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운동뚱' PD "국대된 김민경, 고맙고 자랑스럽다"

황소영 기자 2022. 12. 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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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운동뚱' 서현도 PD
IHQ 대표 예능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시작된 웹 예능 '오늘부터 운동뚱'이 제대로 일을 냈다. 개그우먼이란 직업을 가진 40대 여성이 사격 국가대표로 발탁돼 시청자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것. 모두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 진정으로 늦은 게 아닐지 모른다는 긍정의 에너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과정을 함께한 서현도 PD는 김민경을 향해 "고맙고 자랑스럽다"라는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넸다.

김민경은 IPSC(International Practical Shooting Confederation, 국제실용사격연맹)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2022 IPSC Handgun World Shoot)' 프로덕션 디비전 종목에 출전했다. 5일 동안 총 30개의 스테이지를 주최 측이 정해준 순서대로 참여하는 방식. 프로덕션 디비전 부문 전체 1, 2부 합산 341명 중 333등, 여성부 1, 2부 합산 52명 중 51등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민경장군'이란 별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타고난 근수저' '태릉이 놓친 인재'에 이어 '국대 운동뚱'이란 애칭까지 얻었다.

-사격 IPSC 편을 마친 소감은.

"일단 실격 안 당하고 끝까지 완주한 것에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거기까지 잘 다녀온 민경 누나에게 고맙고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고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러한 결과를 예상했나.

"선발전 치르기 전까지 준비했던 상황이라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는 것까지가 우리의 목표였다. 그런데 국가대표가 덜컥 된 것이다. 헬스 10편과 필라테스 10편을 시작으로 각종 운동을 해왔다. 이미 해볼 수 있는 운동이 거의 끝을 보이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무언가에 도전하는 스토리, 느리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어떠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모습을 좀 더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민경 누나가 여성들의 로망을 실현시켜주거나 남성들의 종목에서 남성들보다 월등히 잘했을 때 반응이 더 뜨겁더라. 사격 편에서 남다른 재능을 드러내기도 했고 실총에 대한 시청자들의 로망을 실현해주는 것이니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운 좋게 우리가 준비하고 있던 모든 것들이 맞아떨어져 출전할 수 있었다."

-왜 많은 종목 중 사격이었나.

"저희가 처음에 사격 편을 만들었을 때 '이게 좀 잘 먹히네?' 그런 걸 느꼈다. 민경 누나가 여러 운동에 도전했는데 곁에서 지켜보니 타겟팅 능력이 뛰어나더라. 집중해서 무언가를 쏘거나 때린다거나 그럴 때 좀 더 뛰어난 능력을 자랑해서 사격을 해보자고 결정한 것이었다."

-어떻게 준비했나.

"누나가 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선 레벨3 자격증이 먼저 필요했다. 레벨4 이상의 자격이 있어야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여할 수 있고 이번 대회는 레벨5 이상의 대회였다. 약 1년 정도 레벨4 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했다. IPSC 에어 소프트 건으로 연습하는 곳과 실탄 연습장이 달라 일주일에 세 번 경기도 하남에,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강원도 횡성에 가서 연습했다. 스케줄 비는 날이면 늘 사격 연습장에 가서 연습했다. 자기 생활이 없었다. 스케줄 끝나면 사격 공부하고 연습하고 그렇게 열심히 준비를 해줬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직업이 개그우먼인 40대 여성이 시합에 나가 실총을 들고 참여한 첫 대회에서 이론상 꼴찌를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도 실격당하지 않고 30개의 스테이지를 모두 소화한 민경 누나가 정말 대단하다. 지난 1년의 노력 덕분이다. 시청자들도 40대가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란 걸 알려준 선한 영향력의 민경 누나를 진심으로 응원하더라. 원하는 바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보람됐다. 그리고 초창기 필라테스 편을 할 당시 '언니가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용기를 얻어했다'라는 시청자 댓글을 보고 원동력을 얻어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는 걸 알려줘 고맙다는 댓글도 있었다. 그런 댓글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서현도 PD
-다른 프로젝트도 준비 중인가.

"영화화를 바라는 지점들이 있어 두 세 차례 예고 형식으로 내보낸 적이 있다. 시도는 해보고 싶은데 여러 조건들을 갖춰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해보고 싶다. 아직 구체적으로 기획한 건 없고 아이템을 구상 중이다. 유튜브 콘텐트니까 좀 더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가봐도 되지 않나 하고 있다."

-다른 종목의 러브콜은 없나.

"배구나 농구처럼 신체적 조건을 극복하기 힘든 종목을 제외하고 협회가 있어 알려진 운동은 거의 다 해봤다. 러브콜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제작진이 어떠한 걸 해야겠다고 해서 전화를 했을 때 반응들이 이전과는 좀 다르다. 문의한다고 하면 언제든 오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요즘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주는 것 같다."

-곁에서 지켜봤을 때 김민경의 운동 신경은 어떤 것 같나.

"선생님들이 다들 잘한다고 한다. '진짜 잘하는 게 맞아?' 그런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다. 근데 처음 와서 하는데 저렇게 하는 사람이 없다고들 한다. 사실 누나가 아예 못하는 건 딱히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운동 수행 능력에 있어 자세나 동작 이런 걸 잘 스캔한다. 인식하고 몸으로 수행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근력과 무게중심이 잘 맞아서 가능한 거라고 하는데 동작 자체 스캔이 잘 되니 시간과 비례했을 때 너무 잘한다고 하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김민경의 매력을 꼽아달라.

"두 가지인 것 같은데 하나는 시켜서는 하는데 되게 진심으로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운동하면 정말 진심으로 하고 있다는 걸 눈빛에서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몸이 무거워서 운동을 못할 거란 인식이 초반에 너무 심했는데 그런 편견들을 깨나 가는 것이다. 거기서 많은 분이 봐주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남자들의 운동이나 마르고 예쁜 여자들의 운동이라고 대표되는 운동들에서 남자들보다 잘하고 마르지 않았지만 충분한 재능을 뽐낼 수 있다는 지점에서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격 프로젝트 전에 위기도 있었다.

"아무리 잘 나가는 프로그램이더라도 어느 순간이 되면 꺾일 수밖에 없다. 사실 사격 편 전에 분명한 위기가 찾아왔다. 유튜브는 숫자로 바로바로 표현이 되기 때문에 심각한 위기가 왔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출연자와 제작진, 회사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 해보자고 해줬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하되 기존 방송보다는 자유로운 틀 안에서 계획한 대로 달려왔다."
'운동뚱' 김민경

-어떤 점에 집중해 연출하고 있나.

"'오늘부터 운동뚱' 안에 이야기를 담자란 생각으로 연출을 해왔다. 무언가를 극복하는 과정 혹은 운동 정보를 주면 어떨까 그런 고민들을 해오면서 이번 편까지 온 것이다. 뭔가를 극복하고 도전하고 해 보고. 못 해본 게 있다면 누나가 못한다고 울면서 나가는 걸 못 해봤다.(웃음) 스킨스쿠버 같은 경우 때려죽여도 못한다고 해서 수영부터 차근차근해서 스킨스쿠버에 도전한 것이었다. 못한다고 하길래 진짜 못할 줄 알았는데 하더라. 어떠한 과정을 거쳐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이게 사격 편으로 마무리가 된 것 같다. 다음은 고민 중이다. 제작진이 계속 회의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변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과는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추가 사격 편을 기대해도 되나.

"민경 누나의 추가 사격 계획은 잘 모르겠다. 앞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그간 사격 대회를 준비하며 고생이 많았다. 그런 생활을 거의 1년 동안 했다. 민경 누나를 과하게 돌린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서 지금은 좀 쉬게 하고 싶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부터 운동뚱' 팀이 사격 편을 준비하고 여기까지 온 건 저 혼자 만들어서 온 게 아니다. 제작진이 요구하는 바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며 연습한 민경 누나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이 가장 크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메인 PD이고 수장이다 보니 쉽게 '이거 하자'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제 한마디에 연출팀은 찾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런 것에 대해 의견을 내되 이의 제기하지 않고 함께해줘 고맙다.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감사하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I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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