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봉련 "'일타스캔들' 전도연·오의식과 함께라 좋았다"
극 중 전도연(남행선)의 절친 영주 역을 소화한 이봉련의 얼굴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출연한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뿐 아니라 진짜 가족 같은 케미스트리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기에 애정이 남달랐던 것. "유독 좋았던 현장이라 애틋함이 많았고 정말 감사했다"라고 인사했다.
-결말에 만족했나.
"따뜻하고 행복하게 결말이 맺어졌다. 배우 입장에서 대본의 흐름이 순차적으로 가지 않나. 그 흐름 안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끝난 것에 대한 안도감이 있었다. 영주의 결말은 재우랑 결혼해서 2년 뒤 아이를 가지는데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다니까 괜찮았다. 영주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입장에서 꼭 짝을 찾길 바랐다. 개인적으로 잘 됐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시청자 반응도 있었다.
"배우 입장에서는 차곡차곡 쌓여온 감정선들이 있어서 그 흐름이 급작스럽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드라마를 보니 '갑작스럽다'는 반응들이 좀 있더라. 시청자들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영주 입장에선 그 상황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영주는 불나방 같이 사랑한다고 하고, 남자를 찾아다니며 끊임없이 동호회에 가입한다. 아무래도 '금사빠'인 것 같다."
-재우와의 러브라인은 처음부터 알고 시작했나.
"작가님께서 재우와의 러브라인이 있을 거라고 얘기해 줬다. 알고 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초반엔 영주란 인물이 남자에게 관심이 많다는 서사를 계속 쌓아갔던 것 같다. 본인은 계속 실패하면서 행선에게 코치를 해주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 재우에게 고백하는 장면 역시 영주다웠다는 생각이 든다."
-영주가 재우에게 반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까이에 있으니 처음엔 잘 몰랐을 것이다. 제일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익숙해서 인지를 잘 못하는데 사랑은 늘 느닷없다고 생각한다. '왜 재우일까란?' 생각보다 그냥 그날 재우가 눈에 들어왔는 게 맞는 것 같다. 서로 인지를 못하고 있으면서 세월이 오래 지났고 그런 와중에 어느 순간 남자로 느껴지는 순간이 온 것 같다. 그리고 재우를 누구보다 오랫동안 봐서 재우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영주인 것 같다."
-'일타 스캔들'에 출연한 계기는.
"유제원 감독님과 세 번째 작업이다. 영주 역에 대한 제의가 왔고 유제원 감독님과 다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늘 가지고 있었다. '내일 그대와' 때부터 함께한 인연인데, 그때 처음으로 미니시리즈에서 큰 역할을 맡게 됐다. 이후 '갯마을 차차차'를 거쳐 '일타 스캔들'까지 왔는데 내겐 늘 감사한 분이다. 항상 유제원 감독님이면 달려간다는 마음이 있다."
-대본을 보고 처음부터 대박을 예감했나.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대박이 날 것 같아 그런 감정은 잘 가지지 않는 편이다. 이야기 자체가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더 궁금했다. 행선과 치열의 썸에 다들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썸이 제일 재밌는 거니까 그 부분에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첫 방송 시청률 4%로 시작해 17%로 종영했다.
-시청률이 잘 나와 기분이 좋았을 것 같다.
"첫 회부터 조금씩 올라가는데 우리끼리는 매번 이모티콘을 보내가며 기뻐하고 그랬다. 시청률이 올라가니 다들 너무 좋아했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스코어 상관 안 해요' 그건 아닌 것 같다. 너무 즐겁고 신이 나는 일이다."
-영주 역을 소화하며 어려웠던 지점이 있나.
"영주란 역할이 우리 주변에서 혹은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구 포지션이다.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더라. 도전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도전했다."
-반찬가게 식구들이 진짜 가족 같았다.
"혼자 상상하면서 그려냈던 것보다 더 묵직했다. 실제로 도연 선배님, (오) 의식 씨, (노) 윤서 씨랑 신을 만들면서 쌓았던 게 많아서 정말 가족이랑 헤어지는 것 같았다. 끝난 게 아니라 아직도 바로 옆에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가족 케미스트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나.
"현장에 갈 때마다 재밌고 이상한 경험을 했다. 그냥 혼자 생각하고 대본 봤을 때랑 배우들과 만나 찍을 때랑 케미스트리가 더 생기는 느낌이라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그 가족 케미스트리가 생길 수도 있지만 이번엔 신들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그게 가능해졌다. 개인적으로 조용히 머물러도 정작 신을 찍게 됐을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촬영할 수 있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선배 전도연과의 호흡은.
"남행선 그 자체였다. 남행선으로 서 있는 사람 앞에서 자연스럽게 영주가 될 수 있었다. 배우인 날 잠시 잊고 신을 촬영할 때만큼은 영주로서 충실히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주를 소화하며 영주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친구가 내게도 있다."
-오의식과는 과거 대학로 때부터 알던 오래된 사이라고 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의식 씨랑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20대 중반부터 그 친구랑 연극을 같이 했다. 그래서 그런지 둘 사이에 애틋함이 있고 다시 만났을 때 10여 년이 지났는데 '너 있으면 됐다'라고 했다. 그 정도로 의식 씨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 감회가 새로웠다.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의식이 연기한 재우가 있어 영주가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깊어짐'을 느꼈다."
-실제로는 어떤 연애를 했나.
-요즘 관심사는.
"'일타 스캔들'이다. 당분간 되게 마음이 허할 것 같다. 배우들과 마지막 방송을 본 후 종일 멍했던 것 같다. 다시 드라마를 처음부터 보면 끝난 느낌이 들어서 다시 볼 생각은 안 하지만 되게 사랑했던 것 같다. 내 이름을 검색하면 첫 번째로 '일타 스캔들' 김영주 역으로 뜬다. 사람들이 영주로 기억하면 다 된 거라고 생각한다. 그 인물로 기억해 주는 것이 제일 강렬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드라마 '스위트홈'도 새로웠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도 특별 출연이었지만 인상적이었다.
"매체에서 다양한 역할은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공연에선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시청자 분들은 나의 경쾌하고 따뜻한 역을 먼저 봤기 때문에 그게 친숙할 것 같다.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3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새 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을 열심히 촬영 중이다. 잘 마치고 싶고, 5월엔 뮤지컬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2인극이다. 좋은 계절에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그러면 올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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