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몸값' 진선규, 꿈 현실로…"칸시리즈 진출 가문의영광"

최지윤 기자 2023. 4.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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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장편 경쟁부문 초청…한국작품 유일
국내선 파격소재 호불호
원테이크 촬영·독창성 높이 평가
"공항서 사인 요청해 인기 실감"
"VR게임처럼 함께 탈출하는 재미"
19일 폐막식서 수상 여부 결정

진선규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진선규(45)는 9년 전 막연한 꿈을 꿨다. 소속사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이주래 대표와 '누나는 좋은 회사 만들고, 난 좋은 배우 되겠다'며 '좋은 작품으로 칸·할리우드도 가보자'고 약속했다. 티빙 '몸값'(2022)을 통해 꿈이 이뤄졌다. 이 드라마는 14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작품 중 유일하다. 비록 칸영화제는 아니지만, 첫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마라로 칸시리즈에 초청된 자체로 의미가 깊다. 진선규는 "꿈 꾼다는 건 참 좋은 일"이라며 좋아라했다.

"가문의 영광이다. 이름이 알려지기 전 대표님과 한 얘기인데, 칸에 와 꿈이 이뤄져 SNS에 글을 올렸다. 도착하자마자 칸 해변을 뛰었다. 여기저기서 '봉쥬르'(Bonjour·안녕하세요)가 들리더라(웃음). 공항에서 (장)률이와 나왔는데, 내 작품 사진을 가지고 와서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 처음 경험해봤다. 외국인이 우리를 알아보고 사인을 받는 게 신기했다. '진짜 유명해졌나' 싶고, 이 순간 '칸에 왔구나'라고 실감했다."

이 드라마는 각자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진선규는 몸값을 흥정하던 중 뜻밖의 위기에 휘말리는 '노형수'를, 전종서(29)는 흥정 전문가 '박주영'을 맡았다. 총 6부작이며, 전종서 남자친구인 이충현(33) 감독 동명 단편영화가 원작이다. 원작 촬영부 출신인 전우성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맡았다. 각 회를 원테이크(촬영을 끊지 않고 한 번에 찍은 영상) 기법으로 촬영했다. 지난해 10월 국내 공개 당시 소재가 파격적인 만큼 호불호가 갈렸지만, 칸시리즈는 실험적인 포맷과 독창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경쟁 부문에는 몸값을 포함해 총 10작품이 후보에 오른 상태다. 19일 폐막식에서 베스트 시리즈·음악·각본·배우상(베스트·스페셜) 등 5개 부문을 두고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진선규는 "몸값은 출품작 9개와 비교했을 때 장르가 파격적"이라며 "원테이크 기법과 캐릭터의 색다름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몸값 이전에도 많은 작품을 통해 (해외에서) 'K-콘텐츠 관심 크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이번에 '몸값을 제일 먼저 컨택하고 초청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몸값도 몸값이지만 이전에 쌓아온 K-콘텐츠 인기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28일 칸 시리즈 기자회견에서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 중 가장 먼저 소개 돼 수상 기대감이 높다. 모텔에서 여고생을 상대로 흥정하는 신 등에서 한국적인 유머가 섞인 블랙코미디를 해외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즌2 가능성 관련해서는 "의지가 불타 오르고 있다"며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몸값은 원테이크 기법으로 인해 VR게임처럼 캐릭터와 함께 탈출하는 느낌이 든다. 시청자와 함께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같이 보면서 스트레스 받고, 숨통도 트인다. 우리 시선을 따라 가면서 같이 탈출하는 재미가 있다. 사실 칸에 온것만으로 좋지만, 며칠 있으면서 '상 하나 받으면 진짜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감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다. 한국 드라마 중 처음으로 (경쟁부문에) 초청 받은 것 등 모든 게 영광스럽다."

몸값은 다른 작품보다 체력 소모가 컸다. 촬영 내내 계속 옷이 젖어 있어야 해 추위와 싸움이 반복이었다. 특히 진선규는 빨간 속옷만 걸치고 무너진 건물을 활보해 고충이 적지 않았다. 마지막 호수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계속 세트에서 찍다가 마지막에 탈출해 호수로 나왔다. 안 보였겠지만 호수 밑에 올챙이 수천 마리가 있었다. 올챙이 한 두 마리는 먹지 않았나 싶다. 원테이크로 정말 먼 거리에서 수영해 나가는 장면을 찍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진선규는 누구보다 큰 성과를 거뒀다. 영화 '카운트'(감독 권혁재)로 첫 단독 주연을 맡았고, 몸값이 칸시리즈에 진출해 기억에 남을 터다. 부인 박보경(41) 역시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큰 힘이 되는 존재다. "배우로서 큰 꿈이 이뤄진 걸 아내도 잘 안다. '담에는 꼭 같이 오자'고 했다"며 고마워했다. "연 초부터 작품이 관심을 받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줘서 뜻 깊은 한해가 될 것 같다. 내년에도 그럴 수 있도록, 지금 찍고 있는 작품에 집중하겠다"며 "진짜 가문의 영광이다. 멋있는 말을 하기 보다, 칸시리즈에 온 자체만으로 감동적이다. 물론 다른 큰 영화제도 가고 싶지만,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게 가장 힘들고 오래 지켜 나가야 할 꿈"이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몸값을 계기로 K-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더욱 커지길 바랐다. "콘텐츠를 개발할 때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만들진 않는다. 우리나라 이야기를 가지고 만드는데, (해외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한국적인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는데, 해외에선 색다르게 보이는 게 아닐까. 가장 한국적인 게 세계적일 수 있다. 앞으로도 이 흐름이 끊기지 않고 K-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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