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낙하산 내려온다… NH농협금융 회장에 이석준

박슬기 기자 2022. 12. 1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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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사진=뉴스1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3연임을 앞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용퇴 결정을 내린 데 이어 낙하산 인사 영향을 크게 받아왔던 NH농협금융의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가 내정됐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을 시작으로 우리금융그룹, IBK기업은행 BNK금융그룹 등 주요 금융그룹 수장 인사도 앞두고 있어 정치권발(發)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후임으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2일 손병환 회장의 후임으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전원 만장일치로 단독 추천했다.

이석준 내정자는 향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 이다. 손병환 회장의 임기가 오는 31일인 만큼 이 내정자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 내정자는 2년간 NH농협금융을 이끌 계획이다.

당초 금융권에선 손병환 회장이 1년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손 회장은 NH농협금융의 역대 회장 가운데 신충식 초대 회장 이후 두 번째 내부 출신이었다. 그동안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전 회장까지 NH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경제관료 출신 금융전문가들이 차지했었다.

특히 손 회장은 취임 첫 해 2조291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다 내부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워 연임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일각에선 새 정권이 들어선 만큼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이성희 회장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에 부합할 전직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를 앉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윤 정부 출범에 공을 세운 경제관료들이 농협금융 회장 자리를 탐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입김 세지나 …관치금융 우려 나와


이 내정자는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제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제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특히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NH농협금융이 낙하산 인사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3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예상을 깨고 지난 8일 용퇴 결단을 내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갑작스런 조 회장의 용퇴 결정을 두고 정부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 수장들은 금융권 인사에 작심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9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제재안을 원안대로 확정했다.

이어 이복현 금감원장은 하루 뒤인 지난달 10일 손 회장의 소송 가능성과 관련해 "당사자께서도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며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가 손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1년6개월동안 미뤄왔던 징계를 갑작스레 결정한 것이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손 회장 후임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 전직 관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13일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이 추려진다. 사진은 부산 BNK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BNK금융지주


BNK금융, 오늘 롱리스트 확정


이어 아들 특혜 의혹으로 임기 만료를 5개월 앞두고 자진 사퇴한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 자리에도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할 계획이다.

9명의 내부 출신과 함께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등 외부 출신의 낙하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내년 1월2일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후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3년 임기를 보장받는 동시에 연봉도 4억원 이상으로 공공기관 중 상위권에 속해 민·관 인사들의 관심이 높은 자리다.

차기 행장 후보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확산할 조짐에 노조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2일 오전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융노조는 "대통령의 철학과 다르게 금융권 낙하산이 연이어 거론된다. BNK금융지주의 경우 이사회 규정까지 바꿔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 임명을 준비하고 있고 기업은행은 직전 금융감독원장의 행장 임명이 유력하다는 설이 있다"며 "법에 의한 공정이 아니라 법을 이용한 불공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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