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홍명보 프로 사령탑 ‘최단기 10억 감독’ 우뚝…‘최초 1억 선수’ 이어 새 이정표

김용일 2023. 8. 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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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와 3년 연장 계약을 맺은 홍명보 감독.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제공 | 울산 현대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현역 시절 프로축구 선수 최초의 ‘연봉 1억 시대’를 연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으로도 새 이정표를 썼다. 국내 프로스포츠 토종 사령탑으로 ‘최단기 연봉 10억 시대’를 열어젖혔다.

울산 구단은 2일 ‘홍명보 감독과 2026년까지 함께 하는 3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홍 감독은 3년 총액 30억(연봉 10억)의 계약 조건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 결과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연봉 10억 대열에 오른 한국인 사령탑은 지난 2005~2018년 K리그1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고 ‘봉동이장’으로 사랑받은 최강희 현 산둥 타이산(중국) 감독에 이어 홍 감독이 두 번째다.

프로축구 사령탑 첫 연봉 10억을 수령했던 최강희 전 전북 현대 감독(현 중국 산둥 타이산 감독). 최승섭기자


다만 최 감독은 ‘근속연수’ 의미가 포함된 액수다. 그는 프로축구에서 보기 드물게 한 팀의 장수 사령탑으로 활동하면서 전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지휘봉을 놓기 전 마지막 연장 계약을 맺은 2016년 초 5년 계약을 맺을 때 연봉 10억 사령탑이 됐다. 최 감독은 2018년까지 전북 지휘봉을 잡고 이듬해 중국 무대로 떠났다. 홍 감독은 부임 3년 차만에 두 자릿수 연봉으로 연장 계약을 맺으면서 ‘최단기 연봉 10억 사령탑’ 역사를 쓰게 됐다.

축구와 함께 프로스포츠 양대 종목으로 불리는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역대 가장 높은 연봉(계약금 제외)을 수령한 한국인 사령탑은 2018년 말 SK와이번스 사령탑으로 부임한 염경엽 현 LG 감독, 2019년 말 두산 베어스와 연장 계약한 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 7억이다. 홍 감독이 연 사령탑 최단기 10억 연봉 기록은 축구를 넘어 프로스포츠 전체에 사령탑에 대한 가치와 잣대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 시절 홍명보가 지난 1994년 6월27일 미국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에서 후반 만회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홍명보 감독 포항 선수 시절 모습. 스포츠서울DB



홍 감독은 선수 시절인 1994년 미국월드컵 당시 2골을 넣으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뒤 이듬해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과 연봉 1억에 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 이전까지 연봉 5280만원을 받은 그는 89.4% 인상된 금액에 서명하면서 프로축구 최초의 ‘억대 몸값’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그로부터 28년이 지나 ‘10억 감독’으로 거듭나면서 한국 축구의 아이콘다운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각급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다가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직을 지낸 홍 감독은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울산 지휘봉을 잡으며 3년 6개월 만에 현장 지도자로 컴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 획득,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등 지도자로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혐한 홍 감독의 경험치는 ‘준우승 트라우마’에 시달린 울산을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는 탁월한 리더십으로 주전,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팀 내 ‘원 팀’ 문화를 입히는 데 앞장섰다. 이청용, 박주영 등 과거 대표팀 감독 시절 호흡을 맞춘 베테랑 선수를 중심으로 소통 폭을 넓히면서 스타 선수가 즐비한 팀 내 질서를 바로잡았다. 특히 ‘올 포 원, 원 포 올(ALL FOR ONE, ONE FOR ALL)’이라는 슬로건으로 하나 된 팀, 팀에 대한 로열티와 헌신을 화두로 삼으면서도 개인 특성을 살리는 부분 전술과 팀 매니지먼트를 선보였다.



그 결과 울산은 지난해 준우승의 한을 풀고 17년 만에 K리그 우승에 성공, 통산 세 번째 별을 달았다. 홍 감독과 구성원이 다져온 팀 내 위닝 멘탈리티는 해를 거듭하며 진화했다. 지난 시즌 울산은 9차례나 역전승으로 승점 3을 거머쥐었다. 안방에서 4승, 원정에서 5승이다. 장소와 컨디션에 구애받지 않고 ‘이긴다’는 신념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올 시즌엔 리그 24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홈과 원정에서 각각 두 차례씩 4회 역전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승 기운을 얻어 초반부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낸 울산은 18승2무4패(승점 56)를 기록 중이다.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4)와 승점 차가 무려 12점이나 된다.

홍 감독을 중심으로 코치진과 선수단, 프런트, 더 나아가 팬간의 신뢰가 강해지면서 울산은 창단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다. 홍 감독 역시 지난해 ‘우승 사령탑’으로 거듭나며 지도자로 제2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그는 “지난 시간이 팀을 파악하고 만들어 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울산이 K리그를 대표하는 리딩클럽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팬들은 나와 우리 선수가 한 걸음 더 나아갈 힘이자 원동력이다. 울산을 사랑하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연장 계약 소감을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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