시리즈가 있다. 비슷한 시기 맞대결을 벌인 김순옥 작가의 신작 '7인의 탈출'에 대해 묻자 "김순옥 작가님만 할 수 있는 세계관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며 감탄하고 봤다"라고 치켜세웠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진지희는 "어쩌다 보니 20년이 됐더라. 한 직종에 20년을 투자했다는 게 뿌듯하면서도 주변에서 긍정적인 힘을 준 친구들과 부모님께 감사하더라. 덕분에 멘털이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었다"라면서 "올해가 토끼띠이기도 해서 시작부터 의미 부여를 많이 했다. 다행스럽게도 다 이뤄냈더라. 연극도 하고 독립도 하고 예능(MBC '나 혼자 산다')도 나가고 드라마도 꼭 해야지 했는데 하지 않았나. 의미 깊은 2023년이자 20주년이다"라고 털어놨다.

동안 외모가 노안보다는 낫지 않냐며 환하게 웃던 진지희. "동안이라는 얘긴 언제 들어도 좋은 것 같다. 내가 40살, 50살이어도 동안이면 본래 나이보다 영한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니 배우 생활을 오래 할 수 있겠다 싶다. 중간에 슬럼프도 있었지만 연기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다. 연기만큼 끈기있게, 흥미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연기란 생각이 들어 몰두하고자 했다. 연기는 진짜 매력이 다양한 것 같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을 경험해볼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공감하고 이해하며 표출할 수 있다. 그리고 배우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데 연기는 배워도 끝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진지희는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올 때 연기에만 몰두했다면 힘들었을 수 있겠지만 학업도 놓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교 생활을 병행하니 공부하느라 바빴다. 대학교에선 연극을 통해 캐릭터의 한계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최근에 했던 연극에선 날카롭고 욕을 많이 하는 시크한 형사 역할을 했다. 주변에서 기존에 내가 가진 이미지가 안 보였다고 하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그래서 더 연극의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라면서 언젠가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날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가 바뀌지 않겠냐고 했다.

'빵꾸똥꾸'란 유행어를 자랑하는 정해리의 존재감은 크지만 이를 뛰어넘는 '갓생'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진지희였다. "독립한 지 이제 반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청소는 여전히 열심히 하고 있다. 청소 습관은 못 버리겠다. 집 인테리어는 한 번 더 바꿨다.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고 생각하니까 집을 자꾸 꾸미고 그 모습을 통해 힐링하게 되더라. 드라마 끝나면 쉬어야지 그러는데 쉬는 게 3일이면 끝난다. 쉬면서도 자꾸 무엇을 하려고 한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에 청소하고 환기시키며 아침 먹는 것이다. 그런 소소한 시간들이, 조용한 시간들이 좋더라"라고 고백했다.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줬던 크라브마 외에도 요즘은 신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활동적인 걸 좋아한다. 배우란 직업을 하다 보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데 삼시세끼 샐러드만 먹으면 삶이 재미없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걸 먹되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액션 배우에 욕심을 냈다.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에너지도 얻어 가더라.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 같은 액션을 해보고 싶다"라며 파워풀한 연기 변신도 예고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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