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정승길, 뻔하지 않은 비서실장으로 하드캐리

황소영 기자 2023. 2. 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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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 정승길
배우 정승길이 무르익은 연기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정승길은 현재 방영 중인 JTBC 주말극 '대행사'에서 속내를 알 수 없는 송영창(강용호 회장)의 오른팔, 그룹 내 2인자로 주인보다 뛰어난 KC 그룹 본사 비서실장 김태완 역으로 활약 중이다.

극 중 김태완은 주변 인물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에서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과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표현력과 감정의 폭이 크지 않은 캐릭터의 변화를 디테일한 눈빛으로 표현해내며 '대행사'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정승길의 활약상을 짚어봤다.

◆ 손나은 vs 조복래 이기는 편 우리 편.. 팽팽한 저울질

드라마 속 흔한 비서실장과 달리 정승길(김태완)은 차기 후계자를 점 찍어 두지 않고 멀리서 관망한다.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조복래(강한수)가 차기 회장임을 알지만 왕회장 미니미 손나은(강한나)도 녹록지 않은 인물임을 알기에 누구의 편에 서지 않고 균형을 맞추면서 두사람을 저울질 해 몸값을 높인다.

조복래와 손나은 사이에서 팽팽하게 저울질하는 모습은 몰입을 높인다. 2회 공항에서 욕심이 없는 성격이라고 말하고 돌아서는 손나은을 향해 "퍽이나"라고 읊조리는가 하면 7회에서 "제 일 도와주셔야죠"라고 자신의 편이 되어주길 바라는 조복래에게 "지금도 돕고 있지 않냐"라며 냉정하게 선을 긋는다. 조복래는 저울질하는 정승길을 향해 "부회장 되고 나면 그때 보자"고 혼잣말 하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 카리스마 넘치는 비서실장…차디찬 기세

극 초반 이보영(고아인)이 제작 본부장으로 승진 후 성취감에 사로 잡혀있을 때 비서실장 정승길로부터 "대학교수로 가실지 작은 대행사 대표로 가실지 결정하셨습니까"라며 "다 받아들이세요, 기대가 큽니다"라는 말을 듣고 멘탈붕괴가 되는 장면은 이미 명장면으로 꼽힐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정승길이 우원 회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 받게 하는 게 불가능할 것 같다는 법무팀장에게 차갑게 쏘아붙이는 장면은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법무팀장에게 "우원이 못하면 우리도 못해야 하는 겁니까"라고 날선 존재감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이어 "없다고 하면 회사 생활 끝납니까"라고 일갈하는 장면은 카리스마를 넘어서 살벌한 기운까지 감돌았다.

◆ 어디서든 듣는 비서실장

'대행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중심에는 늘 정승길의 귀가 열려있다. 조찬모임에서 전국환(강회장)의 대화를 엿듣고 회장의 의중을 파악하는가 하면, 손나은, 한준우(박영우)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고 관계가 가깝다는 걸 눈치채는 조복래를 관망하며 극의 개연성을 높였다. 조찬 모임 근처 쇼파에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정승길의 모습을 찾는 것 또한 극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조복래와 손나은 사이에서 팽팽하게 저울질 할때도, 이보영에게 독한 기세로 존재감을 발할 때도, 날카롭게 회장 말의 속 뜻을 꿰뚫어볼때도 정승길의 김태완은 시종일관 특별하다. 그가 특별한 데는 시시각각 변주하는 역할이 있고, 이를 표현하는 연기는 캐릭터에 힘을 더한다. 특히 다채로운 감정변주를 유려하게 그려낸 표현력은 그의 연기력을 짐작하게 한다. 날카로우면서도 묵직하게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정승길의 연기는 시청자의 공감과 재미의 근원이 되고 있다.

정승길은 1997년 영화 '쁘아종'으로 데뷔,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멜로가 체질', '비밀의 숲2', '육룡이 나르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연기파 배우다. 프랑스 연출가 아르튀르 노지시엘이 한국 배우들을 직접 선발해 2017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100% 한국어로 진행된 연극 '빛의 제국'에 이름을 올리며 프랑스 언론과 문화 예술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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