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유미 "내가 연기한 '강남순' 100점 주고파"

황소영 기자 2023. 11. 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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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유미,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유미(29)가 JTBC 주말극 '힘쎈여자 강남순'을 통해 데뷔 첫 타이틀롤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국 10.4%, 수도권 11.1%(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지상파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K-가족 히어로물의 저력을 보여준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이유미는 선천적으로 힘이 센 초능력을 가진 강남순 역을 소화했다. 부모님을 잃어버린 뒤 몽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란 티 없이 맑은 영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정의를 사수하면 어린아이처럼 한껏 신이 나는 영웅이었다. 이유미 표 러블리함이 만난 강남순은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고 그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종영 소감은.

"9개월 정도 찍었던 작품이 이렇게 빨리 끝나니 뭔가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다. 주변에서 드라마를 보고 진짜 힘이 세냐고 물어보는데 생각보다 (힘이) 세긴 하다. 무거운 걸 잘 드는 편이다."

-전작이 잘 된 작품이었다. 부담감은 없었나.

"처음에 캐스팅이 됐다고 했을 때 전작이 있다 보니 부담도 되고 긴장도 많이 했다. 부담감과 긴장감이 원동력이 되어 더 노력하고 애썼다. 감독님과 얘기도 많이 했다. 강남순의 순수한 모습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 최대한 때 묻지 않고 순수하게 말하는, 악의 없는 친구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와이어 액션 연기도 많았다.

"아예 처음부터 안 무서웠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찍어야 할 와이어 액션이 많았고 이 드라마를 결정한 순간부터 어떻게 보면 내가 해내야 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내려놓고 하려고 했다. 놀이기구 탄다는 마음처럼 편하게 하고자 했다. 마음을 다 내려놓고 줄에 내 몸을 맡겼다. 나중엔 와이어 없이 뛸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도 빠졌다.(웃음)"

-첫 타이틀롤이었는데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

"일단 앞으로의 남순이는 나뿐인 것이지 않나. 남이 할 수 없는 것이니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100점으로 하고 싶다.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어차피 남들은 못 하니까. 남순이는 나니까."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남순이의 성장 과정도 보이고 엄마, 할머니의 성장도 담긴 것 같아 뿌듯하다는 마음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같이 성장한 느낌도 들었다."

-극 중 엄마 선배 김정은(황금주 역)과의 호흡은.

"정은 선배님이 너무 잘 챙겨줬다. 나도 모르게 옆에 앉아 있게 되고 '엄마'라고 부르며 따라다니게 되더라. 진짜 가족처럼 편안하게 지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TV조선 드라마 '한반도'에서 정은 선배님 아역을 맡았었다. 그때는 직접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나 너무 좋았다. 선배님한테 말했더니 '아역이었던 친구가 딸이 되어 돌아오니 신기하다'라고 하더라. 나 역시 선배님을 만난다는 게 너무 신기했고 선배님과 같이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시청률이 좋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날 알아봐 줄 것이란 기대는 사실 못했던 것 같다. '어떻게 알아보겠어?' 그랬는데 최근 부산에 촬영을 갔는데 다양한 연령층의 분들이 '남순아'라고 불러주더라. 그때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쎈여자 강남순'을 보고 있고 나를 알아봐 주고 있구나 실감했다."

-강남순과의 싱크로율은.

"남순이가 나보다 많이 사랑스러운 것 같다. 나는 그냥 밝은 친구다. 남순이는 나보다 훨씬 더 순수하고 맑은 친구다. 남순이를 연기하면서 내 안의 150% 끌어낸 것 같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에 이어 글로벌 히트작만 세 번째다.

"사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 작품의 공통점이 명확한 장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아닌가.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게 흥행의 어떤 포인트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극 중 어떤 장면이 인상적이었나.

"'힘쎈여자 강남순' 안에선 여성들이 직진하고 사랑 고백을 하지 않나. (김)해숙 선배님이 사랑 고백하는 장면을 봤는데 너무 설레더라. 여성들의 당찬 느낌 또한 누군가에게 설렘을 줄 수 있구나 싶었다."

-러브라인을 형성한 파트너 옹성우는 어떤 배우였나.

"아주 착실한 배우였다. 감독님과 얘기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연기에 있어서 한없이 진지하고 장난기 없는 친구다. 되게 멋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본방사수를 할 때마다 성우의 멋있는 모습이 나오면 캡처해서 보내줬다. 창피해하지만 고맙다고 하더라."

-요즘 한국 사회의 문제로 떠오른 마약 이슈와 딱 맞물린 작품이었다.

"시기적으로 어떻게 이렇게 딱 필요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나 싶더라. 근데 좀 더 가볍고 사이다적인 방식으로 표현이 되어 사람들에게 좀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강남순을 연기하며 달라진 점이 있나.

"일단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밝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강남순의 긍정적이고 악의 없는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와 정말 밝은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남순이를 해보니 앞으로 못 할 것은 없겠더라. 모든 연기에 용기를 내는 편인데 이런 밝고 맑은 캐릭터를 해보니 하나를 해낸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것에 용기를 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인정받지 못해도 용기를 냈겠지만 사랑까지 해주니 그 모습에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유미,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부모님의 반응은.

"아빠가 일하면서 주말에도 '힘쎈여자 강남순' 본다고 얘기해 줄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엄마는 '유미야 네가 너무 맑고 사랑스럽게 나와서 너무 좋다'라고 그러더라. 드라마에서 많이 울거나 힘든 캐릭터를 할 때마다 많이 아파했었는데 처음으로 마음 편하게 딸의 사랑스러움만 볼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그리고 요즘 (부모님이) 사인을 부탁하는 일이 많아졌다. 집에 가끔 들를 때 사인지를 안 가지고 가면 서운해하더라. 집에서 쉬는 날이면 계속 사인을 해서 퀵으로 보낸다. 해서 보내는데 계속 부족하다고 하는 게 의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딸을 자랑하고 싶은 것 같다."

-10살 어린 동생이 있다고 들었다.

"동생도 '힘쎈여자 강남순'을 좋아했다. 그냥 좋아하는 게 티가 나더라. 10살 어리니까 작고 귀여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보다 키도 크고 뭔가 나랑 정반대다. 키가 168cm라 볼 때마다 부러워하고 있다. 이제 19살이 됐는데 서로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이유미,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2009년 데뷔해 '오징어 게임'(2021) 전까지 꽤 오랜 기간 무명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때부터 연예계 활동을 해왔다. 오랫동안 했는데 나에 대한 놓지 않는 믿음 중 하나가 '언젠가는 될 거야'란 생각이었다. 이게 날 잡아줬던 것 같다.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었고 계속 재밌는 걸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예 안 든 건 아니었지만 찰나였던 것 같다. 결국엔 연기가 좋아서 돌아오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오디션을 통해 점점 좋은 역할을 받게 됐다. 드라마틱하게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성장하고 있구나, 맡는 비중이 조금씩 커지고 있구나 이런 걸 자연스럽게 느끼며 버틴 것 같다. "

-자신만의 멘털 유지 비법이 있나.

"쉽게 까먹는다. 잘 까먹고 또 어떤 기분이 들었을 때 '이런 생각하지 말아야지' 그런 걸 하지 않는다. 억지로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편이다. 그런 생각이 든 채로 좀 있으면 괜찮아지더라. 나아지더라.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오랫동안 연기가 재밌다를 잃지 않고 쭉 올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

-롤모델이 있나.

"이번에 정은 선배님이 사람들을 잘 챙기는 모습을 보고 나도 주변 사람을 더욱 잘 챙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해숙 선배님의 열정을 놓지 않는 연기 자세를 보면서 너무 멋있었다고 생각했다. 또 어떤 하나하나의 말이나 행동들도 모두 사랑스러웠다. 수시로 롤모델이 바뀌는 편인데 지금은 그 두 분이 나의 롤모델이다."

-어떤 역할에 도전하고 싶나.

"또 다른 재밌는 걸 하고 싶은 것 같다. 딥한 캐릭터나 밝은 캐릭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끌리는 무언가 재밌는 걸 하고 싶다. 해외에 놀러 가고 싶은 생각이 많아서 영어공부를 하지만 쉽게 늘지 않고 있는데 할 수 있으면 내게 나쁠 게 없으니까 기회가 생긴다면 해외 작품도 해보고 싶다."

-요즘 관심사는.

"요즘 쉴 때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반찬 만들기 귀찮아서 안 해 먹고 시켜 먹고 그러다가 요즘은 밥을 해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어떻게 보면 다시 관심사가 생긴 것 같다. 원래 요리하는 걸 좋아했는데 까먹다가 다시 시작했다. 또 재밌더라. 최근에 전주 쪽에 촬영을 갔는데 전주에서만 해 먹는 고추전의 스타일이 있더라. 레시피를 공수받아서 집에서 만들어 먹어봤다.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날 건강하게 해 준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장 컸던 작품으로, 배우로서 가장 컸던 순간의 드라마로, 좋은 에너지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해 줄 수 있어 좋았던 작품으로 뿌듯하게 기억될 것 같다. 만약 시즌3가 제작된다면 희식이와 부부 경찰로서 강남을 지키는 캐릭터로 출연해도 좋을 것 같다."

-내년 계획은.

"올해 초에 '연말쯤에도 계속 일해야지' 이런 생각이었는데 연말까지 일할 것이기 때문에 꿈을 이뤘다. 일하는 게 행복하다. 내년에도 좋은 작품으로, 좋은 자리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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