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향수, 그리고 향기... 테이 소극장 콘서트 'Perfume'

이솔 2023. 5. 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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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편한엔터테인먼트 제공, 테이 Perfume

(MHN스포츠 이솔 기자) "하하하, 이건 이제 내노래다!" 6년만에 관객들과 호흡한 테이가 가장 공들여(?) 전한 메시지다.

지난 27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로 SAC아트홀에서 펼쳐진 테이의 소극장 콘서트, Perfume(향기, 향수)에서는 6년만에 팬들앞에 선 테이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특별한 주제가 있는 무대 대신, 테이는 그 동안 전하지 못했던 '가수' 테이의 이야기와 속마음을 2시간이라는 짧은 무대 안에 꼭꼭 채웠다.

무대 구성

단순했다. 드럼-건반-기타-베이스-코러스로 구성된 공연은 특별한 무대 장치 대신 테이 한 사람을 온전히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특별한 무대장치와 퍼포먼스는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담백한 공연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테이의 재치있는 이야기가 무대, 그리고 관객들의 귀를 꽉꽉 채웠다.

주제

Perfume이라는 콘서트명처럼, 이번 콘서트에서는 테이가 느꼈던 지난 6년간의 아름다운 향기들을 테이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또한 의도된 사항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연 중간중간 '20년 전', 첫 앨범을 발매할 당시를 회상했던 테이의 이야기에서는 향수(Perfume) 대신 향수(homesickness)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을 통해 선보인 21년차 가수의 고급스러운 (언어)유희였다.

팬들 또한 테이와 함께 했던,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며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MHN스포츠 이솔 기자, SAC 아트홀

공연 구성

공연 구성에서 가장 돋보였던 점은 테이의 경력(짬)에서 나오는 상황 대처능력이었다. 

단지 팬들의 반응에 '하하 그래요?'라는,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넘어 팬들, 특히 '특정 팬'들의 반응을 유도하고 이를 공연 과정의 하나로 활용했다.

팬클럽 또한 테이의 노래처럼 담백했다. 흔히 '익룡 응원'이라고 부르는 응원문화와는 다르게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쳐지지도 않게 호응을 유도하며 콘서트를 처음 오는 관객들에게도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다.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는 그의 능력을 보고 있자니, 콘서트를 조용히 관람하는 편인 필자조차도 테이의 한 마디마다 고개를 끄덕거리고 웃음을 터트리는 등 몰입하며 무대를 즐겼다.

물론 호불호 요소들도 있었다.

'후끈한 공연장의 열기'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연장 내부는 다소 더웠다. 앉아있던 시트가 너무 뜨거워져서 수 차례 자세를 고쳐앉아야 했다.

이어 출구가 단 하나밖에 없는 관계로 퇴장 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꽤나 오랫동안 서 있었던 만큼 '천천히 퇴장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공연장 뒷자리(F-G열 이후)에서는 상대적으로 테이의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있었다. 가성이나 조용한 창법이 필요한 노래에서는 본연의 느낌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 물론 1일차 공연이었던 관계로 이는 추후 달라질 수 있는 사항이었다.

한편, '어떤 노래 나오나요'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할 수는 없지만 '7년을 하루만에 다 끌낼 수 있는' 테이의 노랫말과는 다르게, 21년의 시간을 단 두 시간에 눌러담기 위해 테이는 '대표곡' 위주의 공연을 구성했다.

아쉽게도 필자가 좋아했던 '나무', '녹' 등의 숨겨진 명곡은 들을 수 없었다.

모든 이들이 태어나던 그 때와 같은 '놀라운 오프닝'을 지나, 과거의 명곡들로부터 시작되는 무대에서는 '테이'로써 살았던 날들, 그리고 테이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도전했던 그 나날들, 그리고 다시 '테이'로써 살아갈 나날들이 무대를 수놓았다.

킬포인트는 "하하하, 이건 이제 내노래다!"라고 외치는 그 장면이다. 어떤 노래일지, 그리고 언제 등장할지는 상상에 맡긴다.

공연 중간중간에는 방송에서는 듣기 어려웠던 내용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테이의 '찐팬'조차도 알지 못했을 정보들이다.

6년의 기다림을 '시원하게' 풀어낸 테이, 콘서트에 나서고자 했던 그의 열망과 아쉬움,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가 담긴 이번 콘서트는 아름답고 찬란했던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는 팬들의 마음 속에 또 하나의 향기를 남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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