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아들, 오빠 아닌 ‘배구선수 박준혁’으로…“팀이 우승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식어”
남자배구 우리카드의 미들블로커 박준혁(26)은 지난 9일 홈구장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2라운드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같은 자리 주전인 박진우가 무릎 통증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의 표현대로 ‘100점’ 활약을 펼쳤다. 양 팀 최다 유효 블로킹(7개)을 기록한 그는 블로킹 3점 포함 5점을 올리며 공수 양면에서 팀에 보탬이 됐다. 우리카드는 이날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리그 선두 자리에 올랐다.
지난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진행된 현대캐피탈과 원정 경기에서도 박준혁의 존재감은 빛났다. 1세트를 16-25로 내준 우리카드는 2세트부터 센터 라인에 변화를 가져가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 중심에 박준혁이 있었다.
2세트 교체 투입된 그는 세터 한태준과의 완벽한 호흡으로 속공 4개를 꽂아 넣으며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이날 88.89%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0점을 올리며 팀의 역전승(3-1)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뛰던 2020~2021시즌 이후 첫 두 자릿수 득점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박준혁은 운동선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농구선수 출신 박상관씨, 어머니는 배구선수 출신 이수경씨다. 동생은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로 평가받는 박지수(KB)다.
초등학교 때부터 엘리트 농구선수의 꿈을 키워온 박준혁은 비교적 늦은 고교 시절 배구선수로 진로를 바꿨다. 배구선수로서 205㎝의 매력적인 신장을 가졌지만, 구력이 짧은 탓에 2017~2018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이후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된 박준혁은 신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점점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는 최근 활약에 대해 “올 시즌 시합을 많이 뛰진 못했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나아졌다는 것을 느낀다”며 “서브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습했고, 블로킹은 동료들과 경로에 대한 소통을 많이 하다 보니까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아들 혹은 오빠가 아닌 한 사람의 배구선수로서 이름을 알릴 좋은 기회를 잡은 박준혁은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는 “‘배구선수 박준혁’으 저희 팀이 우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식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생각보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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