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강호순도 사형은 무서워해…불체포특권 없애야”

권남영 2023. 2. 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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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터뷰서 “연쇄살인마들이 무서워하는 건 사형뿐” 소신 발언=
이수정 경기대 교수. 뉴시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59) 경기대 교수가 형식적으로라도 ‘사형제’는 필요하고, 흉악범 처벌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감형 없는 종신형 도입을 검토해볼 만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회의원의 면책·불체포특권에 대해선 “당연히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형제 폐지와 관련한 질문에 “과거 연쇄 살인범 강호순을 만났을 때 그가 ‘우리나라가 사형집행을 할 것 같으냐’고 묻더라. 그때 연쇄 살인범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것이 사형집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나라는 어차피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도 괜찮다는 입장이었으나, 그를 만난 이후에는 사형제도는 없는 것보다는 형식적으로라도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형법을 강화하기 위해 종신형 도입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 20년 후부터 가석방 대상이 되고 30년이 지나면 감옥에서 나오게 된다”며 “종신형은 평생을 감방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어서 무기징역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면책특권·불체포특권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하더라도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왜 면책을 받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문민정부 시절 이후에는 권력에 대한 저항보다는 횡령죄·배임죄 같은 것이 많은데, 이런 범죄의 책임을 면제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쇄살인범들. 왼쪽부터 강호순, 정남규, 유영철. SBS 보도화면 캡처


이 교수는 직업적으로 연쇄 살인범들을 다수 접한 경험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연쇄 살인범들은) 피도 눈물도 없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이들을 사이코패스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쇄 살인범은 사람을 죽이고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살인을 준비한다. 이런 은폐와 계획은 고도의 지적 능력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며 “조현병 같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은 연쇄살인을 하기가 불가능하다. 헛것을 보고 환청이 있는 상황에서 치밀한 행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연쇄살인을 즐긴다기보다 몰입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며 “연쇄살인범은 어릴 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런 사람은 주의를 강하게 끌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집중하지 못한다. 살인은 그들이 자극을 받아 집중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쇄 살인범으로는 정남규를 꼽았다. 정남규는 부녀자 등 13명을 살해한 혐의로 2007년 4월 사형이 확정돼 수감 생활을 하다가 2009년 11월 구치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교수는 “정남규는 대화할 때 나의 눈을 쳐다보지 않았다. 혼자 있어도 혼자이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있어도 혼자였다”며 “그는 계속 자살을 추구했다. 목을 맸다가 구조되면 살아났는데, 이를 반복했다. 그가 목을 맨 건 죽겠다는 의지보다는 그런 행위에 따른 자극을 원해서다. 목을 매는 정도의 자극이 아니면 느껴지지도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연쇄살인범 정남규. SBS 보도화면 캡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박원순 사건 2차 가해자들은 오랫동안 나의 동료였는데, 성폭력 사건이 터지자 그간의 주장과는 180도 다른 선택을 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거대한 이익을 나눠 먹기 시작하면 일종의 멤버십이 구성된다. 이 멤버십을 내팽개치면 다시는 접근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비양심적인 행동을 한 것”이라고 돌이켰다.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그들(박원순 옹호 측)은 아주 현란한 말을 만들어냈다.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하는 것이지, 피해자는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면서 “그들은 그렇게 하면 성폭력이 덮어질 줄 알았던 것 같다. 과거에는 성폭력이 꽤 있었고, 그런 방식으로 은폐되곤 했는데, 아직 그런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 의도가 비겁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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