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오정세의 디테일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3. 9. 2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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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오정세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단 1초 밖에 안되는 장면이더라도, 캐릭터를 위해 디테일을 잡을 정도로 지독하게 파고든다. 그런 디테일이 지금의 배우 오정세를 있게 했다.

27일 개봉되는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정세는 극 중 톱스타 호세를 연기했다.

오정세에게 ‘거미집’은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작품을 보면서 커왔던 그에게 두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건 로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거미집’ 호세 역의 제안이 왔을 때 함께 하고 싶은 정서가 더 컸다고.

로망이었던 김지운 감독과의 첫출발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오정세는 “보통 필요한 배우들만 개인 리딩을 하는데, 이 작품은 개인 리딩을 3, 4번을 했다. 다른 배우들도 다 여러 번 했더라”면서 “리딩할 때 앉아서 하는 게 저에게는 불편한 자리라서 힘들게 하는 편이다. 그런데 감독님이 유림(정수정) 역할을 대신해주시는데 배우보다 더 배우처럼 하시더라. 그걸 보면서 ‘왜 이렇게 주춤거리냐. 나 믿고 따라와’라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중요했던 만큼 오정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인 호세에 집중했다. 자신의 역할이 잘 만들어져 있어야 앙상블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이에 오정세는 호세의 연기 톤을 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유부남이지만 유림과 바람을 피우는 호세의 설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심했다고. 오정세는 “김열이 걸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여러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걸림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호세는 어떤 걸림돌로 그려져야 할까 했을 때 아예 나쁜 인물로 그릴까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의 톤이랑은 안 맞을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정세는 호세를 비호감이지만 짜증보다는 한숨이 나오는 인물로 그리기를 원했다. 이에 대해 오정세는 “영화적으로 호세에게 큰 응징보다는 잔잔하게 혼나는 모습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오정세에게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 있었다. 호세가 극 중 한유림과 이민자(임수정)가 다투는 연기를 하던 도중 호세가 문에 머리를 맞는 신이었다. 이에 대해 오정세는 “죽어있는 연기를 하는 호세가 혼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관객들이 호세에게 마음을 열고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1초뿐이지만 저한테는 중요한 정서였다”라고 했다.

호세를 연기하는 데 있어 과거 연극 ‘라이어’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오정세는 “‘라이어’는 한 남자가 2명 모두 진짜로 사랑하는데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라이어’를 연습할 때 그런 방식으로 코미디에 접근했다”면서 “호세를 연기하면서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또한 오정세는 이번 영화를 위해 70년대 영화의 특정 대사 톤을 구현하는 데에도 많은 연구를 했다. 이에 대해 오정세는 “그때 대사들이 지금이랑 다른 유니크한 매력이 있더라. 그걸 잘 살리면 좋을 것 같았다”면서 “대사 호흡이 약간 빠른 느낌이었다. ‘저런 저런’ ‘아이코’ 같은 대사들이 굉장히 유니크했다”라고 했다.


오정세는 ‘거미집’으로 생애 첫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 마음만큼은 즐거웠다고. 처음이긴 했어도 송강호 등 이미 칸 경험이 있었던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소풍 가듯이 잘 놀다 온 것 같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거미집’ 개봉에 이어 드라마와 영화를 숨 가쁘게 오가며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오정세다. 쉼 없이 일해온 탓에 지칠 법도 한데 오정세는 그런 기색 하나 없었다. 이에 오정세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 힘든 신들도 있지만, 심적으로 부담 없는 신을 촬영할 때에는 마음가짐을 여행 가듯이 가져가는 것 같다. 일도 하면서 여행도 가는 느낌이다. 일만 해서 쉼이 없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를 채우는데 항상 힘듦이 있죠. 시간 대비 결과물이 나오는 게 아니니까 조금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선택한 거니까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거미집 | 오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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