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세계’ 직접 결단 내린 이명희...어깨 무거워진 한채양·박주형

양범수 기자 2023. 9. 2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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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2024 정기임원 인사...대표 40% 교체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단일 대표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 신설… 효율성 극대화 관측
업황 부진 백화점, 부동산 개발 등과 시너지 통해 실적 반등 전망

재계 10위 신세계그룹이 계열사 대표이사 40%를 교체하는 ‘2024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강희석 이마트 대표 겸 SSG닷컴(쓱닷컴) 대표와 손영식 신세계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가 교체되는 ‘물갈이 인사’가 이뤄졌는데, 이명희 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출범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만큼 강 대표가 자리를 유지하는 등 소폭의 인사를 통해 성과를 기다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회장이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을 적용해 전폭적인 쇄신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G마켓 인수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실적이 나빠진 데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도 출시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마트 신임 대표에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선임됐다. 한 대표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이 단일 대표체제로 전환한 데 따라 3개 회사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기존 이마트 대표를 맡았던 강 대표가 물러나면서 쓱닷컴 역시 이인영 단일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한 대표는 경영과 실적 개선에 능한 그룹 내 전략·재무통으로 통한다. 2019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맡으면서 2020년 709억 규모의 영업손실을 개선해 지난해 영업이익 222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한 대표는 2001년 경영지원실 과장으로 신세계그룹에 몸담았으며, 그룹 경영지원실 기획관리 담당 상무보를 지내는 등 그룹의 경영지원실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2011년부터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팀 상무와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 담당 부사장보, 신세계그룹 관리총괄 부사장보를 거쳐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아왔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사로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의 대표를 통합한 데다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를 신설하겠다고 밝히면서 한 대표가 기존 사업의 시너지와 규모를 통한 효율화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상품 운용을 통합한 것과 같이 효율성을 극대화해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13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7.2% 줄어든 성과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 기준 39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85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한 것이다.

반면 이마트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오르고 있다. 2018년 71.0%에서 지난해 73.3%로 올랐다. 세 오프라인 유통점을 통합하면 83%대의 이마트24 원가율을 낮추고, 오르고 있는 이마트의 원가율 역시 다른 유통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 대표로 선임된 박 대표 역시 오랜 기간 경영지원업무를 맡아왔다. 1991년 신세계 경영기획실을 시작으로 백화점과 이마트를 거치며 경영지원 업무를 해왔다. 2016년부터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이사를 맡아 연결기준 매출액 2276억원 규모의 기업을 지난해 매출액 3240억원으로 키웠다. 신세계센트럴시티의 영업이익은 634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은 박 대표 선임을 통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추진하는 부동산 개발 등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센트럴시티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집객을 위한 콘텐츠 개발 등의 전문성을 살려 실적 개선을 이끈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3조139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8%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30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의 중요도가 높은 만큼 한 사람이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규모의 인사인 만큼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그룹의 경영 혁신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한채양 이마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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