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해만 작품 7개‥내년도 '소현우' 노리는 서현우

황소영 기자 2022. 12. 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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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우
배우 서현우(39)는 변화무쌍 '소현우'로 통한다. 올해만 해도 영화 '모럴센스' '헤어질 결심' '썬더버드' '정직한 후보2' '세이레' 드라마 '아다마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까지 총 7개의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했다. 체중 감량, 증량에도 과감했다. 다채로운 얼굴로 활약해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란 감탄을 부르는 주인공이다. 최근 종영된 tvN 월화극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선 머리부터 발끝까지 K직장인 메쏘드엔터 매니저 김중돈 팀장으로 활약, '김중돈=서현우'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지친 기색은 1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현우는 일이 없는 것이 더 힘들다며 내년에도 '소현우'란 수식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열일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긍정의 에너지, 열정이 묻어나 서현우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종영 소감은.

"항상 곁에 있는 매니저라는 직업을 연기하게 됐다. 조금이나마 매니저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만큼 마음이 많이 갔던 작품이었다. 대본 리딩부터 거의 1년이 됐다. 긴 시간 동안 고생했던 감독님, 무더운 여름 고생 많았던 스태프들한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시청자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품을 즐겨준 것 같다. 감사하다는 얘기 전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한 가지를 꼽긴 힘들 것 같은데 함께 첫 포문을 열어준 조여정 누나에게 너무 고마웠다. 1회 때 중돈 캐릭터를 많이 구축한 것 같다. 여정 누나가 한복 입고 등장하는 모습을 촬영할 때 카메라 뒤에 섰는데 카메라 뒤에 선 감정을 처음 느껴봤다. 배우 지망생 때부터 카메라 앞에서 연습하고 연기했는데 뒤에 선 감정이 이런 거구나 느꼈다. 이희준, 진선규 형들은 실제 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공연할 때부터 많이 소통했던 선배들이라서 작품에서 배우와 매니저로 만나니 재밌었다. 이순재 선생님이 등장한 에피소드도 너무 좋았다. 선생님이 만 89세이신 걸로 알고 있다. 자세도 좋고 열정도 좋고 현장에서 종일 촬영한 적이 있는데 거의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대본을 확인하고 계시더라. 경이롭다는 생각을 했던 순간이다."

-배우 곽선영과 호흡이 너무 좋았다.

"서로 처음 만나는 사이였다. 만나서 첫 리딩 날 둘의 모습을 본 이서진 선배가 마치 어디서 연습한 것처럼 대사를 주고받고 호흡을 맞추니까 '둘이서 따로 연습했냐'라고 했다. 둘이서 나중에 연극이든 매체든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또 재밌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우 이서진, 주현영과의 호흡은 어땠나.

"서진 선배님은 진짜 든든한 분이더라. 확실히 작품을 많이 한 만큼 많은 도움을 받았다. 촬영 전 아이디어도 많이 줬다. 주현영 씨 같은 경우 '주기자' 캐릭터로 알고 있었다. 굉장히 밝고 쾌활한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 함께하며 무겁고 진중한 면모도 가지고 있더라. 다채로운 배우더라. 내심 후배지만 부럽기도 한 팔색조 같은 친구다. 메쏘드 엔터 직원들 중 개성 넘치는 친구들이 많았다. 고생을 많이 했다. 활력을 불어넣고, 앙상블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친구들이다."

-김중돈 같은 매니저가 있으면 너무 든든할 것 같다.

"김중돈이 이상적이기도 하지만 소심한 면도 있다. 실리적인 면을 따졌을 때는 더딜 수 있는 캐릭터다. 실제 매니저들도 '김중돈처럼 할 수 있을까' 동경하더라. 현실적으로 가능한 면도 있지만 쉽지 않은 면도 있다. 회사의 실리보다 배우의 상처받는 걸 배려하는 게 좋은 모습 같다고 하는데 그 과정 자체도 완벽하지는 않은 중돈이다. 그게 나름의 결점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김중돈이라는 캐릭터를 현실감 플러스 약간의 이런 매니저가 있다면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덤볐는데 에피소드 출연한 배우들이 '너 같은 매니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 오는 사람마다 그렇게 얘기하고 행복하게 촬영하고 간다고 하니 묘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 MBTI(성격유형검사)를 해보니 세 번 모두 ENFP로 나오더라. 중돈이는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서현우는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게 좋기도 하지만 신경 쓸 곳이 많아서 피곤한 타입이라고는 나오던데 중돈과 저 모두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사람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는 건 닮은 것 같다."

-어떤 점에 집중해 연기했나.

"뭔가 배우들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그런 역할로 자리매김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더 톤이나 느낌을 무게감 있게 잡고 상대 배우들과 호흡 나눌 때 편하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결과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로맨스에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삶보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목표 이런 걸 더 중요시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자기 삶조차도 돌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이성을 대할 때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를 먼저 한다. 본인의 주관이나 욕망에 대해 표현하는 것을 주저한다. 원작에선 희선과 사귀는데 우리 작품에선 사귀지도 못했는데 오해가 더 생기고 끝났다."
서현우

-이뤄지지 않았기에 로맨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클 것 같다.

"12부까지 봤을 때 희선과 이뤄지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초점 자체가 배우를 보호하는 데 있어서 중돈스럽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 작품을 하면서 로맨스에 대한 욕망이 생겼다. 재밌는 로맨스, 진한 로맨스를 하고 싶다. 일부러 촉촉한 눈빛을 하려고 한 건 아니지만 스스로 재발견을 했던 그런 작품이었다. 꼭 로맨스에 도전해보고 싶다."

-매니저 연기를 하며 깨달은 점이 있다면.

"이전엔 개인적으로, 일적으로 매니저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매니저란 직업 자체를 나와 출근해서 퇴근하면 끝나는 그런 관계라고 생각했다. 퇴근한 이후의 삶, 김중돈을 연기하며 관찰하게 됐다. 내 로드 매니저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더라. 그 친구는 날 내려주고 어떤 삶을 살까, 이 직업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살아갈까 등 드라마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게 됐고 좀 더 인간적인 소통을 하게 되더라. 역지사지로 겪으며 내가 알게 된 것도 있고 그로 인해 배우에게 이렇게 접근해주는 게 좋을 수 있겠다 그런 생각도 하게 됐다. 실제 매니저가 날 보고 있고 난 매니저 연기를 하고 있어 처음엔 살짝 검사를 받는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진정성을 가지고 하자고 생각했다. 사명감을 가지고 연기했다."

-새로웠던 부분도 있나.

"매니저지만 희선의 연극을 보고 많이 울지 않나. 현실의 매니저라면 이렇게 펑펑 울까란 생각을 했다. 근데 중돈이라면 가능하겠다 싶다. 그래서 이 신에서 실제 매니저들이 '그럴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중돈의) 순수함을 동경하더라."

-원작과의 차별화 지점은.

"엔터 사무실의 리얼함을 살린 다큐 분위기를 자아낼 것인지 뜨문뜨문 위로나 위안이 되는 판타지 요소를 넣어서 감동을 만들어나갈 것인지 고민하며 출발했다. 감독님도 워낙 유쾌하고 재밌는 소스와 창의적인 걸 좋아하는 분이다 보니 판타지적 요소를 고집했다. 나도 이런 장면들이 들어가서 프랑스 원작과는 다른 우리나라 버전의 메리트가 생기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연예계에 대해 다룬 작품이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연매살'은 좀 달랐다.

"배우와 매니지먼트 스토리를 다룬 작품이 풀어낼 때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작진과 감독님 모두 이전의 작품들을 많이 연구했고 우리 작품만의 세계관을 만들자고 접근했다. 다른 것보다 배우의 화려한 색이나 매니저들의 어떤 가식적인 부분보다 매니저들의 삶, 숨겨진 그런 삶에 대해 조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공감되는 지점이 있어야 작품을 따라갈 수 있다. 코믹한 신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가만히 보면 촘촘하게 무게감을 주다가도 코믹하게 풀고 그런다. 그런 설계를 많이 고민했다. 마냥 시트콤스러운 코믹한 호흡으로만 가지 말자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던 것 같다."

-실제 배우들이 너무 열연하더라.

"사실 배우들의 실명으로 나오지 않나.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 많았다. 어느 순간 애드리브를 하고 있다. 감독님이 컷을 안 하고 그냥 둔다. 자연스러운 게 생기고 애드리브로 채워진 공간이 많은 작품이다. 연기를 하면서도 '우리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는데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든다. 모호한 지점이 발생하는데 듣도 보도 못한 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의상은 일부러 톤을 맞춘 것인가.

"의상도 편안한 느낌을 주려고 오피스룩을 피하고 펑퍼짐하고 튀지 않는 평범한 색감을 택했다. 그런 걸 통일되게 구성했다. 활동성 있는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장례식장 장면 제외하고는 구두를 신은 적도 없다. 스니커즈로 착장하고 헤어스타일도 수수하게 특히 수염에 공을 많이 들였다. 수염 분장을 보통 하는데 딱 하루 이틀 면도를 안 한 느낌을 원했다. 해보니까 정말 맞추기 힘들더라. 연결 맞추는 게 힘들었는데 완성된 걸 보니 만족스러웠다."

-시즌제에 대한 얘기도 있나.

"사실 이게 원작은 6부작으로 4시즌이다. 우린 12부작으로 두 시즌을 만들어볼까 하는 그런 바람은 있었다. 촬영하며 계속 욕심이 났다. 시즌제로 가면 더 재밌을 것 같더라. 회차마다 에피소드를 찍으러 오는 배우들이 너무 행복해했다. 자기 이름으로 연기를 하는 게 신선하다고 했다. 손님을 맞듯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싶다는 욕망도 생기더라."

-시즌2 한다면 초대하고 싶은 사람은.

"한국 영화를 제작하는 스토리를 다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이 궁금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 K드라마 K영화가 인정을 받고 있지 않나. 현장 모습을 매니저들의 시각으로 담아내면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받지 않을까 싶다."

-올해 선보인 작품에서 외적인 변화도 컸다.

"이번에는 체중 감량을 크게 한 건 아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하고 '유령'이란 작품 끝내고 건강을 위해 감량하던 찰나 '아다마스'를 했다. 중돈의 경우 피곤함이 깃든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돌아다니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체중 유지에 신경을 썼다. 수염이나 눈밑에 다크서클도 분장을 해서 더 만들었다. '헤어질 결심'이랑 비교하면 24kg 정도 체중 차이가 난다. 지금이 70kg 초반 때인데 이게 평소 정도 몸이다. 많이 찌우면 96kg까지 나간다."

서현우
-살을 찌우는 게 어렵나, 빼는 게 어렵나.

"찌우는 게 훨씬 어렵다. 막 먹으면 배만 나온다. '헤어질 결심'의 경우 덩치가 커져야 하니까 배도 나오고 벌크업을 위한 운동을 같이 해야 한다. 나도 먹는 걸 좋아해서 먹는 것 자체는 수월한데 점점 불어나는 체중으로 운동을 해야 하니 그게 어렵더라. 무거운 몸으로 운동을 하려니 괴로웠다."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나.

"네 차례 정도 찌웠다 뺐다 했는데 확실히 건강에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이젠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물론 역할과 작품이 주는 무게감이 있다면 또 찌울 수 있다."

-주연이 된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주연이 되니 확실히 책임감이 달라졌다.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현장에 체류하는 물리적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태프분들이 어떤 걸 고민하고 계획하고 꾸려나가는지 직접 목격하게 되고 알아가게 되더라. 예전엔 잘 모르고 그냥 고생하는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얘길 했다면, 이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고생하는지 알게 됐다. 그만큼 책임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좋은 연기로 활동을 오래오래 하는 선배들을 보면 굉장히 대단해 보인다. 저렇게 좋은 모습으로 건강하게 연기를 해나가는 게 쉽지 않구나란 것도 깨달았다."

-연말 계획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가올 영화 '유령' 개봉 준비를 할 것 같다. 올해 7개 작품을 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캐릭터들의 겹침이 없었다. 배우로서 너무 감사하다. 다양한 얼굴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행복했다. 주변 반응이 재밌었다. '헤어질 결심', '정직한 후보2' 서현우를 같은 인물로 보지 않더라. 극 중 인물이 되어 다른 질감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배우로서의 가장 큰 재미인 것 같다. 앞으로도 다채로운 면을 보여주고 싶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나.

"아직까지 생각을 못해본 것 같다. 항상 좀 상투적인 말일 수 있는데 일하는 게 행복하다. 주위에서도 물어보지 않더라. 일에만 매진해서 이미 결혼한 줄 아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는 게 좀 조심스럽기도 하다. 지금은 나의 열망에 집중하고 싶은데 결혼을 하면 가정에 집중할 것 같다. 집중이 분산될까 봐 지금은 좀 조심스러운 것 같다."

-내년 계획은.

"내년에도 열심히 '소현우'로 살아가려고 한다. 작품이 없었던 시절도 있고 개인적으로 작품이 너무 하고 싶어서 힘든 시기도 있었다. 연기를 하는 순간이 제일 즐거운 것 같다. 가끔은 한, 두 달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당황스럽다. 어떻게 쉬어야 하지 그런 생각이 든다. 쉬는 방법도 잘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현장에 가는 게 좋다. 그곳은 많은 사람의 욕망의 집합소다. 이 사람들의 열정을 느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진짜 살아있다는 에너지를 느껴 좋다.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

-번아웃은 없었나.

"오히려 작품을 연달아하면서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작품이 이어지지 못하던 시절엔 직업에 대해 가끔 후회가 생기더라. 배우를 안 했다면 뭘 했을까 싶긴 싶다. 부모님께 학문적인 공부를 위함이라고, 연극영화과 교수를 하려고 하는 거라고 야심 차게 속였었는데, 어쩔 수 없는 생활고와 경제적 타격, 작품에 들어가고 싶은데 연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괴리감으로 힘들었다. 그러다 연기하면 열정이 너무 과다해서 연기할 때 힘이 과하게 들어갔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지금은 그게 자산이 된 것 같다. 내년에 촬영할 수 있는 스케줄이 있다는 게 뿌듯하고 감사하다. 내년엔 굵직하게 세 작품 정도.(웃음) 혼신을 다하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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