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방글라데시 직원, 공장장 승진...“요즘은 많이 있어요”
“요즘은 국내 업체에 외국인 근로자 공장장도 많이 있습니다.” 회사에 근속하고 있는 6년차 방글라데시 출신 직원을 공장장으로 승진시킨 제조업체 대표가 한 말이다.
유튜브 채널 ‘이과장’에는 13일 외국인 근로자가 공장장인 소규모 제조 업체를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유튜버는 17년째 파티션을 제작하는 대한파티션을 찾아 공장장으로 일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6년차 직원 A(34) 씨를 소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직원은 5년 전 한국으로 와 바로 이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근속하고 있다.
오유석 대표에 따르면 A씨가 공장장이 된 지는 1년 6개월 정도 됐다고 한다. 공장장은 대표를 대신해서 제조 현장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는다. 따라서 제품 생산 공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업무가 능숙해야 맡을 수 있는 직책이다. A 공장장은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 대해 “우리 사장님이 내가 여러번 물어봐도 혼내지 않고 알려주고 도와줬다. 제가 배우고 싶어 하면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가르쳐줬다”며 오 대표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A씨는 “제가 공장장이 되기 전 한국 사람이 공장장이었다. 제가 일을 시작한 지 3년 6개월만에 공장장이 되어 이제 모든 일이 제 일이 됐다”며 “예전에 어떤 공장장은 다른 사람에게 일을 떠넘겼는데 이제 제가 공장장이니 회사의 모든 일을 하기 싫어도 제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보였다.
그는 또 대표에 대해서도 “우리는 가족처럼 일하고 있다. 사장님이 직원들을 모두 데려가서 소고기를 사주기도 한다”며 “아파트나 학교에 대해서도 사장님이 다 알려주셨다”고 했다. 그는 방글라데시에 있는 가족을 향해 “딸이 한국 나이로 6살이다. 딸이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말할 때마다 가족이 너무 보고 싶다”고 “가족에게 ‘나는 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서 괜찮다. 내 걱정은 말라. 잘 지내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 직원 외에도 이 공장에는 방글라데시 출신 36세 공장장이 한 명 더 있다고 한다. 외국인 직원은 총 4명이다. 오 대표는 “요즘은 다른 업체에도 외국인 근로자 공장장도 많이 생기고 있다”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신기한 일이겠지만 우리에겐 일반적인 일”이라고 했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 84만명... 대부분 ‘직원 30명 미만’ 제조업체 근무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은 지난해 기준으로 84만3000여명이다. 같은 기간 내·외국인 전체 취업자 수가 2808만9000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근로자 수는 전체 취업자의 3% 수준이다.
2022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개 직원 수 30명 미만의 제조업 회사에서 1~2년, 혹은 3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평균 임금은 200~300만 원 수준이 절반 이상이다.
통계를 자세히 보면, 외국인 노동자 10명 중 7명 정도가 ‘직원 수 30명 미만’ 회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기업에 해당하는 ‘직원 수 10~29명’ 회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소상공인으로 분류되는 ‘직원수 5~9명’과 영세기업으로 분류되는 ‘직원수 4명 이하’ 순이다. 직원 수 300명 이상 회사에서 근무하는 비중은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3% 수준으로 가장 적었다.
근속기간과 월평균 임금으로 보면 외국인 노동자의 약 60%가 1년 이상 근무하는 상용직이고 3년 이상 근속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1~2년만 근무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월평균 임금은 200~300만 원을 받는 이들이 51.1%로 집계됐다. 200만원 미만을 받는 외국인 노동자는 18.8%, 300만원 이상은 30.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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