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록' 이성민의 고민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2. 11. 29. 10: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형사록 이성민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순간의 기쁨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빛에 가려진 어둠도 헤아릴 줄 안다. 고민마저도 본인다운 이성민이다.

디즈니 +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연출 한동화)은 한 통의 전화와 함께 동료를 죽인 살인 용의자가 된 형사가 정체불명의 협박범 '친구'를 잡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쫓는 이야기다. 이성민은 극 중 협박범을 잡기 위해 자신이 수사했던 과거 사건들을 재추적하는 택록을 연기했다.


이성민이 '형사록' 출연을 결심한 건 제목 때문이었다. 원래 제목은 '늙은 형사'였다고. 이성민은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마음에 들었다"라고 했다. '늙은 형사'라는 제목을 가지고 한동화 감독과 대본 회의를 하며 캐릭터를 설정할 정도로 제목에 매료됐던 이성민이다.

그러나 그 제목이 되려 부담으로 돌아왔다. 은퇴를 앞둔 형사라는 점에서 실제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연배였지만, 유난히도 '늙은'이라는 단어가 부담됐었다고. 어떻게 하면 연기에 '늙은' 느낌이 묻어나게 할지 고심했단다. 이성민은 이에 대해 "택록은 노쇠한 형사이며 관록이 많이 쌓여있고, 그렇다고 중후한 것도 아니고 애매한 경계에 있었던 것 같다. '할아버지 형사'라고 하면 하겠는데. 이건 내 나이도 아니고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보여야 하니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장고 끝에 이성민은 의상과 머리 스타일 등 캐릭터의 외형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방향성을 잡아나갔다.

또한 이성민은 형사라는 직업이 아닌 캐릭터 성격에 집중했다. 이성민은 택록에 대해 "천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직업으로 봤을 때는 유능한 형사다. 형사로서 가져야 될 장점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성민은 "1회 초반에도 잠깐 설명이 되지만 본능적인 관찰력과 기억력을 가진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택록이 직면하게 되는 딜레마가 그의 이 성향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봤다. 극 중 택록은 '친구'로 인해 살인 용의자가 된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친구가 던지는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그 미션은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다. 결벽에 가까우리만큼 사건을 완벽하게 처리해왔던 택록이다. 그런 그에게 스스로 과거 사건의 오류를 찾아내라니. 친구가 만든 함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택록이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건 티끌 같은 오류도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사건을 수사하고 싶은 그의 욕망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성민은 이에 대해 "이 드라마를 하게 된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그 지점이었다. 나이 많고 늙은 형사가 은퇴를 앞두고 자신의 과거 사건들을 다시 끄집어내서 정리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면서 "택록은 거의 결벽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런 지점을 친구가 노리고 건드렸을 때, 택록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너무 고통스러워한다. 그런 지점이 캐릭터를 연기할 때 굉장리 매력적이었다"라고 했다.

이렇듯 그는 택록의 딜레마부터 복잡다단하게 변화하는 감정선의 단서들을 대본에서 찾았다. 원작이 있는 작품도 아니니 단서를 찾을 곳은 오로지 대본뿐이었다. 대본에서 찾은 단서들로 택록의 뼈대를 만들고 주변 인물들에서 차용한 디테일들로 살을 붙여 캐릭터를 완성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대본 해석에 디테일을 얹으니, 어딘가 그 인물이 살아있을 것 같은 리얼함과 몰입감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형사록'은 택록이 친구의 지시로 찾아내는 '조각'들이 극이 진행될수록 하나의 퍼즐로 맞춰지고, 그 퍼즐이 금오시 커넥션으로 완성될 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에 대해 이성민은 "감독님,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금오시의 거대한 커넥션에 대해서 브리핑을 들은 적이 잇었다. 그래야 이 이야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형사록'은 지난 16일 7, 8회 공개를 끝으로 시즌 1의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열린 결말로 끝나면서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성민은 시즌2에 대한 이야기는 말을 아꼈다. 다만 "거듭 말씀드리지만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제대로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6~7시간을 '순삭' 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고 당부했다.

이성민은 넷플릭스 '소년심판'에 이어 디즈니+ '형사록'까지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났다. 극장 영화, TV 드라마 외에 대중과 만날 수 있는 통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이성민은 "저는 배우들에게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OTT가 많이 생기고 작품 퀄리티가 올라가면서, 영화는 어떻게 가야 하나 고민했다"고 했다.

이어 이성민은 "이제 영화를 개봉할 때 어떻게 해야 관객들을 극장에 오게 할까 고민했다. 눈높이가 올라간 관객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이번에 고민을 했었다. 앞으로 저도 영화를 할 때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디즈니+]

이성민 | 형사록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