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10만㎞ 누빈 이영 "사이버 중기청·벤처밸리 만들 것"
中企 매출·수출 기여도 50% 달성 목표
규제개혁 시도…중소·벤처업계 숙원 해결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창업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추진한 주요 정책 성과를 발표하고 향후 역점 과제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사이버 공간에 중기청, 벤처밸리 만들 것"=그는 1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6월을 넘기기 전에 범부처 벤처·스타트업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대책 중 일부 내용을 소개하며 "전국에 17개의 지방 중기청이 있는데, 18번째 중기청을 사이버 공간에 만들 예정이다. 18번째 중기청은 디지털 중기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이버상에 벤처밸리를 만들어 외국 국적을 가진 분들도 입주하게 할 것"이라며 "기존 벤처·스타트업 정책 중에 미비한 걸 보완하고 신(新)경제 체제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준비했다"고 예고했다.
중소기업 정책 목표는 '중소·벤처기업 50+'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 경제에 중소기업의 수출·매출이 각각 50% 이상을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40%대에 머물러 있다.
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개혁을 위해 '글로벌 혁신특구'를 조성하고, 전국을 돌며 '규제개혁 로드쇼'를 열어 고질적인 규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로드쇼의 첫 번째 주제는 비대면 의료 허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의료·바이오 분야다.
이 밖에 이 장관은 ▲노란우산공제 제도 개편 ▲부처별로 흩어진 기술보호기관 일원화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 등의 계획을 전했다.
◆소상공인 위기 극복…업계 숙원 해결= 이 장관이 취임 초에 역점을 둔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경영 위기 극복이었다.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된 다음 날부터 손실보전금을 지급하기 시작해 이틀 만에 17조3000억원, 예산의 75%를 집행했다. 결과적으로 총 23조원을 규모의 손실보상금 373만개 업체에 지원했다.
내수 진작을 위한 '동행축제'를 연 3회 전국적으로 확대 개편하고, 이태원 상권 살리기를 도모하는 '헤이 이태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가장 큰 성과는 중소기업계가 14년 동안 염원해온 납품대금 연동제, 벤처업계의 숙원 사업인 복수의결권 도입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납품대금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부담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2008년 처음 논의가 시작됐지만, 사적 계약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이견에 부딪혀 도입이 무산되곤 했다.
지난해 6월 이 장관은 '민관합동 납품대금 연동제 TF'를 구성하고, 국회와 대·중소기업, 관계부처 등 다양한 주체들이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12월 법제화에 성공했다.
복수의결권은 벤처기업이 대규모 지분투자를 받을 경우 창업주의 지분율이 희석돼 경영권이 불안정해지는 걸 막는 수단이다.
일부 야당 의원이 제도 오남용을 우려해 법안 처리에 반대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이 4차례 계류되며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지낸 이 장관이 직접 나서 의원들을 설득한 결과 지난달 법안 발의 3년 만에 복수의결권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5개국 10만㎞ 뛰어…"외계인과도 협업"= 벤처기업을 20년간 이끌어온 벤처인 출신답게 '가지 않은 길'을 도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중소·벤처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직접 방문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2억2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펀드 조성에 합의했고, 지난달 보스턴에선 랩 센트럴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침체된 바이오·헬스 업계에 희소식을 가져왔다. '오일 머니'를 품은 중동에선 두바이에 1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개소했으며, 사우디 정부 측의 GBC 공간 무상 제공에 합의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정부의 노력에 민간도 화답했다. 지난 1월 CES 2023에서 우리 창업·벤처기업 111곳이 혁신상을 받으며 3년 전(30곳)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3월 중동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반(BIBAN) 2023에서는 우리 스타트업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이 장관은 지난 1년간 총 8차례에 걸쳐 5개국을 다녀왔는데 전체 이동 거리를 살펴보니 10만㎞ 이상이었다. 이는 약 400㎞가 넘는 서울에서 부산까지를 125번 왕복한 거리다.
이 장관은 "기업을 위해서라면 외계인과도 협업할 용의가 있다"며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의 보폭에 맞춰 해외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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