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x배두나x김시은, 칸 찍고 금의환향…韓 관객도 사로잡을까 [종합]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책임지지 않는 어른,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소희에 대한 이야기 ‘다음 소희’가 베일을 벗었다.
3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언론시사회에서는 정주리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배두나 김시은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돼 7분간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정주리 감독은 영화 '도희야'에 이어 2연속 칸영화제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 외에도 '다음 소희'는 판타지아영화제, 아미앵국제영화제, 도쿄필맥스영화제, 핑야오국제영화제 등에서 연이은 수상 소식을 전해 다시 한번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강렬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이날 정주리 감독은 지난 2006년에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면서 “가급적 여러분들이 영화를 통해 보신 콜센터 환경, 구성 요소, 일하는 조건 등은 사실적인 것들로만 채우려고 했다. 소희의 죽음에 대해서 알아가는 유진이라는 인물은 어디까지 허구의 인물이다. 그저 관객분들이 보실 때 실제 일이 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주리 감독은 “모든 게 사실적일 수는 없겠지만, 사실적인 요소들을 기반으로 영화를 현실적으로 만드려고 했다.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간 여학생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이게 모든 특성화고등학교의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현실적인 이야기로 만드려고 했다. 그래서 관객 분들도 영화를 보시고 전체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기보다는 구체적으로 한 아이가 살았던 이야기, 비록 현실에서 그 친구는 죽었지만 영화를 통해서 그다음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또한 정주리 감독은 실화 사건이 발생한지 십 여년이 지나서야 이 작품을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 늦었지만, 이제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일을 알고 그 전과 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가면서 어쩌면 저도 그 일들이 반복되게 한 사회 일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주리 감독은 “촬영을 준비하고 있을 때 여수에서 요트 바닥에 있는 따개비를 따다가 학생이 죽었다. 그 학생도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엄청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분노가 일었다. 심지어 교육부 장관과 대통령이 차례로 나와서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그 과정을 보는 것 자체가 참담했다. ‘다음 소희’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던 것도 같다”고 말했다.
'다음 소희'를 통해 장편 영화 첫 주연을 맡은 신인 배우 김시은은 놀라운 연기로 폭발적인 찬사를 끌어내며 세계를 발칵 뒤집은 '칸의 샛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시은은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내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감히 제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감독님께 빠르게 답변을 드리고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감독님과 짧게 대화를 하고 그날 소희가 됐다. 실감이 안 났다. 정주리 감독님과도 하는데 배두나 선배님과 같이 할 수 있게 돼서 책임감도 들고 부담감도 들었다. 첫 장편 영화가 해외에서 호평을 많이 받고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시은은 “소희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표현할 줄 아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점점 콜센터에서 고립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런 모습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정주리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시은은 “콜센터에서 처음 일했을 때는 어색하게 하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조금 더 기계처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극 중 유진을 연기한 배두나는 '도희야'에 이어 정주리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정주리 감독은 배두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유진의 감정을 표현하려면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인물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배두나여야만 했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유진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저는 그 당시에 그 일을 취재했던 기자님의 마음으로 했다.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직업은 형사지만, 사실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PD님의 앞모습이 유진의 얼굴이 아닐까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주리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나서 처음 상영하는 거라 너무 떨린다. 유진이라는 인물을 만드는데 있어서 많은 영감을 주신 취재진 분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거라서 저에게는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 관객 분들도 열심히 만나겠다"고 말했다.
'다음 소희'는 2월 8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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