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 경험... <창업가의 습관> 이상훈 저자

2023. 5. 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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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는 관계를 발전시키는 시스템
고객, 직원, 투자자, 지역사회로 확장해야

(인터뷰 1편에서 이어집니다)

제공 : 이상훈
“사업의 기술적인 부분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훌륭한 강점이 되기는커녕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될 뿐이다.” - 마이클 거버 <사업의 철학>(라이팅하우스) 28쪽 중에서

‘기업가 열병’을 앓는 기술자는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그 일을 택하며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너무 좋아해서 시작했던 그 일은 어느덧 하기 싫은 일이 되어 버리고, 낯설고 불쾌하고 잡다한 업무 속에 묻혀 버린다.

기술자는 자신이 지닌 독특한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했지만 어느덧 그 일의 특별함은 사라지고, 생계 유지의 도구로 전락해 버린다. 음식 솜씨가 좋다고 해서 식당을 차리면 안되는 이유다. 장사는 이윤을 남겨야 하는데, 식당을 운영하는 건 요리를 좋아하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 사업 목표는 매출 확대나 고객 확보도 아니고, 시스템 성능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의미인가요?

사업을 돈 버는 시스템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시스템이란 관점이 없으면 단기적인 성과, 즉 매출이나 고객 수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목표를 달성하게 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과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이란 관점에서 사업을 하면, 일정한 인풋에 따라 일정한 아웃풋이 나오게 되므로 그 성능만 높이게 되면, 인풋 대비 아웃풋이 좋아지므로 성과도 지속적으로 좋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과 중심으로 하면 사업을 하는 오너 입장에서는 10년이 지나도 남는 것이 없을 수 있는데, 시스템 성능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10년의 세월이 축적된 시스템을 소유하게 됩니다.

사업하는 분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이 매월 매출을 맞추고 직원들 월급 주고, 임대료 맞추기 위해서 애를 쓰는데, 10년이 지나도 계속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시스템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 한다면, 지금은 시스템에서 나오는 수익이 비용을 따라갈 수 없어서 적자가 나지만, 시간이 가면서 적자가 줄어들고, 흑자로 전환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창업이 시스템을 만들어서 운영한다는 관점을 가지게 되면, 매출이나 고객은 시스템의 아웃풋일 뿐이니, 시스템만 제대로 세팅하고 운영한다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가 매출이나 고객이 되므로, 마음 졸이며 사업할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 브랜딩은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단골을 늘려가는 과정이란 말도 뼈있는 얘기 같습니다.

보통 브랜딩을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브랜딩을 한다고 하면, 슬로건이나 로고를 만들거나,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마케팅의 개념이 왜곡되어서 생긴 결과라고 봅니다.

본래 마케팅이란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뜻하는데, 일반인들은 마케팅을 단순히 광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1.0마케팅 이후 광고 중심의 마케팅을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케팅이란 개념이 대중화되는 데 공헌을 한 분들이 주로 광고회사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마케팅 서적인 <마케팅 불변의 법칙>의 저자인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그런 관점에서 마케팅을 이해했기에 광고나 프로모션에 치우친 관점으로 마케팅을 설명했습니다.

이 당시의 광고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고객의 머리 속에 브랜드의 이미지를 잘 만들면 상품이 잘 팔린다는 식으로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브랜딩의 시초는 어떤 상품을 경험한 사람들이 그 상품에 대한 신뢰를 가지면서 그 브랜드가 찍힌 상품만을 찾게 되면서 생긴 개념입니다.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를 가장 쉽게 만드는 방법은 상품을 경험시키는 것입니다. 단순히 매체에 노출되는 광고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들고, 지속성이 떨어지는 비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자금이 많지 않은 창업자나 작은 회사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상품의 경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은 매출을 올리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고 강력한 방법입니다. 사실 브랜드 파워란 그 상품을 찾는 단골의 숫자입니다. 애플이나 코카콜라의 브랜드 파워가 강한 이유는 아이폰이나 코카콜라만 찾는 단골들의 숫자가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브랜드 파워를 높이려면, 단골 숫자를 꾸준히 늘려나가면 됩니다.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가성비 높고 강력한 방법이기에 단골을 늘려가는 과정이 바로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사업은 작은 수정의 반복이란 말도 흥미롭습니다.

이 이야기는 코칭을 하면서 나온 얘기인데, 사업을 하다 보면 뭔가 확 정리가되는 순간이 옵니다. 일종의 인사이트를 얻는 순간인데, 오랜 시간 막혀 있던 문제가 풀리는 순간입니다. 강의를 듣거나, 코칭을 받거나, 마음에 드는 책을 읽었을 때 찾아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주욱 그려지면서 빨리 도입해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대대적인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밀어붙이려고 합니다. 그런데, 사업은 시스템이라고 했습니다. 시스템이란 관점에서 보았을 때, 내가 그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이 있고, 어떤 부분은 잘 돌아가고 있고, 어떤 부분은 문제가 있습니다.

전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렸는데, 하루아침에 그 시스템 전체를 바꾼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처음 사업을 막 시작할 때와는 달리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달리고 있는 기차를 멈추지 않고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인거죠.

그 상황에서는 한꺼번에 엔진을 들어내고, 차체를 바꾸고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전체 그림을 가지고, 전체 시스템이 멈추지 않는 한도 내에서 조금씩 수정을 해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갑자기 필이 꽂혀서 랜딩페이지를 다 바꾸었는데, 이전보다 실적이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이전으로 되돌려야 하는데, 기존 페이지를 백업해 놓지 않아서 그동안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들어온 성과를 모두 무산시켜버릴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이미 사업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는 변화를 주더라도 조금씩 테스트를 하면서 바꿔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창업은 태양계 하나를 만드는 일이라는 설명도 인상적입니다.

창업이라는 것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그걸 만드는 것이 단순히 물건을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스템을 우리말로 하면 하나의 ‘계’에 해당합니다. 태양계의 ‘계’라는 단어가 바로 시스템을 뜻하는 것이죠.

시스템의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가 ‘돈다’입니다. 태양계를 만든다고 생각해보면, 태양과 각 행성들을 먼저 만들고, 각 행성간의 관계를 설정하고, 그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움직이게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움직임을 유지하게 해야 하고, 그 움직임에 오차가 생기면 조금씩 보완하면서 잘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창업이란 것도 마찬가지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구조와 메커니즘도 유사합니다. 회사와 고객 사이에 상품과 돈이 움직이게 만들고, 그 사이에 직원들이 관여하고, 또 다른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여하게 됩니다. 그들 사이의 관계가 적절히 유지되게 하고, 그 모든 움직임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적절히 개입하여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조물주가 태양계를 창조하듯이, 창업가가 비즈니스 시스템을 창조한다는 마음으로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그 정도로 보람있고 의미있는 작업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 비즈니스는 관계를 발전시키는 시스템이고, 고객과의 관계는 마케팅, 직원과의 관계는 조직 문화라고 하셨어요.

비즈니스를 시스템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시스템의 특징은 끊임없이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 순환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바로 구성 요소 사이에 관계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된다는 의미입니다. 회사와 고객 사이의 시스템이 메인 시스템인데,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회사와 고객 사이의 관계가 점점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관계를 3단계로 발전한다고 봅니다.

처음에서 서로 알아가는 ‘알기 단계’, 그 다음엔 신뢰를 가지고 믿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랑하기 단계’, 그리고 결국은 서로 공감하고 함께 일을 해나가는 ‘하나되기 단계’로 발전하는 거죠.

이렇게 고객과 회사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시스템이 고객 시스템이고, 마케팅 시스템이라고도 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다 보면 또다른 관계가 생기는데 직원이 늘어나면서 회사와 직원간의 관계가 생깁니다. 채용으로부터 인사관리, 퇴직관리 등에 이르는 과정입니다. 이게 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조직문화인 거죠. HR이라고도 하는데, 예전에는 이걸 Human Resource라고 했지만, 지금은 Human Relations라고도 부릅니다.

그 다음에 회사가 투자를 받게 되면 투자자와의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생깁니다. 이게 IR (Invest Relations)이죠.

회사가 더 성장하면, 지역사회나 공공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일반 대중들과의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생깁니다. 그걸 관리하는 분야가 PR입니다. 보통 홍보라는 말로 왜곡되어 있는데, 정확히는 대중과의 관계, 즉 Public Relations입니다.

결국 비즈니스란 것은 처음에는 고객으로 시작하지만, 그 다음엔 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등의 공공영역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것이고, 그것이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각각에 해당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겠죠.

출처 : 좋은습관연구소, 라이팅하우스 출판사
신기수 (문화기획자, 즐거운예감 대표 / with@artwit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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