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5관왕 MVP' 이정후는 왜 일본 야구에 충격 받았나

김민경 기자 2023. 3. 1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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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는 보지 못하던 공들이었어요."

이정후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을 쳐서 좋았다. 확실히 일본 투수들의 공이 좋았다. 리그에서는 보지 못하던 공들이었다"고 솔직한 후기를 들려줬다.

미국 언론은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에 오르며 KBO MVP로 선정된 이정후가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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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김민경 기자] "(KBO)리그에서는 보지 못하던 공들이었어요."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한마디였다. 이정후(25, 키움 히어로즈)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투수들의 공을 타석에서 지켜본 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직구 구속이 150㎞를 밑도는 투수가 거의 없고(오타니 쇼헤이와 사사키 로키는 160㎞를 넘겼다), 제구까지 정교했다. 변형 패스트볼의 구속도 150㎞ 중·후반대까지 나오고,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다들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KBO리그에는 국내 투수는 물론이고, 외국인 에이스들도 이렇게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

이정후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을 쳐서 좋았다. 확실히 일본 투수들의 공이 좋았다. 리그에서는 보지 못하던 공들이었다"고 솔직한 후기를 들려줬다.

한국은 지난 10일 '2023년 WBC'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일본과 경기에서 4-13으로 대패했다. 타자들이 일본 마운드를 나름대로 잘 공략했다. 한국은 일본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를 3이닝(3실점 2자책점) 만에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0-0으로 맞선 3회초 양의지의 선취 투런포와 이정후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3-0으로 앞서 나갔다.

기쁨도 잠시 한국 마운드는 선발 김광현이 3회말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줄줄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사이 이정후는 부지런히 일본 마운드를 공략하려 했다. 5회초 2사 1루에서는 일본 2번째 투수 이마나가 쇼타에게 좌월 2루타를 뺏으며 왜 그가 KBO리그 최고 타자인지 증명했다. 이정후는 한일전에서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유일한 타자였다. 대패 속에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이정후는 만족할 수 없었다. 어쨌든 팀이 패해 대회 2연패에 빠지면서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 역사적으로 중요한 경기로 인식되는 한일전을 망친 게 크기도 했지만, 한국 야구의 흥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했던 선수단의 의지가 생각대로 경기력으로 나오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컸다.

이정후는 12일 체코전에서 7-3으로 승리한 뒤에도 "(한일전 패배는) 아직도 충격적이다.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분한 것도 있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히며 대회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미국 언론은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에 오르며 KBO MVP로 선정된 이정후가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9,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 193안타, 113타점을 기록했다.

세계 야구의 기대대로 이정후는 WBC에서 꾸준히 좋은 타격을 펼치고 있다. 지난 3경기 모두 3번타자로 나서 12타수 4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본인은 한국이 탈락 위기에 놓인 만큼 만족하지 못하는 듯하다. KBO리그와는 한 차원 다른 수준의 공을 던지는 일본 투수들을 바라보며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욕심이 더 생겼을 것이다.

이정후는 2017년 데뷔 이래 해마다 3할 타율(통산 0.342)을 기록하며 '타격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선수다. 어느덧 프로 7년차가 됐고, 여러 차례 태극마크를 달았어도 메이저리거를 포함해 나라마다 최정예 선수가 나서는 WBC는 처음 경험해봤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서 받은 충격을 발판 삼아 또 한 단계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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