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윰블리’ 별명, 즐기고 있어요”[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9. 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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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유미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땡글땡글’한 눈동자, 똑 소리 날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하나 하나 말할 땐 ‘러블리의 의인화’를 마주한 듯 하다. 그 역시 ‘윰블리(유미+러블리)’란 별명을 즐긴다고 고백했다.

“갑자기 불리게 된 별명이지만 진짜 친한 친구들 사이에선 즐겨부르고 있어요. ‘왜 이제 왔어, 윰블리?’라고요. 굉장히 재밌있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언젠가라도 그 별명으로 안 불리게 된다면 거기서 끝낼 거예요! 그 전에 이 일을 그만둘 거라고요!! 하하.”

정유미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신작 ‘잠’(감독 유재선)을 개봉하는 소감, 이선균과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기분, 연기에 대해 변해가는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정유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의 호평, 장단점이 있어요”

이 작품은 무서운 신예 유재선 감독의 상업 데뷔작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부였던 그는 ‘봉준호 키즈’답게 안정된 연출력과 독창적인 상상력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봉준호 감독의 도움이 있었다. 우연히 유 감독의 시나리오를 본 봉 감독이 정말 좋다며 캐스팅 물망에 오른 정유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마침내 나한테도 시나리오를 주시려나하는 마음에 설레었는데, 전화를 받으니 유재선이라는 훌륭한 후배가 데뷔작을 준비하고 있고 그 후배가 제 소속사로 시나리오를 보냈으니 여유가 있으면 읽어봐 달라고 하더라고요. 봉준호 감독 말을 듣자마자 바로 회사에 연락해서 시나리오를 먼저 건네 달라고 했고요. 시나리오가 재밌었지만, 이게 봉준호 감독의 추천에 마음이 치우친 건지 구별하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역시나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죠.”

배우 정유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잠’은 남편의 몽유병으로 인해 일상이 변해가는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아내 수진 역을 맡은 정유미는 점점 신경쇠약증에 물들어가는 변화를 강렬하게 보여준다. 그 덕분에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란 평까지 얻었다.

“전 그런 평을 받을 줄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더 그런 부분에 집중해서 연기했겠죠. 감독이 주는 디렉션으로만 연기했는데 어느새 ‘맑눈광’으로 표현되며 ‘광기 어려있다’는 평이 많이 들리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스크린 속 제 얼굴을 보고 많이 놀라긴 했어요. 로우샷이 많았는데, 여배우로선 솔직히 달갑지 않은 구도거든요? 하지만 완성본을 보니 꼭 필요한 앵글이었구나 싶었어요.”

봉준호 감독 역시 영화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고 평하며 영화에 힘을 실었다.

“봉준호 감독의 칭찬이 그렇게 빨리 나오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기분은 정말 좋은데 봉준호 감독의 호평을 들었다는 게 장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사람들이 미리 기대할 거 아녜요? 그런데 혹시나 재미 없었다면 ‘뭐야’ 이럴 수도 있잖아요. 한편으로 다행인 건 ‘봉준호 감독이 재밌게 봤다는데 당연히 재밌겠지!’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는 점이예요. 재밌게들 보겠죠?”

배우 정유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선균과 네번째 작품, 편안했어요”

그는 이번 작품으로 이선균과 네번째 호흡을 맞췄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첩첩산중’,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에서 함께 연기한 두 사람은 그래서 더욱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함께 영화찍은지 10년이나 흘렀더라고요. 세번이나 같이 작업해서 서로에 대한 밀도가 엄청 높았어요. 홍상수 감독 영화 안에서 훈련된 것도 있고요. 10년 만에 만났지만 떨리지도 않았고 편안했어요.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아무리 호감 있는 배우라도 이 영화로 처음 만났다면 어색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기대한 대로 이선균이 영화 곳곳을 많이 채워준 것 같아요. 평면적이었던 캐릭터가 덕분에 구체적으로 살아났다고나 할까요?”

촬영하면서 그가 대단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바로 극 중 날생선과 날고기를 씹어먹는 ‘현수’의 몽유병을 연기할 때였다고 했다.

“진짜 불쌍했고요. 하하. 생선을 씹고 수돗물을 벌컥 벌컥 마시는데 ‘와, 진짜 여기까지 가는구나. 저렇게까지 해야하는 구나. 난 과연 할 수 있을까? 아니, 못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연출부원들도 리허설로 직접 해봤다는데, 다들 안타까웠어요.”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예능인으로도 각광받는 그다. 나영석 PD 사단의 ‘윤스테이’ ‘서진이네’ ‘윤식당’ 등에 출연해 자연스러운 예능 감각을 보여줬다.

“저도 신기해요. 제가 예능이라니요. 타이밍이 잘 맞았어요. 또 밀착형 생활 예능이고 이젠 6년이나 해오니 팀에게 정도 붙더라고요. 드라마도 이렇게 길게 찍어본 적은 없으니까요. 재밌게 하고 있으니 이 역시도 제겐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해하고 있어요. 그 시간이 주는 힐링과 자유가 있거든요. 또 예능도 하는데 뭐든 못하겠어? 이런 자신감도 생기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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