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계 강자 킬러 김욱 “첫 경기 끝일 줄…속옷 매일 빨아 입어”

김창금 2022. 12. 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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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을 챙겨오지 못했다. 매일 빨아 입는다."

13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5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32강에서 임준혁을 3-1로 꺾고 3연승 돌풍을 몰아친 '다크호스' 김욱(42)의 이야기다.

대기업 영업사원 직을 그만두고 6월부터 프로당구 1부리거 생활을 시작한 김욱은 올 시즌 1~3차 투어 128강전에서 탈락했고, 4차 투어에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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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드롱 등 꺾고 3연승 하이원리조트배 16강
“언제나 집중해 한 경기 이기는 게 목표”
김욱. PBA 제공

“속옷을 챙겨오지 못했다. 매일 빨아 입는다.”

13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5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32강에서 임준혁을 3-1로 꺾고 3연승 돌풍을 몰아친 ‘다크호스’ 김욱(42)의 이야기다.

올 시즌 처음 1부에 데뷔한 김욱은 “첫 경기하고 돌아갈 줄 알고 옷을 챙겨오지 못했다. 오늘은 집에 갔다 오고 싶은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영업사원 직을 그만두고 6월부터 프로당구 1부리거 생활을 시작한 김욱은 올 시즌 1~3차 투어 128강전에서 탈락했고, 4차 투어에는 불참했다. 이번 5차 투어에선 128강전 첫 상대가 최강인 프레데리크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어서 걱정이 컸다.

하지만 그는 쿠드롱을 격파한 데 이어 64강전에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 32강전에서 임준혁을 따돌리며 질주하고 있다.

그는 “유니폼은 며칠째 그대로 입고 있다. 다른 선수한테 폐 끼치지 않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욱은 최근 프로선수로 경로를 바꾼 늦깎이다. 그는 2020년 프로당구 피비에이 3부에 데뷔하기 전까지 선수로 등록해 뛰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프로당구에서 승부를 걸고 싶은 열망을 억누르지 못했고 올해 5월 큐스쿨을 통과해 1부 리그 출전 자격을 땄다. 6월엔 국내 유명 철강회사의 영업사원 직을 포기했다. 다만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4개월 만의 공부 끝에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을 따면서 확실한 응원군도 얻게 됐다.

김욱은 “어렸을 때 당구장을 운영한 아버지를 도와 취미로 시작했다. 중학교 때 당구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은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욱의 존재는 프로당구 무대에 언제든 등장할 수 있는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폭발력이 크기 때문에 좀더 다듬어지고, 정교해지면 급성장할 수 있다.

김욱. PBA 제공

그는 “올해 1차 투어에서 초반 탈락하면서 시스템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지금은 감과 시스템을 접목해 효율적으로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이전보다 힘을 많이 뺐다. 뱅크샷도 적절하게 배합해서 친다”고 설명했다.

경기 운영뿐 아니라 심리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수비나 공의 포지션을 생각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 공을 친다”며 “앞서갈 때 좀더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이긴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것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욱의 도전은 아직 현재 진형형이다. 그는 “나는 기세를 타는 스타일이다. 32강까지 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한 경기에서 이기는 게 목표라는 생각으로 16강전을 치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몰아칠지 궁금하다.

정선/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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