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악인지 모르겠네”…박기웅이 모은 역대급 악당들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3. 1. 2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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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배우 박기웅 작가 특별전 ‘48빌런스’
아트테이너 박기웅
“이게, 조커야? 주름 하나하나 살아있는 거봐”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 전세계 명작 속 ‘악역’들이 대거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예인이면서, ‘점천(한점당 1000만원)’ 작가 반열에 오른 ‘아트테이터’ 박기웅 작가의 특별전 ‘48VILLAINS 展’이다.

이번 전시, 컨셉트부터가 흥미롭다. ‘48VILLAINS’는 남다른 연기 스펙트럼으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악역 전문배우이자, 등단 3년 차 작가인 박기웅의 작품세계 전반을 조망한 전시다. 악역 전문 배우가 그린 악역들인 셈. 20년차 악역 전문으로서, 얻게 된 인간 내면의 깊숙한 감정선을 바탕으로, 세기의 수 많은 명작 속 빌런들을 선보이는 게 핵심이다.

박기웅 작가의 작품
흑백의 모노톤을 민 것도 이색적이다. 기존 인간적 고뇌를 담은 화려한 색감의 인물화 작업을 떠나 흑백의 모노톤으로만 집약한 페인팅 작업이, 빌런 만의 어두운 삶과 다채로운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냈다는 평.
박기웅 작품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빌런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관람객은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는 흥미로운 경험에 이를 수 있다.

오브제도 살벌한 분위기를 돕는다. 전시 공간 곳곳에는 작품과 함께 빌런을 상징하는 다양한 도형과 컬러, 사운드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대표작은 영화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2008)’ 속 악당 ‘조커’를 그린 ‘Heath Ledger as Joker(2021)’ 와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A Clockwork Orange, 1971)’ 빌런 ‘알렉스’를 표현한 ‘Malcolm Mcdowell as Alex Delarge(2021)’.

20여년간 악역을 통해 그가 연기하며 마주했던 빌런의 시선은 섬세하다. 상대 배우의 표정을 끊임없이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가 특유의 터치 감각은 관람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전시는 모두 5개 섹션이다. 관람객은 각 섹션을 거치며 빌런을 마주하고, 서서히 그들과 동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제 1섹션은 ‘내 안의 빌런’. 매직미러에서 송출되는 빌런의 영상과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통해, 관람객 스스로가 내면의 ‘백과 흑’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제 2섹션은 ‘빌런의 에너지’. 빌런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녹색 공간 안에서 빌런의 심장박동 소리를 통해 묘한 긴장감을 느느낀다. 점차 빌런으로 전이되는 것 같은 상상력을 자극 받는 것도 신기하다. 제 3섹션은 ‘빌런화(VILLAINIZATION)’. 박기웅x노치욱 작가의 콜라보 작품인 인터렉션 미디어아트다. 내 안의 빌런, 그리고 에너지를 경험한 뒤, 결국 스스로 빌런화의 단계에 이르는 과정이다.

전시회
세기를 대표하는 48명의 빌런을 담은 게 제 4섹션 ‘48VILLAINS’이다. 흑백 모노톤에 집약된 인간의 내면의 다채로운 감정선을 표현한 작품이 전시된다. 캔버스 위에 켜켜이 쌓아 올린 밀도 높은 페인팅으로 완성된 작품들은 실존하는 빌런 배우의 자아와 실존하지 않는 대상인 빌런 모두를 대변한다.

제 5섹션 ‘아티스트의 빌런’은 배우 박기웅과 작가 박기웅이 만나 연기와 그림, 그 대척점 사이에서 전하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영상을 만날 수 있다.

박기웅 작가는 “소극장에서 관객을 가까이 마주하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모든 관람객이 주체가 되어 열린마음으로 즐길 수 있고 많은 공감을 일으키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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