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는 담담했다, 8월 ‘달’[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8. 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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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 사진제공|CJ ENM



배우 설경구의 8월 ‘달’은 왠지 담담해 보였다. 신작 ‘더 문’(감독 김용화)을 내놓는 시기였지만, 어쩐지 겸손했다.

“도경수와 함께 찍은 걸 보니, 저 혼자 날로 먹은 것 같아서 미안했어요. 게다가 제 몸에 힘까지 들어갔더라고요. 그럴려고 연기한 건 아닌데 말이죠. 완성본을 보니 경수는 살라고 몸부림 치는데, 전 리액션 할 게 없으니 어려웠어요. 진짜 경수가 다 해준 거예요.”

설경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더 문’ 작업기와 김용화 감독과 색다른 인연, 그리고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가 맡은 ‘재국’의 이야기들도 소상하게 풀어줬다.

배우 설경구, 사진제공|CJ ENM



■“재국이 미필적 고의? 마음의 범죄라고 생각해요”

그는 SF물을 애초 선호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더 문’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건 단 하나였다.

“개인적으로 우주SF물이 먼 미래 같아서 ‘우리나라가? 에이, 너무 먼데’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트리트먼트를 보니 김용화 감독이 달을 만들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완성도가 있으면 괜찮겠다 싶었고요. 실제로 ‘더 문’ 촬영 끝나고 1년 뒤에 궤도선을 올려서 궤도를 도는 것 보니 대한민국 대단하다고 새삼 느꼈죠. 엄청난 천재들이 사명감을 갖고 했다는 건데, 들어보니 우리나라가 우주강국 7위라더라고요. 6위와 격차가 엄청 나지만, 지원만 한다면 더 격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어요”

영화를 보면서 만족도도 높았다는 그다.

“전 첫 장면에선 우주라고 생각했는데 엔딩을 향해 질주할 땐 달이라는 걸 잊게 되더라고요. 발바닥이 지면에 닿은 이야기라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엔딩을 향해 질주할 땐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보였고요.”

그가 연기한 ‘재국’은 대한민국 우주센터 전 센터장으로 갈등의 중심축에 선다. 그러나 항간에선 재국의 전사를 두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미필적 고의라고요? 전 마음의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드러나진 않지만 그 죄의식을 갖고 앞으로도 살아가겠죠. 엔딩에서도 산으로 들어간 건 그런 마음으로 기도하기 위한 것 아니었을까요?”

배우 설경구, 사진제공|CJ ENM



■“중1도 40대도 볼 수 있는 영화죠”

김용화 감독과는 이전부터 재밌는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여름 성수기 대전에 들어가는 큰 영화는 오랜만에 해보는 것 같아요. 예전에 ‘감시자들’(2013, 감독 조의석) 개봉할 때 그 다음 날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가 개봉해서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 나네요. 조의석 감독이 고릴라에 쫓기는 꿈까지 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소문엔 ‘미스터 고’가 잘 나와서 관객수 천만명부터 카운트할 거라고 했거든요. 하하. 게다가 ‘해운대’(2009) 개봉 땐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와 맞붙었죠. 그땐 다행히 둘 다 잘됐어요.”

그렇게 돌고 돌아 김용화 감독과 함께 작업해보니 어떤 점이 색달랐느냐고 물었다.

“진도가 안 나가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텐션이 확 올라가서 ‘다음, 다음’ 막 가더라고요. 처음엔 당황스러웠어요. 그런데 이렇게 보니 또 소년 같더라고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반응도 즉각적으로 해주고요. 알고나면 편한 감독이에요. 직접 연기를 보여주면서 디렉션 주기도 하는데, 그건 자제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밀수’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빅4 대전 중 ‘더 문’을 꼭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들려줬다.

“중1도 좋아하고 40대 이상도 볼 수 있는 가족영화죠. 최근엔 우주소년단 시사를 했는데요. 아이들이 무척이나 오싹해하더라고요. 혼자 우주에서 생존해야만 하는 극한 상황이 공포처럼 느껴진다고요. 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아할만한 영화구나 싶었어요. 물론 어르신들도 좋아할 거예요. 김희애 어머니가 1940년대생인데 언론배급시사회 와서 도경수 팬이라고 하더라고요. 빨리 도경수를 보고 싶다고요. 저 역시 아이맥스로 보니 참 좋은 것 같았어요. 달 체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류의 영화는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봐야 영화적 쾌감이 더 클 거로 생각합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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