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피플]몸값 금값 '율란드' 허율, 두 자릿수 득점-항저우 AG 야망 꿈틀

이성필 기자 2023. 2. 1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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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FC의 장신 공격수 허율, 황선홍호에도 이름을 올린 경험이 있다. ⓒ대한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
▲ 광주FC의 장신 공격수 허율, 황선홍호에도 이름을 올린 경험이 있다. ⓒ대한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
▲ 공식 기록은 192cm지만 194cm까지 자랐다는 허율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성필 기자] "아이고. 지금 영입하겠다는 팀이 있다면 이적료 20억 정도는 줘야지 않을까요?"

한국 축구에서 190cm 이상의 장신 공격수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196cm의 김신욱(키치) 이후 특별하게 기억나는 인물도 없다. 놀라운 점프력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두 골을 넣었던 조규성(전북 현대)도 185cm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준우승 주역 오세훈(시미즈 S-펄스)이 193cm로 인상을 남기는 듯했다. 지난해 일본 J리그에 진출 후 노력했지만, 시미즈가 J2리그(2부리그)러 강등,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희귀한' 타겟형 장신 중앙 공격수, 몸값 저절로 상승

그래서 허율(22, 광주FC)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도 프로 3년 차 허율은 192cm의 장신 중앙 공격수(스트라이커)지만, 소위 발밑이 좋다는 평가도 있다.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영입하려는 팀이 있다면 광주에 이적료 20억 정도는 지급해야 할 것이다"라고 했고 이병근 수원 삼성 감독도 "아직 어리지만, 괜찮은 공격수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평가했다.

이미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194cm의 장신으로 노르웨이 출신의 킬러인 옐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에 빗대 '율란드'라는 별명도 붙었다. 광주는 다수 구단의 영입 관심을 칼차단하며 허율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정효 감독도 허율에게 신장을 앞세워 헤더로 골을 넣는 것이 아니라 발로 슈팅해 결정짓는 능력을 주입시키고 있다.

광주 유스 금호고 출신으로 지난해 K리그2(2부리그)를 누비며 33경기 6골 4도움을 기록했던 허율이다. 2021년 K리그1에서 18경기 2골 1도움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하부리그여도 성인 무대는 분명 다르다. 종이 한 장 차이 전력 차인 K리그2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압도적인 1위, 승격을 이끈 중심 공격수였다.

지난 8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 호텔에서 만난 허율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전지훈련에 쏟아붓는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피부가 보여준 것이다. 그는 “2021년 신장 측정 당시에 194cm였다. 지난해에도 측정하니 그대로였다. 이제 다시는 크지 않을 것 같다"라며 192cm로 나온 프로축구연맹 선수 정보 수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모두가 '강한 도전'을 강조한 이정효 감독의 영향 때문이다. 그는 "늘 선수들에게 '실패하더라도 내가 책임진다'라고 하신다. 저희는 항상 앞으로 도전하고 나아가라고 한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도전에 대한 큰 야망이 생기는 것 같다"라며 모험적인 축구에 올라탔음을 숨기지 않았다.

▲ 허율은 K리그1 두 자릿수 득점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한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
▲ 허율은 K리그1 두 자릿수 득점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한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 야망 충만

지난해 이맘때, 허율은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을 타진한 시험대였다. 전설적인 공격수 황 감독이 친정팀 포항과의 연습 경기에서 허율을 붙잡고 직접 움직임 등 다양한 동작을 지시하는 등 공을 들였다. 아시안게임이 올해 9월로 1년 연기되면서 허율의 출전 꿈도 1년 미뤄졌다.

항저우 땅을 밟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공격수 출신 지도자인 황 감독으로부터 지도받으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1년 연기로 출전) 연령대가 더 늘어난다고 하더라. 그래도 경쟁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이제 프로 1, 2년 차가 아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승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광주에서 출전 시간도 늘려야 하고 경기력 등으로 강한 인상을 보여준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주전 경쟁에서 이겨 출전 기회를 얻어 골을 넣으며 승선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눈에 띄려면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 강팀이나 수원 삼성, FC서울, 대구FC 등 팬이 많은 팀과의 경기에서 제대로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팀 전술 중 공중볼을 활용하는 것은 10개 중 1개 정도다. 크로스를 연결해 헤더로 결정짓는 것 외에는 발밑 플레이를 더 요구한다"라며 "크로스가 낮고 길게 와도 득점 가능한 것은 제 장점이다. 상대팀 수비에게 더 힘든 공격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이를 갈았다.

자연스럽게 같은 포지션 선수들이 참고 자료다. 홀란드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서의 홀란드와 맨시티의 홀란드를 참고해 본다는 허율은 "도르트문트에서는 긴 거리를 뛰며 뒷공간으로 침투해 볼을 받아서 골 넣는 장면이 많다면, 맨시티에서는 중앙 공간에 있다 페널티지역으로 들어가서 골을 넣는 차이가 있더라. 많이 배우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가장 어려웠다는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AC밀란)에게도 감탄했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골을 넣지 못해서 기사에 많이 나왔었다.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 지루의 움직임 하나를 다 잡아줬다고 봤다. 그런 것에서 또 배우게 됐다"라고 말했다.

▲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옐링 홀란드 ⓒ연합뉴스/REUTERS
▲ AC밀란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 ⓒ연합뉴스/XINHUA

별명 율란드, 공중볼 아닌 발밑 플레이로 승부수

앞서 언급대로 광주는 역습 상황에서도 롱패스가 아닌 빌드업으로 상대를 흔든다. 이 감독은 강등 위험이 있어도 자신의 축구 철학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허율의 활용이 단순히 높이가 아니라 발로 결정짓는 빈도가 늘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해 스리백에 기반한 수비를 활용했다면, 올해는 포백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이려 한다"라며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받아 뿌린 뒤 페널티지역 안으로 침투해 결정하는 자신의 역할은 변하지 않지만, 공간 활용에서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관계자는 "허율의 침투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코칭스태프에게 들어보니 100m를 12초대에 주파한다고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스프린트 속도지 않나. 평균 33km 정도 나온다고 한다. 측면 공격수 엄지성이 34~35km 사이를 오간다는 점, 장신 공격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빠르다고 평가한다"라고 답했다.

프로 3년 차에 접어드는 허율에게 월드컵 스타 조규성과 27번째 선수였던 오현규(셀틱)는 큰 자극제다. 그는 "조규성 선배의 경우 저와 나이 차이가 크지 않다. 고교 시절 (조규성의 모교인) 광주대와 연습 경기할 때도 있었다. 동기부여가 제대로 된다"라며 차분한 성장을 예고했다.

오현규도 마찬가지, 그는 "저 역시 유럽 리그에서 뛰는 것이 늘 목표에 있다. 지금은 제 위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기회는 언제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두 자릿수 득점을 하고 싶다. 공격수라면 그래야 한다. 현재는 90kg 초반대까지 체중 감량을 했고 근육량을 더 늘렸다"라며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있음을 전했다.

자기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의 비판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과거와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팬들이 직접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칭찬보다 지적을 많이 받고 성장했다. 누군가가 '너는 안된다'라고 말하면 보란 듯이 좋은 모습을 보여서 말이 쏙 들어가게 하는 방식으로 뛰었다. 고교 시절에 누군가가 '너는 절대로 프로 선수가 될 수 없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열심히 했고 프로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 증명하는 희열로 인해 더 독기를 품고 하게 되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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