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투 머치 토커 아닌 굿 머치 토커 되겠다[일문일답]

김도곤 기자 2023. 3.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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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KBS


‘코리안 특급’ 박찬호 KBS WBC 해설위원이 투 머치 토커가 아닌 굿 머치 토커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3월 9일(목) 낮 12시 호주와 예선 첫 경기로 중계 스타트를 끊을 박찬호 위원은 이번 WBC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이미 대표팀의 미국 전지훈련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6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 대 오릭스 버팔로스의 첫 평가전 현장도 직접 찾았다. 그는 대표팀을 향해 “WBC 예선 탈락, 올림픽 메달권 진입 실패의 아픔을 재현해선 안된다”며 “야구 팬들에게서 ‘옛날 선수들이 더 잘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자”고 선배로서 묵직한 조언을 전했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Q. 미국까지 직접 찾아가서 WBC 대표팀 상황을 체크하신 이유는.

들은 이야기와 직접 보고 느낀 건 또 다르다. 현지 날씨가 많이 안 좋더라. 현장에 가지 않으면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가 없다. 김하성 선수의 준비상황도 봤고, 선수들의 다짐과 각오를 체크하고 당부와 조언도 했다. 저는 이 팀이 이 시대에 맞는, 아주 짜임새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이라고 믿고 있다.

Q. 국가대표 시절의 박찬호를 회상한다면?

고향 집에 가는 것 같았다. 대표팀은 나에게, 평소 떨어져 살다가 명절 때 고향 가서 만나는 어린 시절 초중고 동창들과의 재회 같은 느낌이었다. 그들과 같이 태극마크를 다는 설렘이 있었고, 애정과 책임감도 커졌다. 또 우리가 선전한 경기들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회였다. 지금도 그 시간들이 그립기도 하고 보람차게 느껴지기도 한다.

Q. 2006 WBC의 박찬호는 지금의 월드컵에서 손흥민 정도의 존재감 아니었나?

아니다.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 나는 그 때 한창 전성기가 아니었으니까. 하향세로 가는 길목에서 WBC 덕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WBC가 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 때 다른 팀들도 ‘젊은 애들보다 힘없는 박찬호가 낫다’고 생각지 않았을까? 당시 이종범 대표팀 주장이 “국내파와 해외파의 갈등이 생기지 않게 팀워크를 잘 다져라”고 당부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메이저리거들을 불러서 잘 이야기를 했고, 그 결과 소통도 잘 됐고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Q. 2023년으로 돌아와서, 이번 대표팀의 실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지금 우리 대표팀은 한국 야구의 실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야 하는 중요한 ‘임무’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 일본 야구에 수준급 선수들이 엄청나게 많은 반면, 한국 야구는 다소 침체돼 있다. 지난 WBC 예선 탈락, 올림픽 메달권 진입 실패의 아픔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 “옛날 선수들이 더 잘했다”는 말이 야구 팬들에게서 나오면 안 된다. 달라졌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Q. 그러기 위해서는 예선 1차전인 호주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야구는 투수 한 명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그 투수의 뛰어남이 아니라, 컨디션과 집중력이 중요하다. 호주 리그가 한국보다 뒤처져 있지만, 투수 한 명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국은 중국을 겨우 이긴 적도 있었다. 호주전 다음날인 한일전 승리도 중요하지만, 사실 호주전이 더 중요하다. 방심은 금물이다.

Q. 아까 말씀하셨듯 지금 일본에 스타 선수들이 많다. 1997~1999년의 박찬호가 지금의 일본 대표팀 오타니를 만난다면 어떻게 공략하실지 궁금하다.

늘 똑같다. 삼진아웃은 아닐지언정 아웃을 잡으려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때의 제 볼을 칠 수 있을까?(웃음) 한일전은 선배들이 했듯이 하면 된다. 선수들도 선배들이 잘했던 경기들을 많이 봤을 것이다. 한일전에선 국민 전체가 같이 야구를 하게 된다. 그런 에너지가 받쳐주고 있다는 걸 믿고, 마음 놓고 하면 된다.

Q. ‘캡틴큐 매직’과 함께 ‘TMT’에서 ‘GMT’로 넘어가는 데 성공하셨다고 보나?

글쎄, 저는 늘 처음부터 GMT였는데 다들 TMT라고 하더라. 얘기하는 사람의 열정을 인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귀가, 수용을 못한 것이다. 그러나 내가 ‘캡틴큐 매직’ 한 방으로 T를 G로 변화시키지 않았나. 시대는 GMT를 원하고 있다. TMT는 ‘그냥 박찬호’였고, GMT는 ‘해설 박찬호’로 거듭나겠다.

2023 WBC 한국 야구 대표팀은 3월 9일(목) 낮 12시 호주와의 예선 첫 경기로 대회를 시작한다. KBS에서는 박찬호, 박용택 해설위원과 이광용 캐스터가 현장 중계를 맡으며, 경기 전인 오전 10시 40분 방송되는 ‘WBC 프리쇼’에는 방송인 김구라와 김태균, 윤석민이 나선다.

한편, KBS는 3월 7일(화) 낮 12시 WBC 공식 평가전(2차) 대한민국 대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를 유튜브 KBS스포츠 채널과 KBS MyK로 생방송한다. 이날 중계는 이호근 캐스터, 장성호 해설위원, 일본야구 전문 한성윤 기자가 함께 한다.

김도곤 온라인기자 kim201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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