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록 "진화영, 특정 인물 아닌 재벌가 여성 이미지에 영감"[N인터뷰]①

김민지 기자 2022. 12. 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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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방송가는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이 장악했다.

드라마를 마친 김신록은 "'재벌집 막내아들'은 배우로서 계속 변신할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심어준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또 하나의 대표작을 남긴 김신록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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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 진화영 역
김신록 / 사진제공=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올해 하반기 방송가는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이 장악했다. 회귀물이라는 독특한 장르에 모두가 알고 있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절묘하게 접목시킨 이야기는 흥미를 배가시키기 충분했고,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덕분에 지난 25일 마지막회는 26.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및 '부부의 세계'(28.4%)에 이어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2위까지 기록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높은 인기에는 흥미진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대본, 서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밀고 당기는 연출도 한몫했지만,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큰 영향을 끼쳤다. 김신록 역시 눈에 띄는 연기자 중 한 명이다.

김신록은 극 중 순양가의 고명딸인 진화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가난한 고시생과 결혼했으나 여전히 순양의 비호 아래 살아가는 진화영은 변덕스럽고 오만하기까지 한 인물. 딸이라는 이유로 후계 구도에서 밀리지만, 본인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고군분투한다. 본인의 욕망 앞에 솔직, 마냥 밉지만은 않은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얻었다.

진화영이라는 인물에 녹아들기 위해 김신록도 노력했다. '욕망'에 집중하는 진화영의 모습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당시 재벌가 여성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에도 신경을 썼다. 또한 각 캐릭터들과의 관계성도 연구해 이를 연기로 녹여냈고, 때때로 애드리브를 통해 살을 덧붙이기도 했다. 덕분에 진화영은 극 안에서 더 입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다.

드라마를 마친 김신록은 "'재벌집 막내아들'은 배우로서 계속 변신할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심어준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또 하나의 대표작을 남긴 김신록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김신록 /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포토그래퍼 이승희

-'재벌집 막내아들'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당시엔 회사가 없을 때여서 캐스팅 디렉터를 통해 연락을 받았다. 알고 보니 '괴물' CP였던 박성은 본부장님이 나를 감독님께 추천했다더라. '괴물' 속 내 연기를 보시기도 했고, 같은 해 연극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오른 것을 보시고 '부잣집 연기도 할 수 있겠구나' 싶으셨다고 한다. 이후 (감독님과) 미팅을 했고, 화영이 스타일링에 대한 이야기와 중반부 돈을 잃고 진폭이 큰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데 괜찮은지에 대해 대화한 뒤 캐스팅이 됐다.

-본인은 '재벌집 막내아들'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일단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렇게 재밌는 책이 오다니' 싶더라. 회귀물이 가진 매력이 컸고, 각각의 인물들이 기능적으로 소모되지 않고 입체적으로 잘 그려져 있어 좋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웹소설이 원작이다. 참고한 부분이 있을까.

▶원작이 있지만 많은 부분이 각색될 것이라고 하시더라. 작가님의 대본을 가장 신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원작은 읽지 않았다. 너무 잘 쓰인 대본이어서 재밌게 찍었다.

김신록 / 사진제공=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극 중 변덕스럽고 오만한 진화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부잣집 딸'인데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가려 했는지 궁금하다.

▶진화영은 아버지와 오빠, 남편 사이에서 본인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가만히 있으면 제쳐지니 악을 쓰든, 애교를 떨든 갖은 수단을 동원해 매 순간 살아남으려 한다. 패가 명확해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서바이벌 캐릭터'인 셈이다. 그런 만큼 욕망이 있다. '욕망'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더라. 어마어마한 것을 바라지만 결핍이 많은, 그 사이에서 오는 괴리를 표현하려 했다. 감정의 폭이 크려면 역동성이 있으면 좋겠더라. 그런 부분을 고려해 연기했다.

-시청자들이 진화영을 보며 연상되는 재벌가 인물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 모티프가 된 인물이 있는지.

▶여러 인물들이 언급됐는데, 특정한 누군가를 레퍼런스 하진 않았고 재벌가 여성들의 이미지를 영감 삼았다. 테스트 촬영 때 헤어-메이크업팀과 함께 하며 '시대 고증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상의하며 진화영을 만들어간 것 같다. 분장팀 실장님이 메이크업을 화려하게 하시는데 우리끼리는 '정화영쌤'이라 부른다. 그래서 갈 때마다 '쌤처럼 해주세요'라고 말하곤 했다.(웃음) 이런 메이크업과 스타일링 덕분에 탄력을 받아 연기할 수 있었다.

김신록 / 사진제공=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재벌집'에는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하지 않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연기를 하면서 짜릿한 순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아버지 진양철(이성민 분)에게 1400억원을 달라는 신이다. 그게 이성민 선배님과 1대 1로 연기한 유일한 장면이었는데 선배님이 가진 밀도와 에너지, 진실감에 빚을 진 장면이다. 또 원래 대본에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정도로 묘사돼 있었는데 1400억원을 빌려달라고 할 때 선배님이 멀어지시길래 다급해져서 바짓가랑이를 잡으려다가 슬라이딩을 하게 됐다. 즉흥적으로 한 것이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그 순간이 살아있는 것 같고 재밌었다. 또 좋아하는 신은 진도준(송중기 분)에게 주제넘게 굴지 말라고 충고하는 신이다. 그전에는 다들 (도준이에게) 빙빙 돌려 말했지만, 진화영이 '너희는 우리와 달라'라고 노골적으로 내뱉는 신이 통쾌하고 직설적이어서 좋더라. 사실 그 장면에서 진도준이 할 수 있는 리액션이 많지 않았는데, 송중기가 단단하게 버텨줘서 신의 밀도가 완성된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힘이 있고 단단하다, 주연 배우답다'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으로 나온 최창제(김도현 분)와 함께한 모든 장면은 당연히 좋았고.

-순양가 삼남매의 관계성에도 주목할 부분이 많았다.

▶4회에서 진화영이 아버지에게 '사위 모른 척하실 거냐'라며 쫓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리허설 때 오빠들 중 한 명이 나를 밀치더라. 그때 '순양가 형제 관계가 이렇겠구나' 싶었다. 여동생이라 봐준 적 없고, 스스로 악 쓰고 챙기지 않으면 떨어지는 게 없겠구나 싶어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관계를 만들어갔다. 진화영에게 큰오빠는 챙겨주려 하지만 자신을 크게 서운하게 하는 사람이고, 둘째 오빠는 얄밉지만 티키타카가 잘되는 관계다. 두 사람과 그런 관계성을 만들어가는 게 재미있었다.

김신록 /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포토그래퍼 이승희

-극에서 진화영과 최창제의 러브라인도 소소하게 인기였다. 과외선생님과 제자로 만나 사랑을 키우게 된 비하인드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고.

▶사전 설정은 없었다. 대본을 보면서 둘의 관계를 생각했다. 2회에서 진화영이 '어르신한테 눈도장부터 찍어'라고 하면 최창제가 아내의 핸드백을 들고 따라오는 장면이 있다. 핸드백을 최창제가 드는 게 지문으로 명시돼 있었는데 그 지문이 우리에게 큰 영감을 줘서, 이후에도 둘이 같이 있으면 최창제가 백을 든다.(웃음) 이후 관계가 역전되고 나서는 진화영이 스스로 들고. 그런 디테일에 주목했다.

-대본을 바탕으로 연기하면서도 애드리브도 종종 선보였던 것 같다.

▶대사는 그대로 연기를 하되, 대본을 현장에 적용시키기 위한 애드리브를 했던 것 같다. 재치를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황을 구체화하기 위해 한 거다. 예를 들어 1회에서 최창제와 대사를 하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안 열려서 서로 '얼씨구', '절씨구', '얼씨구절씨구'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 부분이 애드리브였다. 또 진화영이 아버지가 남편의 앞길을 막자 '자식 앞에 재 뿌리는 아버지가 어딨냐'라고 화를 내는 장면 뒤에 최창제가 '종종 있어'라고 하는 대사 역시 애드리브였다. 김도현과는 말을 나누지 않아도 호흡이 척척 맞아 재밌었다. 진화영이 1400억을 잃고 욕조에 잠기는 신도 원래는 잔으로 TV를 깨는 장면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내가 즉흥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그런 장면이 몇몇 있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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