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디렉터와 나눈 '서든어택' 끝장 인터뷰

문원빈 기자 2023. 4. 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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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 목표 “언제든 다시 찾아와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
- 김태현 넥슨 서든어택 디렉터

'서든어택' 기자에겐 정말 추억이 가득한 게임이다. 게임 동료들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처음 마주했던 날, 그들과 온·오프라인 대회를 출전했던 경험, 패배의 고배를 다시 마시지 않기 위해 PC방에서 밤을 새운 연습 등 그야말로 희노애락을 겪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서든어택과도 멀어졌다.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도 당연히 연락이 닿지 않는다. 어느새 15년이 지났다. 어느 날 서든어택 라이브 쇼케이스를 접했다. 최근 디렉터가 직접 방송에 나와 유저들과 소통하는 콘텐츠는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지만 서든어택 라이브 방송은 생소했다. "서든어택으로 무슨 라이브 방송을 하지"라는 생각으로 지켜봤다.

방송을 보니 김태현 기획팀장이 새로운 디렉터로 취임했다. 그 또한 의견을 많이 듣고 게임을 함께 만들겠다는 기조를 갖고 있었다. 쇼케이스 이전 행적을 살펴보니 꾸준하게 유저들과 의견을 나눈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쇼케이스에서도 유저들의 질문에 진솔하게 답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쇼케이스를 보면서 과거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오랜만에 서든어택을 실행했다. "반갑다 TRG" 클랜에서 메인 스나이퍼를 맡았다가 쫒겨난 마음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곧장 제3 보급창고 방에 입장했다.

서든어택은 15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온종일 연습하며 익혔던 브레이킹, 버닝샷 등 각종 테크닉 감각이 손에 남아있었다. 당연히 예전보다 형편 없는 실력에 답답했지만 과거 재미를 그대로 느끼는 것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유저 입장에선 단순히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만 했지만 게임 기자가 된 지금은 서든어택 자체에 흥미가 생겼다. 게임을 즐기면서 일부 요소에는 의문이 들었고 앞으로의 방향성이 궁금했다. 오래된 게임인 만큼 개발자도 분명 고충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김태현 넥슨 서든어택 디렉터를 만나봤다.

 

■ 김태현 디렉터의 서든어택 실력은?



"내가 즐기는 게임을 개발하는 디렉터는 과연 게임을 얼마나 할까?" 게이머라면 당연히 가지는 궁금증이다. 최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 총괄 옥성태 네오플 디렉터가 유저들의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놀랄 만한 게임 실력을 자랑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서든어택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 김 디렉터 실력이 궁금해 질문했다. 



 



Q. 하루 서든어택 플레이 시간과 계급을 공개한다면?



항상 유저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기획팀장 시절에도 동일했지만 기본적으로 하루 1시간 이상 즐긴다. 출근하자마자 혹은 퇴근하고 플레이한다. 계급은 골드와 마스터 사이에서 변동하는 편이다. 과거 서든어택을 즐길 때 재밌었던 추억이 많았다. 그 추억으로 입사까지 하게 됐다. 지금도 유저 입장에서 서든어택을 바라보며 즐기고 있다.



 



Q. 개발팀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다들 서든어택을 열심히 한다. 그 중에서 '레전드' 등급을 달성할 정도로 정말 실력이 뛰어난 팀원도 다수 있다. 저와 비슷하게 서든어택의 추억을 계기로 입사한 인원들이 대부분이다. 저 또한 팀원들과 원활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게임을 꾸준하게 즐겨야 한다



 



Q. 최근 자주 사용하는 총기는?



이전에 M4A1을 주로 사용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라이플을 사용한다. 스나이퍼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 요즘은 'NA-94'라는 총기를 자주 사용한다. NA-94 특징은 고속 2점사인데 최근 3점사가 되는 총기를 만들었다. 해당 총기가 개인적으로 사용감이 잘 맞았다.



■ 밸런스는 어떻게 조정될 계획인가?



어느 게임이든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게임 자체 성향, 캐릭터의 특징, 각 캐릭터 간의 상성 관계, 지형적 변수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정말 많다. 흔히 말하는 '황금 밸런스'는 게이머와 개발자가 꿈꾸는 이상향일 뿐 현실에선 이뤄낼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다고 밸런스를 포기할 수도 없다. FPS의 경우 특정 총기가 특출나게 좋으면 당연히 유저들은 해당 총기만 사용한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개성이 사라지고 게임 자체 재미가 점점 상실된다. 



서든어택도 꾸준하게 총기, 맵 밸런스를 조정하는 게임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웨어하우스 맵 밸런스를 조정했다. 과연 웨어하우스 밸런스는 어떻게 달라졌고 현재 총기 밸런스에 대한 김 디렉터의 생각과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Q. 웨어하우스 승률을 45:55까지 맞춰보겠다고 언급했다. 



4월 19일 기준 47:53으로 개선됐다. 3월 24일 2차 수정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업데이트 직후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승률은 39:61 정도 비율이었다. 블루 팀 선호도도 여전히 높았다. 하지만 맵 자체는 확실한 변화를 줬기에 경험에 따른 문제라 생각하고 지켜봤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개선되기 시작했다. 업데이트 1개월 정도 지난 현재 시점에선 승률이 안정세를 보였고 선호도 또한 블루, 레드 팀 중 어느 한 팀으로 크게 쏠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웨어하우스는 추가 개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중이다. 



 



Q. 총기 밸런스 지적이 많다.



과거 서든어택에서는 거의 모든 유저 TRG와 AK-47을 고정으로 사용했다. 그 총을 잘 사용하는 것이 서든어택의 필수 과제였다. 개인적으로 다른 FPS 게임을 보면 규칙이 다른 것도 있겠지만 총기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이 FPS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기조로 과거 5~6년 동안 신규 총기를 꾸준히 출시하고 밸런스를 조정하면서 무기 슬롯창에 정말 다양한 총기를 넣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지금은 취향, 맵, 상황에 따라 TRG와 AK-47 외에 다른 총기를 많이 사용한다.



이 상황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밸런스를 맞춰보고 있는데 완벽하게 맞추는 것은 정말 어렵다. 의도한 것도 있고 의도하지 않은 것도 있고 만약 그 과정에서 게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면 급하게 핫픽스로 대응했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계속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Q. 핫픽스가 필요할 정도로 밸런스를 붕괴시킨 총기도 있었는가?



QBD-4라는 권총샷건이 밸런스적으로 정말 심각했다. 



 



Q. Mak-11, 12 하향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Mak-11, 12 등장 배경을 먼저 설명하겠다. 서든어택은 스나이퍼가 적을 한 번에 제압하는 게임이다. 굉장히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다. 이렇게 강력한 스나이퍼들을 어떻게든 상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카운터 개념으로 이동속도가 빠른 무기를 출시했다. 스나이퍼들이 맞추기 어려운 난도를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것이 Mak-11, 12가 탄생한 배경이다.



하지만 스나이퍼 대항마로 의도한 MAK-11, 12가 라이플 싸움에서도 유용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동속도가 빠르니까 위치 상 전략적 우위까지 선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Mak-11, 12가 밸런스 문제로 꼽히는 이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Mak-11, 12 명중률을 떨어뜨렸다. 패치 이후 Mak-11, 12를 사용하는 유저 수가 30% 정도 줄었다. 그래도 여전히 선호하는 무기이며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고민 중이다. 이동속도를 줄이자니 출시 의도와 맞지 않으니까 다른 방안을 열심히 모색하고 있다. 언제 확정적으로 하겠다고는 지금 시점에 말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좋은 방안을 찾아보겠다.



 



Q. 보조무기 너무 강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앞선 질문에 연장성이다. 공감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매우 강력한 스나이퍼가 강한 보조무기를 착용하면 오버 밸런스라는 의견이 있었다. 밸런스를 위해 "스나이퍼를 약하게 해볼까"라는 고민을 했다. 하지만 스나이퍼를 약하게 만들면 서든어택 고유의 느낌이 사라질 것 같다. 그렇다고 많은 유저가 말하는 대로 "보조무기를 대폭 하향하는 것이 맞는가"도 확실한 답은 아닌 것 같다. 다음 발표에서 내부 생각을 정리해서 전하겠다.



■ 서든어택 발전을 위한 개선안은?



"게임은 늘 변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의 숙명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많은 신작 게임이 출시된다. 출시 속도도 점점 빨라진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유저들에게 더 재밌는 콘텐츠, 더 나은 편의성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서든어택도 마찬가지다. 개발팀은 여러 변화를 고민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정보창을 업데이트했다. 변경된 UI를 보며 유저들은 많은 의견을 내고 있다. 좋은 의도로 결정한 변화라도 늘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수많은 유저의 취향을 모두 맞추는 것도 황금 밸런스와 같은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때도 있는 반면 시간이 흐르면서 유저들이 적응한 이후 부정적이었던 평가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정보창 변화 관련해선 아직 호불호가 다소 나뉘는 분위기다. 김 디렉터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든어택에 어떠한 변화들이 필요할 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Q. 최근 사용자 정보창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개인적으로 킬/데스가 더 강조되는 형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부에서 20번 정도 업데이트를 반복했다. 거의 모든 팀원들의 의견을 접수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사실 1차 버전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나아졌다. 업데이트 이후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본래 정보가 있던 위치에 동일한 정보가 배치되길 원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내부에선 정말 많이 축약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갑자기 정보 위치가 변하고 화면이 커지니까 유저들이 체감하는 온도차가 발생한 것이다. 업데이트 노트에서도 "의견을 주면 세밀하게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양한 의견 중 필요한 것들은 적절하게 반영할 계획이다.



 



Q. 랭크전 맵 다양화는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두 가지 내용이 포함된 질문인 것 같다. 랭크전 맵 자체를 10개에서 15개로 확장한다는 질문이면 고려 중이다. 사실 모든 랭크전 맵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제발 이런 거 넣지 말아달라. 개발팀은 게임을 하는 것이냐"라는 의견이 많은 맵도 있다.



단순히 랭크전 맵의 절대 수량을 확장하는 것은 "과연 좋은 것일까"와 "그래도 조금 더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낫지 않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시즌마다 변화가 있긴 하겠지만 올해 시즌이 2번 남았으니 한 번은 확장해서 서비스를 해 볼 의향은 있다. 



신규 맵을 추가할 것인지에 대한 관점에선 메인인 폭파 미션 맵을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빠른 주기로 추가하긴 어렵다. 인터뷰 자리에서 공개하자면 5월 중 폭파 미션 맵을 추가할 예정이다. 



 



Q. 공식 클랜 추가 계획은?



현재 유저들이 신청하고 내부 기준에 따라 선별하는 방식이다. 공식 클랜 시스템 출시 목적은 울산, 미라지 등 대표 클랜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실패했다.



이에 따가 공식 클랜 선별 방식을 클랜이 돋보일 수 있는 방식으로 완전히 변경할 계획이다. 클랜 랭크전도 마찬가지다. 클랜원들이 클랜 활동을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활동을 열심히 하는 클랜을 공식 클랜으로 지정한 후 공식 클랜 간의 토너먼트를 주기적으로 개최할 것이다. 토너먼트에서 최상위 성적을 달성한 클랜에게 눈에 띄는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Q. 브리핑 기능 세밀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직접 체험하니까 버그로 위치가 정확하게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현재 서든어택에서는 마우스 휠로 핑을 찍는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대화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자체 보이스톡을 지원하는 이유다.음성 커뮤니케이션 모듈은 '비복스'를 사용한다. 서든어택은 넥슨 게임 중 가장 많은 비복스 트래픽을 자랑한다.



하지만 대화 방식이 장점만 있진 않았다. 욕설, 비방을 난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핑을 세밀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의 필요성을 느꼈다. 다른 게임을 보면 마우스 휠 버튼을 클릭하면 메시지 목록이 나타나고 그것을 클릭해 상황을 전달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기능들이 편하진 않다고 느꼈다.



이에 따라 서든어택 감성에 맞춰 굉장히 편한 방식으로 브리핑 기능을 확장시키겠다는 의도로 기획팀에서 작업 중이다. 어떤 형태가 될 진 모르겠지만 다양한 정보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능은 계속해서 추가해 볼 계획이다.



 



Q. 지난 방송에서 P2P 문제 관련 실마리를 찾았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현재 폭파 미션, 데스 매치, 개인전 등 대표적인 콘텐츠들은 중앙 집중식 서버를 사용한다. 더 이상 P2P 호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조사 결과 과거 개발했던 P2P 코드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포착했다. 굉장히 오래된 코드라 불규칙적으로 문제를 발생시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그 원인을 수정하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선보이겠다는 의미였다.



유저들은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게임 시작을 누르고 매칭이 되어 맵을 로딩하면 게임을 즐길 준비를 시작하는데 맵 로딩 종료와 동시에 게임에서 튕긴다. 중앙 집중식 서버에 유저가 붙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쉽게 설명해 네트워크 개인 플레이어 소켓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깨져버리는 현상이다. 내부에서 해결책은 찾은 만큼 빠르면 4월 말, 늦으면 5월 초 업데이트를 선보이겠다.



■ 불법 프로그램 대응 현황은?



불법 프로그램과의 전쟁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게임사는 유저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보안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악성 개발자들은 어떻게든 그 보안 프로그램의 빈 틈을 노려 핵을 만든 후 판매한다.



서든어택은 최근 SA쉴드, 정책 변화 등 직, 간접적인 조치로 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간접적인 대응이 인상적이었는데 여러 대응으로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 수가 얼마나 줄었는지 질문했다.



 



Q. 과거에 비해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 클랜이 얼마나 줄었는지 궁금하다.



불법 프로그램 대응은 이미 하고 있는 것이 정말 많다. 길로틴이라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예전처럼 대놓고 사용하는 핵 프로그램들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최대한 들키지 않고 사용하는 핵들은 조금 남아있다.



핵 판매 동향을 내부에서 계속 추적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 가격이 굉장히 비싸졌다. 다양한 방어책을 추가하니까 불법 프로그램 제작자들도 극소수만 제외하고 대거 낙오됐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싼 핵들은 제재되지 않을 것을 자신한다. 그러나 여러 대응 방안을 추가한 결과 이마저도 많이 줄었다. 앞으로도 철저하게 핵 사용 유저를 제재하면서 대응안도 꾸준히 확대할 것이다.



지난 발표에서도 말했듯이 과거에는 핵 프로그램을 처음 사용하다가 발각됐을 때 90일만 정지했다면 이제는 즉시 영구 정지로 변경됐다. 인증 절차도 1회만 하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는데 이제는 IP가 변경될 경우 인증을 매번 진행해야 한다. 편의성을 위해 오픈했던 PC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계정이 아니라면 즐길 수가 없을 수준이다.



이렇게 다양한 조치를 가하니까 전반적으로 불법 프로그램 사용 수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50~60% 수준으로 드라마틱한 변화까진 아니다. 클랜 단위 제재는 정책 상 발표 1개월 후 적용할 수 있다. (해당 정책은 4월 21일부터 시행됐다.) 문제 시 되는 클랜들은 즉시 해체할 것이다.



흔히 핵과 보완 프로그램 관계를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 말한다. 어느 게임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불법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막을 순 없다. 유저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직접적인 대응책과 함께 간접적인 대응 방식도 계속 보완시키겠다.



 



Q. 최고 랭크 유저들도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가?



최고 랭크인 '레전드' 중에서도 '불타는 레전드'라고 더 잘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정말 서든어택을 잘하는 유저들이다. 랭크전 점수가 너무 높아서 매칭이 제대로 잡히지 않을 정도다.



해당 유저들끼리 대화를 나누는데 그 대화의 주 내용이 "정말 손 플레이 맞냐?", "핵 아니냐?" 등이다. 랭킹을 가시적으로 노출시키니까 유저들끼리 서로 검색하고 의심이 되는 상황에선 해당 유저를 차단한다. 유저들 사이에서 차단을 당한 유저는 매칭이 되지 않아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진다.



랭킹 경쟁 시스템을 선보이니까 최상위권 유저들은 굉장히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긴다. 보면서도 신기했다. 자연스럽게 핵 프로그램이 막아지는 사례라 볼 수 있다.



 



Q. 욕설, 비방 채팅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다.



채팅의 경우 AI가 검수하고 있다. 예전보다 검수 능력이 정말 많이 발전했다. 이를 훨씬 확장시켜서 음성까지 검수하고 음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제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아직은 자연어를 검수하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시간이 필요하다.   



■ 64비트 클라이언트가 가져올 서든어택 변화는?



라이브 쇼케이스에서 서든어택도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와 같이 64비트 클라이언트 도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64비트 클라이언트는 게임 개발 입장에서 보다 다양한 것들을 시도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과연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Q. 64비트 클라이언트가 화제다. 64비트 클라이언트로 상향될 경우 게임 사양이 얼마나 높아지는가?



클라이언트를 상향해도 사양이 당장 높아지진 않는다. 다만 지난 방송에서도 언급했듯이 32비트 윈도우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서든어택을 즐길 수 없게 된다. 약 1000명 정도 있다. 이들이 OS를 변경하도록 미리 알릴 예정이다.



사양의 경우 내부 리소스 퀄리티를 상향하는 것에 비례해서 높아진. 예를 들면 그래픽 퀄리티를 끌어올리거나 해상도를 상향하는 조치가 대표적이다. 유저들이 언급했던 144Hz 대응도 이에 포함된다.



64비트 클라이언트로 변경하면 그동안 게임에서 메모리를 사용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인해 가능했지만 기술적으로 막혔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된다. 64비트 클라이언트 이후 해상도이나 주사율을 확장할 때 사양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Q. 윈도우10 최적화도 해결될 수 있는가?



윈도우10은 64비트 기반 OS다. 일부 사용자를 위해 32비트 버전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든어택은 현재 32비트 클라이언트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구조적으로 윈도우10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요소들이 있다.



이는 64비트 클라이언트로 변경되면 내부에서 건드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개선될 것이다. 내부에서도 자연스럽게 최적화가 맞춰지는 현상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64비트 클라이언트로 상향 이후 접수되는 피드백들은 즉각 대응할 것이다.



 



Q. 마우스 폴링레이트 조절 기능 추가도 가능한가?



서든어택이 개발될 당시에는 마우스 적용값을 받아내는 기술이 다이렉트 인풋 밖에 없었다. 다이렉트 인풋은 마우스에서 내보내는 값을 100% 거르지 않고 클라이언트에서 전달한다. 폴링레이트가 높아질수록 게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고성능 마우스를 사용할시 발생하는 물결 현상도 이에 해당된다. 



너무 잘 알고 있다. 해결 방법도 간단하다. 다이렉트 인풋에서 윈도우 인풋으로 변경하면 된다. 실제로 내부에서 개발자들이 "해결했다"며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내부에서 테스트한 결과 감도가 너무 달라졌다. 서든어택을 꾸준하게 즐겼던 테스터들도 "이건 서든어택이 아닌데?"라고 반응해 보류한 상태다.



하지만 성능이 좋은 장비를 사용하는데 이것이 방해가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난도가 매우 높지만 현재 두 방식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반드시 해결할 것이다.



■ 서든어택 고유의 재미 vs 신규 유저의 진입장벽



서든어택을 경험한 게이머라면 '버닝샷'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버닝샷은 엔진 버그 기술이다. 쉽게 말해 서든어택 자체 렉을 활용한 테크닉이다. 던전앤파이터 그래플러, 스트리트파이터 4타 잡기와 같은 개념이다. 버닝샷을 사용할 경우 상대 시선에선 캐릭터가 공중에 뜬 상태로 총을 쏜 것처럼 보여진다. 실제로 캐릭터는 지상에서 공격했지만 서로의 순간적인 렉으로 정보값이 달라지는 것이다.



폭파 미션 맵에서 레드 팀이 폭탄을 설치하기 위해 돌파하고 블루 팀은 이를 방어한다. 이에 따라 블루 팀은 먼저 자리를 선점해 적이 오길 기다린다. 서든어택 스나이퍼는 적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는 살상 능력을 가졌다. 블루 팀 스나이퍼는 상대의 동선을 미리 예측해 줌을 당기고 대기한다. 개념적으로 대기 중인 블루 팀의 방어 앞에 몸을 노출시켜 돌파해야 하는 레드 팀이 불리하다. 버닝샷은 이를 파훼하기 위한 용도로 자주 사용된다.



사실 레드 팀 입장에선 연막탄이나 섬광탄을 던져 상대의 시야를 차단하고 돌파하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서든어택에선 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수류탄의 메리트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각종 테크닉이 수년 동안 유지되어 오면서 하나의 실력 싸움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기자도 버닝샷, 백샷을 연습하기 위해 정말 많은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버닝샷은 정상적인 플레이로 볼 수 없다. 하지만 양면성이 있다. 서든어택을 깊게 즐기는 입장에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신규 유저, 초보자에겐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디렉터도 분명 고민이 많을 것 같아 관련 내용을 질문했다.



 



Q. 화덕, 버닝, 백샷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사실 즉시 개선할 수 있다. 서든어택을 즐기고 직접 사용했으니 알겠지만 내부에서도 일종의 테크닉이라 생각한다. 생소한 유저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하면 서든어택은 오래된 게임이다. P2P 서버를 사용하니까 통신망을 극도로 줄여야 했다. 이로 인해 캐릭터의 모션을 플레이어가 100% 공유할 수 없다.



최신 기술에서는 초당 50번 송신한다면 서든어택은 초당 10번 밖에 송신할 수 없는 개념이다. 10번 사이에 들어가지 못한 모션들은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예측해서 보정한다.



백샷을 사용한다고 가정하자. 시전자는 거꾸로 돌아서 총을 쏜다. 시전자 입장에선 단순하게 돌아서 앞에 있는 상대를 쏘는 정상적인 과정을 경험한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뒤를 도는 캐릭터의 모션을 시스템이 캐치하지 못한다. 이를 대응하는 상대 시선에선 백샷 시전자를 시스템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제는 네크워크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 훨씬 더 많은 통신을 하게끔 변경하면 해결된다. 



하지만 "이것을 없애는 것이 정말 맞을까?"라는 고민이다. 당연히 고민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유저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해당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Q. 과거 고스트 스텝이 떠오른다.



맞다. 간단하게 W키로 전진하며 A, D키를 빠르게 클릭하면 상대에게 발소리가 들리지 않은 스텝이다. 걷는 속도보다 빠르니까 많은 유저가 사용했지만 버그 현상이다. 이것을 수정했는데 엄청 거센 반발로 다시 사용 가능하도록 되돌렸다. 이런 경험으로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Q. 여러 요인들로 신규 유입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혹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공유한다면?



신세대 게이머들은 발로란트, 오버워치2를 주로 즐긴다. 서든어택 PC방 순위가 높은 것을 보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한다. 서든어택은 비주얼이나 시스템적으로 이들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비주얼적인 허들을 빠르게 넘어서기 어렵다. 당연히 이 허들을 넘고 싶다는 의지는 있다. 노후된 엔진이니까 쉽진 않다. 엔진 개발사라도 남아있으면 협업이라도 할 텐데 사라졌다. 뭔가 할 때마다 내부적인 허들도 존재한다.



이상적인 목표를 유지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신규 유저를 유입하는 것보다 서든어택을 즐겼던 유저들이 복귀해 다시 서든어택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 앞으로의 소통 활동과 미래는?



앞으로도 김 디렉터는 꾸준하게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디렉터라면 유저들 앞에 서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 대화를 바탕으로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구조를 이상적으로 바라봤다. 적극적인 소통으로 항상 최선의 방안을 찾고 실현하려는 김 디렉터. 그가 꿈꾸는 서든어택 미래 모습은 과연 어떨지 들어봤다.



 



Q. 지난 라이브 소통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한다고 약속했다.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혹은 라이브 방송 외 다른 소통 창구 계획은?



영상으로 만드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1달 전에 1화를 선보였던 태.D.P 2화도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소통의 경우 시즌 막바지에 리뷰하고 다음 시즌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생각 중이다. 18년 넘게 아껴주는 유저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앞에 나서서 이야기를 듣고 공유하는 것이 올바른 디렉터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Q. 방송인들과의 소통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반응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진 큰 문제가 없었다. 물론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는 확신하진 않는다. 이전에는 BJ들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서 방송 촬영 전에 유저들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받아줬다.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든어택 방송 생태계는 굉장히 독특하다. LoL, 배틀그라운드 등 각종 게임들은 스타 방송인이 있다. 예를 들면 특정 게임 방송 시청자가 1만 명이면 5000명이 넘는 방송인이 존재하는 식이다. 하지만 서든어택이 1만 명이면 골고루 시청자가 분산되어 있다. 방송인 숫자가 되게 많이 존재하는 게임이다. 성비도 비슷하다. 덕분에 다양한 반응을 접할 수 있다. 



 



Q. 김태현 디렉터가 꿈꾸는 서든어택은?



서든어택을 재밌게 즐겼던 입장에서 전성기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많은 유저가 언제든 찾아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재미의 근본을 지키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발전시켜 나아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클랜이 활성화되어 친구들끼리 서든어택 안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로 너무 보고 싶은 모습이다. 클랜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e스포츠도 살아나고 뜨거웠던 그 열기를 다시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서든어택을 아껴주는 유저들에게 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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